周穆王篇
周穆王時,西極之國有化人來,入水火,貫金石;反山川,移城邑;乘虛不墜,觸實不硋。千變萬化,不可窮極。既已變物之形,又且易人之慮。穆王敬之若神,事之若君。推路寢以居之,引三牲以進之,選女樂以娛之。化人以爲王之宮室卑陋而不可處,王之廚饌腥螻而不可饗,王之嬪御膻惡而不可親。穆王乃爲之改築。土木之功,赭堊之色,無遺巧焉。五府爲虛,而臺始成。其高千仞,臨終南之上,號曰中天之臺。簡鄭衛之處子娥媌靡曼者,施芳澤,正娥眉,設笄珥,衣阿錫,曳齊紈。粉白黛黑,珮玉環。雜芷若以滿之,奏《承雲》《六瑩》《九韶》《晨露》以樂之。月月獻玉衣,旦旦薦玉食。化人猶不舍然,不得已而臨之。居亡幾何,謁王同游。王執化人之袪,騰而上者,中天迺止。暨及化人之宮,化人之宮構以金銀,絡以珠玉,出雲雨之上,而不知下之據,望之若屯雲焉。耳目所觀聽,鼻口所納嘗,皆非人間之有。王實以爲清都、紫微、鈞天、廣樂,帝之所居。王俯而視之,其宮榭若累塊積蘇焉。王自以居數十年不思其國也。化人復謁王同游,所及之處,仰不見日月,俯不見河海。光影所照,王目眩不能得視;音響所來,王耳亂不能得聽。百骸六藏,悸而不凝。意迷精喪,請化人求還。化人移之,王若殞虛焉。既寤,所坐猶嚮者之處,侍御猶嚮者之人。視其前,則酒未清,肴未昲。王問所從來,左右曰:「王默存耳。」由此穆王自失者三月而復,更問化人。化人曰:「吾與王神遊也,形奚動哉?且曩之所居,奚異王之宮?曩之所游,奚異王之圃?王閒恆有,疑蹔亡。變化之極,徐疾之間,可盡模哉?」王大悅。不恤國事,不樂臣妾,肆意遠游。命駕八駿之乘,右服𧄪騮而左綠耳,右驂赤驥而左白𣚘,主車則造父爲御,𧮼𠱛爲右;次車之乘,右服渠黃而左踰輪,左驂盜驪而右山子,柏夭主車,參百爲御,奔戎爲右。馳驅千里,至於巨蒐氏之國。巨蒐氏乃獻白鵠之血以飲王,具牛馬之湩以洗王之足,及二乘之人。已飲而行,遂宿於崑崙之阿,赤水之陽。別日升於崑崙之丘,以觀黃帝之宮,而封之以詒後世。遂賓於西王母,觴於瑤池之上。西王母爲王謠,王和之,其辭哀焉。西觀日之所入。一日行萬里。王乃歎曰:「於乎!予一人不盈於德而諧於樂,後世其追數吾過乎!」穆王幾神人哉!能窮當身之樂,猶百年乃徂,世以爲登假焉。
주 목왕 때 서녘 끝 나라에서 화인(化人)이 왔다. 물과 불에 들고 쇠와 돌을 뚫으며, 산과 내를 뒤집고 성과 고을을 옮기며, 허공을 타도 떨어지지 않고 굳은 것에 부딪혀도 막히지 않았다. 천 가지로 달라지고 만 가지로 바뀌어 끝을 다할 수 없었다. 이미 물건의 꼴을 달라지게 하고 또 사람의 생각까지 바꾸었다.
목왕이 신처럼 공경하고 임금처럼 섬겼다. 정전을 밀어 그를 살게 하고 세 가지 희생을 이끌어 올리고 여악을 뽑아 즐겁게 하였다.
화인은 왕의 궁실이 낮고 누추하여 있을 수 없고, 왕의 부엌 음식이 비리고 누린내 나 먹을 수 없고, 왕의 궁녀가 노린내 나고 미워 가까이할 수 없다 하였다.
목왕이 이에 그를 위하여 새로 지었다. 흙과 나무의 일과 붉고 흰 칠빛에 재주를 남김없이 다하였다. 다섯 곳간이 비고서야 대가 비로소 이루어졌다. 그 높이가 천 길이라 종남산 위를 굽어보매 이름을 중천대(中天之臺)라 하였다.
정나라와 위나라의 처녀 가운데 곱고 나긋한 이를 골라 향기로운 기름을 바르고 눈썹을 다듬고 비녀와 귀고리를 달고 아(阿) 땅 고운 베를 입히고 제나라 흰 비단을 끌게 하였다. 분으로 희게 하고 눈썹먹으로 검게 하고 옥고리를 찼다. 구릿대와 두약을 섞어 채우고 「승운(承雲)」과 「육영(六瑩)」과 「구소(九韶)」와 「신로(晨露)」를 연주하여 즐겁게 하였다. 달마다 옥옷을 올리고 아침마다 옥밥을 올렸다.
화인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마지못해 거기 임하였다.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왕에게 함께 노닐기를 청하였다. 왕이 화인의 소매를 잡으니 솟아올라 하늘 가운데에 이르러 멎었다.
화인의 궁에 이르니 금과 은으로 얽고 구슬과 옥으로 두른 것이 구름과 비 위에 나와 아래에 무엇을 딛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바라보면 뭉친 구름 같았다. 귀와 눈으로 보고 듣는 것과 코와 입으로 들이고 맛보는 것이 다 사람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왕은 참으로 청도(淸都)와 자미(紫微)와 균천(鈞天)과 광악(廣樂), 곧 하느님이 사는 곳이라 여겼다.
왕이 굽어보니 그 궁과 정자가 흙덩이를 쌓고 나무를 쌓아 놓은 것 같았다. 왕은 스스로 거기 산 지 수십 해라 여기며 제 나라를 생각하지 않았다.
화인이 다시 왕에게 함께 노닐기를 청하였다. 이른 데서는 우러러도 해와 달이 보이지 않고 굽어도 강과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빛과 그림자가 비추는 데 왕의 눈이 어지러워 볼 수 없고, 소리와 울림이 오는 데 왕의 귀가 어지러워 들을 수 없었다. 온 뼈와 여섯 장부가 뛰어 가라앉지 않았다. 뜻이 헷갈리고 정신이 나가 화인에게 돌아가기를 청하였다. 화인이 그를 옮기니 왕은 허공에서 떨어지는 듯하였다.
깨어 보니 앉은 자리가 아까 그 자리요 모시는 이도 아까 그 사람이었다. 앞을 보니 술이 아직 맑아지지 않고 안주가 아직 마르지 않았다.
왕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곁의 사람이 말하였다. 「왕께서는 잠자코 계셨을 뿐입니다.」
이로부터 목왕이 넋을 잃은 것이 석 달 만에 돌아왔다. 다시 화인에게 물으니 화인이 말하였다.
「나는 왕과 신으로 노닐었으니 꼴이 어찌 움직였겠습니까. 또 아까 있던 데가 어찌 왕의 궁과 다르며 아까 노닌 데가 어찌 왕의 동산과 다르겠습니까. 왕께서는 늘 있는 것에 익숙하시어 잠깐 없는 것을 의심하십니다. 달라지고 바뀜의 끝과 더디고 빠름의 사이를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왕이 크게 기뻐하였다. 나랏일을 돌보지 않고 신하와 첩을 즐기지 않고 뜻을 놓아 멀리 노닐었다.
여덟 준마의 수레를 채비하게 하였다. 오른쪽 안쪽 말은 화류요 왼쪽은 녹이며, 오른쪽 곁말은 적기요 왼쪽은 백의였다. 임금 수레는 조보(造父)가 몰고 태병이 오른쪽에 섰다. 다음 수레는 오른쪽 안쪽 말이 거황이요 왼쪽이 유륜이며, 왼쪽 곁말이 도려요 오른쪽이 산자였다. 백요가 수레를 맡고 삼백이 몰고 분융이 오른쪽에 섰다.
천 리를 달려 거수씨(巨蒐氏)의 나라에 이르렀다. 거수씨가 이에 흰 고니의 피를 바쳐 왕에게 마시게 하고 소와 말의 젖을 갖추어 왕과 두 수레 사람들의 발을 씻게 하였다. 마시고 나서 길을 떠나 마침내 곤륜의 언덕과 적수(赤水)의 북녘에 묵었다.
다른 날 곤륜의 언덕에 올라 황제의 궁을 보고 흙을 쌓아 뒷세상에 남겼다. 마침내 서왕모의 손이 되어 요지(瑤池) 가에서 잔을 들었다. 서왕모가 왕을 위하여 노래하고 왕이 화답하였는데 그 말이 슬펐다. 서녘으로 해가 드는 곳을 보았는데 하루에 만 리를 갔다.
왕이 이에 탄식하였다. 「아, 나 한 사람이 덕에 차지 못하고 즐거움에 어울렸으니 뒷세상이 내 허물을 따져 세겠구나.」
목왕은 거의 신인이었다. 제 몸의 즐거움을 다할 수 있었으나 그래도 백 해에 갔으니, 세상은 그가 하늘로 올랐다고 여겼다.
老成子學幻於尹文先生,三年不告。老成子請其過而求退。尹文先生揖而進之於室,屏左右而與之言曰:「昔老聃之徂西也,顧而告予曰:『有生之氣,有形之狀,盡幻也。造化之所始,陰陽之所變者,謂之生,謂之死。窮數達變,因形移易者,謂之化,謂之幻。造物者其巧妙,其功深,固難窮難終。因形者其巧顯,其功淺,故隨起隨滅。知幻化之不異生死也,始可與學幻矣。』吾與汝亦幻也,奚須學哉?」老成子歸,用尹文先生之言,深思三月,遂能存亡自在,憣校四時,冬起雷,夏造冰;飛者走,走者飛,終身不箸其術,故世莫傳焉。子列子曰:「善爲化者,其道密庸,其功同人。五帝之德,三王之功,未必盡智勇之力,或由化而成。孰測之哉?」
노성자(老成子)가 윤문선생에게 환술을 배우는데 세 해를 일러 주지 않았다. 노성자가 제 허물을 묻고 물러가기를 구하였다.
윤문선생이 읍하여 방으로 들이고 곁의 사람을 물리고 더불어 말하였다.
「옛날 노담이 서녘으로 갈 때 돌아보며 나에게 일렀다. 『삶이 있는 기운과 꼴이 있는 모양은 다 헛것이다. 조화가 비롯한 바요 음양이 달라진 바를 남이라 하고 죽음이라 한다. 셈을 다하고 달라짐에 이르러 꼴을 따라 옮겨 바뀌는 것을 화(化)라 하고 환(幻)이라 한다.
만물을 짓는 이는 그 재주가 묘하고 그 공이 깊어 참으로 다하기 어렵고 마치기 어렵다. 꼴을 따르는 것은 그 재주가 드러나고 그 공이 얕으므로 일어나는 대로 스러진다. 헛것과 달라짐이 남과 죽음과 다르지 않음을 알아야 비로소 더불어 환술을 배울 수 있다.』
나와 너도 헛것인데 어찌 배울 것이 있겠느냐.」
노성자가 돌아가 윤문선생의 말을 써서 석 달을 깊이 생각하였다. 마침내 있고 없음을 마음대로 하고 네 철을 뒤집어 겨울에 우레를 일으키고 여름에 얼음을 만들며, 나는 것을 달리게 하고 달리는 것을 날게 할 수 있었다. 죽도록 그 재주를 글로 남기지 않았으므로 세상에 전하지 않는다.
자열자가 말하였다. 「달라짐을 잘하는 이는 그 도가 가만히 쓰이고 그 공이 남과 같다. 오제의 덕과 삼왕의 공이 반드시 슬기와 날램의 힘을 다한 것은 아니요 더러는 달라짐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졌다. 누가 그것을 헤아리겠는가.」
覺有八徵,夢有六候。奚謂八徵?一曰故,二曰爲,三曰得,四曰喪,五曰哀,六曰樂,七曰生,八曰死。此者八徵,形所接也。奚謂六候?一曰正夢,二曰蘁夢,三曰思夢,四曰寤夢,五曰喜夢,六曰懼夢。此六者,神所交也。不識感變之所起者,事至則惑其所由然;識感變之所起者,事至則知其所由然。知其所由然,則無所怛。一體之盈虛消息,皆通於天地,應於物類。故陰氣壯,則夢涉大水而恐懼;陽氣壯,則夢涉大火而燔焫;陰陽俱壯,則夢生殺。甚飽則夢與,甚饑則夢取。是以以浮虛爲疾者,則夢揚;以沈實爲疾者,則夢溺;藉帶而寢則夢蛇,飛鳥銜髮則夢飛;將陰夢火,將疾夢食;飲酒者憂,歌儛者哭。子列子曰:「神遇爲夢,形接爲事。故晝想夜夢,神形所遇。故神凝者想夢自消。信覺不語,信夢不達,物化之往來者也。古之真人,其覺自忘,其寢不夢,幾虛語哉?」
깨어 있음에 여덟 조짐이 있고 꿈에 여섯 기미가 있다.
여덟 조짐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옛 버릇이요, 둘째는 함이요, 셋째는 얻음이요, 넷째는 잃음이요, 다섯째는 슬픔이요, 여섯째는 즐거움이요, 일곱째는 삶이요, 여덟째는 죽음이다. 이 여덟 조짐은 꼴이 닿는 바다.
여섯 기미란 무엇인가. 첫째는 바른 꿈이요, 둘째는 놀라는 꿈이요, 셋째는 생각하는 꿈이요, 넷째는 깨어 있는 꿈이요, 다섯째는 기쁜 꿈이요, 여섯째는 두려운 꿈이다. 이 여섯은 신이 사귀는 바다.
느낌과 달라짐이 일어나는 바를 알지 못하는 이는 일이 이르면 그 까닭에 홀리고, 느낌과 달라짐이 일어나는 바를 아는 이는 일이 이르면 그 까닭을 안다. 그 까닭을 알면 놀랄 바가 없다.
한 몸이 차고 비고 스러지고 자라는 것이 다 하늘과 땅에 통하고 물건 무리에 응한다. 그러므로 음기가 성하면 큰물을 건너며 두려워하는 꿈을 꾸고, 양기가 성하면 큰불을 건너며 타는 꿈을 꾸고, 음과 양이 다 성하면 살리고 죽이는 꿈을 꾼다. 몹시 배부르면 주는 꿈을 꾸고 몹시 주리면 얻는 꿈을 꾼다.
그러므로 들뜨고 빈 것이 병인 이는 나는 꿈을 꾸고, 가라앉고 실한 것이 병인 이는 빠지는 꿈을 꾼다. 띠를 깔고 자면 뱀 꿈을 꾸고 나는 새가 머리털을 물면 나는 꿈을 꾼다. 날이 흐리려 하면 불 꿈을 꾸고 앓으려 하면 먹는 꿈을 꾼다. 술 마신 이는 근심하고 노래하고 춤춘 이는 운다.
자열자가 말하였다. 「신이 만나면 꿈이 되고 꼴이 닿으면 일이 된다. 그러므로 낮에 생각한 것을 밤에 꿈꾸니 신과 꼴이 만난 바다. 그러므로 신이 엉긴 이는 생각도 꿈도 절로 스러진다. 참으로 깨어 있으면 말하지 않고 참으로 꿈꾸면 이르지 않으니, 물건이 달라져 오고 가는 것이다. 옛날 참사람은 깨어서 절로 잊고 자면서 꿈꾸지 않았다 하니 어찌 헛말이겠는가.」
西極之南隅有國焉,不知境界之所接,名古莽之國。陰陽之氣所不交,故寒暑亡辨;日月之光所不照,故晝夜亡辨。其民不食不衣而多眠。五旬一覺,以夢中所爲者實,覺之所見者妄。四海之齊謂中央之國,跨河南北,越岱東西,萬有餘里。其陰陽之審度,故一寒一暑;昏明之分察,故一晝一夜。其民有智有愚。萬物滋殖,才藝多方。有君臣相臨,禮法相持。其所云爲不可稱計。一覺一寐,以爲覺之所爲者實,夢之所見者妄。東極之北隅有國曰阜落之國。其土氣常燠,日月餘光之照。其土不生嘉苗。其民食草根木實,不知火食,性剛悍,彊弱相藉,貴勝而不尚義;多馳步,少休息,常覺而不眠。
서녘 끝 남쪽 모퉁이에 나라가 있는데 지경이 어디에 닿는지 알 수 없다. 이름을 고망(古莽)의 나라라 한다. 음과 양의 기운이 사귀지 않으므로 춥고 더움의 갈림이 없고, 해와 달의 빛이 비추지 않으므로 낮과 밤의 갈림이 없다. 그 백성은 먹지도 입지도 않고 잠이 많다. 쉰 날에 한 번 깨는데 꿈속에서 한 것을 참이라 하고 깨어서 본 것을 헛것이라 한다.
온 세상의 한가운데를 중앙의 나라라 한다. 하수의 남북에 걸치고 대산(岱山)의 동서를 넘어 만 리가 넘는다. 음과 양이 살펴 헤아려지므로 한 번 춥고 한 번 더우며, 어둡고 밝음이 나뉘어 살펴지므로 한 번 낮이고 한 번 밤이다. 그 백성은 슬기로운 이도 있고 어리석은 이도 있다. 만물이 불고 자라며 재주와 기예가 여러 갈래다. 임금과 신하가 서로 다스리고 예와 법이 서로 붙든다. 이르고 하는 바를 다 헤아릴 수 없다. 한 번 깨고 한 번 자는데 깨어서 한 것을 참이라 하고 꿈에서 본 것을 헛것이라 한다.
동녘 끝 북쪽 모퉁이에 부락(阜落)의 나라가 있다. 그 흙의 기운이 늘 따뜻하여 해와 달의 남은 빛이 비춘다. 그 흙에는 좋은 싹이 나지 않는다. 그 백성은 풀뿌리와 나무 열매를 먹고 불로 익혀 먹을 줄 모른다. 성품이 굳세고 사나워 굳센 이와 약한 이가 서로 짓밟고, 이기는 것을 귀히 여기고 옳음을 높이지 않는다. 달리고 걷기를 많이 하고 쉬기를 적게 하며 늘 깨어 있고 잠자지 않는다.
周之尹氏大治產,其下趣役者侵晨昏而弗息。有老役夫筋力竭矣,而使之彌勤。晝則呻呼而即事,夜則昏憊而熟寐。精神荒散,昔昔夢爲國君,居人民之上,總一國之事,遊燕宮觀,恣意所欲,其樂無比,覺則復役。人有慰喻其懃者,役夫曰:「人生百年,晝夜各分。吾晝爲僕虜,苦則苦矣;夜爲人君,其樂無比,何所怨哉?」尹氏心營世事,慮鍾家業,心形俱疲,夜亦昏憊而寐,昔昔夢爲人僕,趨走作役,無不爲也;數罵杖撻,無不至也。眠中啽囈呻呼,徹旦息焉。尹氏病之,以訪其友。友曰:「若位足榮身,資財有餘,勝人遠矣。夜夢爲僕,苦逸之復,數之常也。若欲覺夢兼之,豈可得邪?」尹氏聞其友言,寬其役夫之程,減己思慮之事,疾並少間。
주나라 윤씨(尹氏)가 살림을 크게 다스렸다. 그 아래 부림받는 이들은 새벽과 저녁을 넘겨 가며 쉬지 못하였다.
늙은 부림꾼이 있어 힘줄과 힘이 다하였는데도 더욱 부지런히 부렸다. 낮에는 신음하며 일에 나아가고 밤에는 어둑히 지쳐 깊이 잠들었다. 정신이 거칠게 흩어져 밤마다 나라 임금이 되어 백성 위에 있으면서 한 나라 일을 다스리고 궁과 누각에 노닐고 잔치하며 뜻대로 하는 꿈을 꾸었다. 그 즐거움이 견줄 데 없었다. 깨면 다시 부림을 받았다.
그 수고로움을 위로하는 이가 있으니 부림꾼이 말하였다. 「사람이 백 해를 사는데 낮과 밤이 각각 반이오. 내가 낮에는 종이 되니 괴롭기는 괴롭소. 밤에는 임금이 되니 그 즐거움이 견줄 데 없소. 무엇을 원망하겠소.」
윤씨는 마음으로 세상일을 꾸리고 생각이 집안 살림에 매여 마음과 몸이 다 지쳤다. 밤에도 어둑히 지쳐 잠들면 밤마다 남의 종이 되어 뛰어다니며 일하지 않는 것이 없고, 자주 꾸지람 듣고 매 맞기를 이르지 않는 데가 없는 꿈을 꾸었다. 잠결에 헛소리하고 신음하기를 새벽까지 하고서야 그쳤다.
윤씨가 이를 괴로워하여 그 벗에게 물었다. 벗이 말하였다. 「그대의 자리는 몸을 빛내기에 넉넉하고 재물이 남아 남보다 훨씬 낫네. 밤에 종이 되는 꿈을 꾸는 것은 괴로움과 편안함이 되돌아오는 것이니 셈의 떳떳함일세. 그대가 깨어서나 꿈에서나 다 좋기를 바란다면 어찌 얻을 수 있겠는가.」
윤씨가 그 벗의 말을 듣고 부림꾼의 일과를 늦추고 제 생각하는 일을 줄이니 앓음이 다 조금 나았다.
鄭人有薪於野者,偶駭鹿,御而擊之,斃之。恐人見之也,遽而藏諸隍中,覆之以蕉,不勝其喜。俄而遺其所藏之處,遂以爲夢焉,順塗而詠其事。傍人有聞者,用其言而取之。既歸,告其室人曰:「向薪者夢得鹿而不知其處,吾今得之,彼直真夢矣。」室人曰:「若將是夢見薪者之得鹿邪?詎有薪者邪?今真得鹿,是若之夢真邪?」夫曰:「吾據得鹿,何用知彼夢我夢邪?」薪者之歸,不厭失鹿。其夜真夢藏之之處,又夢得之之主。爽旦,案所夢而尋得之,遂訟而爭之,歸之士師。士師曰:「若初真得鹿,妄謂之夢;真夢得鹿,妄謂之實。彼真取若鹿,而與若爭鹿。室人又謂夢仞人鹿,無人得鹿。今據有此鹿,請二分之。」以聞鄭君。鄭君曰:「嘻!士師將復夢分人鹿乎?」訪之國相。國相曰:「夢與不夢,臣所不能辨也。欲辨覺夢,唯黃帝孔丘。今亡黃帝孔丘,孰辨之哉?且恂士師之言可也。」
정나라 사람 가운데 들에서 나무하는 이가 있었다. 놀란 사슴을 만나 맞받아 쳐서 죽였다. 남이 볼까 두려워 서둘러 마른 도랑에 감추고 파초 잎으로 덮고는 그 기쁨을 이기지 못하였다.
이윽고 감춘 데를 잊어버려 마침내 꿈이라 여기고 길을 가며 그 일을 읊조렸다. 곁의 사람이 듣고 그 말을 좇아 그것을 가져갔다.
돌아가 제 아내에게 일렀다. 「아까 나무하는 이가 사슴 얻는 꿈을 꾸고도 그 자리를 몰랐는데 내가 이제 얻었으니 저이는 참으로 꿈을 꾼 것이오.」
아내가 말하였다. 「그대가 나무하는 이가 사슴 얻는 것을 꿈에 본 것 아니오. 어찌 나무하는 이가 있었겠소. 이제 참으로 사슴을 얻었으니 이것이 그대의 꿈이 참인 것이오.」
지아비가 말하였다. 「내가 사슴을 얻은 데 기대었으면 그만이지 저이가 꿈꾼 것인지 내가 꿈꾼 것인지 알아 무엇 하겠소.」
나무하던 이는 돌아가 사슴 잃은 것을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였다. 그날 밤 참으로 감춘 자리를 꿈꾸고 또 가져간 사람도 꿈꾸었다. 새벽에 꿈꾼 대로 찾아가 얻고는 마침내 다투어 송사하여 사사(士師)에게 갔다.
사사가 말하였다. 「그대가 처음에 참으로 사슴을 얻고도 함부로 꿈이라 하였고, 참으로 꿈에 사슴을 얻고도 함부로 참이라 하였다. 저이가 참으로 그대의 사슴을 가져가 그대와 사슴을 다투는데, 저이의 아내는 또 꿈에 남의 사슴을 제 것으로 안 것이라 하여 사슴을 얻은 사람이 없다 한다. 이제 이 사슴이 있는 데 기대어 둘로 나누기를 청한다.」
정나라 임금에게 아뢰었다. 정나라 임금이 말하였다. 「아, 사사도 꿈에 남의 사슴을 나눈 것 아닌가.」
나라의 재상에게 물으니 재상이 말하였다. 「꿈인지 아닌지는 신이 가릴 수 없습니다. 깨어 있음과 꿈을 가리려면 오직 황제와 공구뿐입니다. 이제 황제와 공구가 없으니 누가 가리겠습니까. 사사의 말을 좇으면 될 것입니다.」
宋陽里華子中年病忘,朝取而夕忘,夕與而朝忘;在塗則忘行,在室則忘坐;今不識先,後不識今。闔室毒之,謁史而卜之,弗占;謁巫而禱之,弗禁;謁醫而攻之,弗已。魯有儒生自媒能治之,華子之妻子以居產之半請其方。儒生曰:「此固非卦兆之所占,非祈請之所禱,非藥石之所攻。吾試化其心,變其慮,庶幾其瘳乎!」於是試露之,而求衣;飢之,而求食;幽之,而求明。儒生欣然告其子曰:「疾可已也。然吾之方密,傳世不以告人。試屏左右,獨與居室七日。」從之,莫知其所施爲也,而積年之疾一朝都除。華子既悟,迺大怒,黜妻罰子,操戈逐儒生。宋人執而問其以,華子曰:「曩吾忘也,蕩蕩然不覺天地之有無。今頓識既往,數十年來存亡、得失、哀樂、好惡,擾擾萬緒起矣。吾恐將來之存亡、得失、哀樂、好惡之亂吾心如此也,須臾之忘,可復得乎?」子貢聞而怪之,以告孔子。孔子曰:「此非汝所及乎!」顧謂顏回紀之。
송나라 양리(陽里)의 화자(華子)가 중년에 잊는 병을 앓았다. 아침에 받은 것을 저녁에 잊고 저녁에 준 것을 아침에 잊었다. 길에 있으면 걷는 것을 잊고 방에 있으면 앉은 것을 잊었다. 지금 앞을 알지 못하고 뒤에 지금을 알지 못하였다.
온 집이 이를 괴로워하여 점치는 이를 찾아 점쳤으나 점이 나오지 않고, 무당을 찾아 빌었으나 그치지 않고, 의원을 찾아 다스렸으나 낫지 않았다.
노나라에 한 유생이 있어 스스로 고칠 수 있다고 나섰다. 화자의 아내와 아들이 살림의 반을 내고 그 처방을 청하였다.
유생이 말하였다. 「이는 본디 괘와 조짐으로 점칠 것도 아니요 빌어 청할 것도 아니요 약과 침으로 다스릴 것도 아니오. 내가 시험 삼아 그 마음을 달라지게 하고 그 생각을 바꾸면 아마 나을 것이오.」
이에 시험 삼아 옷을 벗겨 두니 옷을 구하고, 굶기니 밥을 구하고, 어둔 데 두니 밝은 것을 구하였다.
유생이 기뻐하며 그 아들에게 일렀다. 「병은 그칠 수 있소. 그러나 내 처방은 은밀하여 대대로 전하되 남에게 이르지 않소. 시험 삼아 곁의 사람을 물리고 홀로 이레를 한방에 있게 해 주시오.」
그대로 하였다. 무엇을 하였는지 아무도 몰랐는데 여러 해 묵은 병이 하루아침에 다 없어졌다.
화자가 깨어나자 이에 크게 성내어 아내를 내치고 아들을 벌하고 창을 들고 유생을 쫓았다. 송나라 사람이 붙들고 그 까닭을 물으니 화자가 말하였다.
「지난날 내가 잊고 있을 때에는 아득하여 하늘과 땅이 있는지 없는지도 깨닫지 못하였소. 이제 문득 지난 일을 알게 되니 수십 해 동안의 있고 없어짐과 얻고 잃음과 슬픔과 즐거움과 좋아함과 미워함이 어지러이 만 갈래로 일어났소. 나는 앞으로 올 있고 없어짐과 얻고 잃음과 슬픔과 즐거움과 좋아함과 미워함이 내 마음을 이처럼 어지럽힐까 두렵소. 잠깐의 잊음을 다시 얻을 수 있겠소.」
자공이 듣고 괴이하게 여겨 공자에게 아뢰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이는 네가 미칠 바가 아니다.」 그러고는 안회를 돌아보며 적어 두게 하였다.
秦人逢氏有子,少而惠,及壯而有迷罔之疾,聞歌以爲哭,視白以爲黑,饗香以爲朽,嘗甘以爲苦,行非以爲是;意之所之,天地、四方,水火、寒暑,無不倒錯者焉。楊氏告其父曰:「魯之君子多術藝,將能已乎?汝奚不訪焉?」其父之魯,過陳,遇老聃,因告其子之證。老聃曰:「汝庸知汝子之迷乎?今天下之人皆惑於是非,昏於利害。同疾者多,固莫有覺者。且一身之迷不足傾一家,一家之迷不足傾一鄉,一鄉之迷不足傾一國,一國之迷不足傾天下。天下盡迷,孰傾之哉?向使天下之人其心盡如汝子,汝則反迷矣。哀樂、聲色、臭味、是非,孰能正之?且吾之此言未必非迷,而況魯之君子迷之郵者,焉能解人之迷哉?榮汝之糧,不若遄歸也。」
진나라 봉씨(逢氏)에게 아들이 있었다. 어려서는 슬기로웠는데 자라서 헷갈리는 병이 들었다. 노래를 들으면 곡하는 소리로 알고, 흰 것을 보면 검다 하고, 향기를 맡으면 썩었다 하고, 단것을 맛보면 쓰다 하고, 그른 것을 행하면서 옳다 하였다. 뜻이 가는 데마다 하늘과 땅과 사방과 물과 불과 추위와 더위가 뒤바뀌지 않은 것이 없었다.
양씨(楊氏)가 그 아비에게 일렀다. 「노나라 군자에게 재주와 기예가 많으니 고칠 수 있지 않겠소. 그대는 어찌 찾아가지 않소.」
그 아비가 노나라로 가다가 진(陳)나라를 지나며 노담을 만나 아들의 증세를 일렀다. 노담이 말하였다.
「그대가 어찌 그대 아들이 헷갈린 줄 아는가. 이제 천하 사람이 다 옳고 그름에 홀리고 이롭고 해로움에 어둡다. 같은 병을 앓는 이가 많으니 참으로 깨달은 이가 없다.
또 한 몸의 헷갈림은 한 집을 기울이기에 모자라고, 한 집의 헷갈림은 한 마을을 기울이기에 모자라고, 한 마을의 헷갈림은 한 나라를 기울이기에 모자라고, 한 나라의 헷갈림은 천하를 기울이기에 모자라다. 천하가 다 헷갈리면 누가 그것을 기울이겠는가.
가령 천하 사람의 마음이 다 그대 아들 같다면 그대가 도리어 헷갈린 이가 될 것이다. 슬픔과 즐거움과 소리와 빛깔과 냄새와 맛과 옳고 그름을 누가 능히 바로잡겠는가.
또 나의 이 말도 반드시 헷갈림이 아니라 할 수 없거늘, 하물며 노나라 군자는 헷갈림이 가장 심한 이들이니 어찌 남의 헷갈림을 풀겠는가. 그대의 양식을 지고 다니느니 어서 돌아가는 것이 낫다.」
燕人生於燕,長於楚,及老而還本國。過晉國,同行者誑之,指城曰:「此燕國之城。」其人愀然變容。指社曰:「此若里之社。」乃喟然而歎。指舍曰:「此若先人之廬。」乃涓然而泣。指壠曰:「此若先人之冢。」其人哭不自禁。同行者啞然大笑,曰:「予昔紿若,此晉國耳。」其人大慙。及至燕,真見燕國之城社,真見先人之廬冢,悲心更微。
연나라 사람이 연나라에서 나서 초나라에서 자랐다. 늙어서 제 나라로 돌아가는 길에 진(晉)나라를 지나는데 함께 가던 이가 그를 속였다.
성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것이 연나라 성이오.」 그 사람이 낯빛이 서글피 달라졌다.
사당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것이 그대 마을 사당이오.」 이에 한숨지으며 탄식하였다.
집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것이 그대 선조의 집이오.」 이에 주르르 눈물을 흘렸다.
무덤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것이 그대 선조의 무덤이오.」 그 사람이 곡하기를 스스로 그치지 못하였다.
함께 가던 이가 껄껄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내가 아까 그대를 속였소. 이는 진나라일 뿐이오.」 그 사람이 크게 부끄러워하였다.
연나라에 이르러 참으로 연나라의 성과 사당을 보고 참으로 선조의 집과 무덤을 보았을 때에는 슬픈 마음이 도리어 엷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