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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符篇

열자 列子 · 열어구(列禦寇)의 이름으로 전함 · 지금 판본은 4세기 무렵 · 단락 34 · 한자 5,051자 · 낭독 20.2분

「열자」 설부 「說符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도덕경·장자와 함께 도가 셋으로 꼽히나 읽는 맛이 사뭇 다르다. 따지기보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가 뒷날 말이 되어 남았다. 하늘이 무너질까 잠 못 들던 기나라 사람(기우), 산을 옮기겠다며 자손을 세던 우공(우공이산), 도토리를 아침에 셋 저녁에 넷 주자 성내던 원숭이들(조삼모사), 거문고 소리에서 태산과 강물을 알아듣던 종자기(지음)가 다 이 책에서 나왔다. 여덟 편의 결이 서로 다르다. 천서·황제는 나고 달라짐을 말하고, 주목왕은 꿈과 깨어 있음의 경계를 흔들며, 탕문은 서가에서 가장 큰 상상을 편다 — 밑 없는 골짜기 귀허와 다섯 산을 이고 선 큰 자라, 사람과 똑같이 걷고 노래하다 갈라 보니 가죽과 나무였던 언사의 인형. 역명은 힘과 목숨을 마주 앉혀 다투게 하고, 양주는 「내 터럭 하나로 천하를 이롭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 자리이며, 설부는 짧은 이야기 서른네 조각으로 끝을 맺는다.

子列子學於壺丘子林。壺丘子林曰:「子知持後,則可言持身矣。」列子曰:「願聞持後。」曰:「顧若影,則知之。」列子顧而觀影,形枉則影曲,形直則影正。然則枉直隨形而不在影,屈申任物而不在我。此之謂持後而處先。關尹謂子列子曰:「言美則響美,言惡則響惡;身長則影長,身短則影短。名也者,響也;身也者,影也。故曰:慎爾言,將有和之;慎爾行,將有隨之。是故聖人見出以知入,觀往以知來,此其所以先知之理也。度在身,稽在人。人愛我,我必愛之;人惡我,我必惡之。湯武愛天下,故王;桀紂惡天下,故亡,此所稽也。稽度皆明而不道也,譬之出不由門,行不從徑也。以是求利,不亦難乎?嘗觀之神農有炎之德,稽之虞、夏、商、周之書,度諸法士賢人之言,所以存亡廢興而非由此道者,未之有也。」嚴恢曰:「所爲問道者爲富。今得珠亦富矣,安用道?」子列子曰:「桀紂唯重利而輕道,是以亡。幸哉余未汝語也。人而無義,唯食而已,是雞狗也。彊食靡角,勝者爲制,是禽獸也。爲雞狗禽獸矣,而欲人之尊己,不可得也。人不尊己,則危辱及之矣。」

자열자가 호구자림에게 배웠다. 호구자림이 말하였다. 「그대가 뒤에 서기를 안다면 몸 지키기를 말할 수 있다.」

열자가 말하였다. 「뒤에 서기를 듣기 바랍니다.」

말하였다. 「네 그림자를 돌아보면 알 것이다.」

열자가 돌아보아 그림자를 보니 꼴이 굽으면 그림자가 굽고 꼴이 곧으면 그림자가 바르다. 그러한즉 굽고 곧음이 꼴을 따르고 그림자에 있지 않으며, 굽히고 펴는 것이 물건에 맡겨져 나에게 있지 않다. 이를 뒤에 서서 앞에 있다 이른다.

관윤이 자열자에게 말하였다.

「말이 고우면 메아리가 곱고 말이 미우면 메아리가 밉다. 몸이 길면 그림자가 길고 몸이 짧으면 그림자가 짧다. 이름은 메아리요 몸은 그림자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네 말을 삼가라 화답하는 이가 있을 것이요, 네 행실을 삼가라 따르는 이가 있을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나가는 것을 보고 들어오는 것을 알고 지난 것을 보고 올 것을 안다. 이것이 미리 아는 이치다.

법도는 내 몸에 있고 헤아림은 남에게 있다. 남이 나를 사랑하면 나도 반드시 그를 사랑하고 남이 나를 미워하면 나도 반드시 그를 미워한다. 탕과 무가 천하를 사랑하였으므로 왕이 되었고, 걸과 주가 천하를 미워하였으므로 없어졌다. 이것이 헤아릴 바다.

헤아림과 법도가 다 밝은데도 도로 하지 않는 것은, 나가면서 문으로 말미암지 않고 다니면서 길을 좇지 않는 것에 견줄 만하다. 이로써 이로움을 구하니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

일찍이 신농과 염제의 덕을 보고 우와 하와 상과 주의 글에 헤아려 보고 법 지키는 선비와 어진 이의 말에 견주어 보았으나, 있고 없어지고 무너지고 일어남이 이 도로 말미암지 않은 것은 있은 적이 없다.」

엄회(嚴恢)가 말하였다. 「도를 묻는 까닭은 가멸어지려는 것이오. 이제 구슬을 얻어도 가멸어지는데 도를 어디에 쓰겠소.」

자열자가 말하였다. 「걸과 주는 오직 이로움만 무겁게 여기고 도를 가벼이 여겼으므로 없어졌다. 다행이구나, 내가 아직 그대에게 말하지 않았으니. 사람이면서 옳음이 없고 오직 먹기만 한다면 이는 닭과 개다. 억지로 먹이를 다투고 뿔을 맞대어 이긴 이가 마름질한다면 이는 새와 짐승이다. 닭과 개와 새와 짐승이 되고서 남이 저를 높이기를 바란다면 얻을 수 없다. 남이 저를 높이지 않으면 위태로움과 욕됨이 이른다.」

列子學射,中矣,請於關尹子。尹子曰:「子知子之所以中者乎?」對曰:「弗知也。」關尹子曰:「未可。」退而習之。三年,又以報關尹子。尹子曰:「子知子之所以中乎?」列子曰:「知之矣。」關尹子曰:「可矣,守而勿失也。非獨射也,爲國與身亦皆如之。故聖人不察存亡而察其所以然。」

열자가 활을 배워 맞히고서 관윤자에게 물었다.

윤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그대가 맞힌 까닭을 아는가.」

대답하였다. 「알지 못합니다.」

관윤자가 말하였다. 「아직 안 된다.」

물러가 익혔다. 세 해에 또 관윤자에게 아뢰었다. 윤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그대가 맞히는 까닭을 아는가.」

열자가 말하였다. 「압니다.」

관윤자가 말하였다. 「되었다. 지키고 잃지 말라. 다만 활만이 아니라 나라를 하는 것과 몸을 하는 것도 다 이와 같다. 그러므로 성인은 있고 없어짐을 살피지 않고 그 그러한 까닭을 살핀다.」

列子曰:「色盛者驕,力盛者奮,未可以語道也。故不班白語道,失,而況行之乎?故自奮則人莫之告。人莫之告,則孤而無輔矣。賢者任人,故年老而不衰,智盡而不亂。故治國之難在於知賢而不在自賢。」

열자가 말하였다. 「빛깔이 성한 이는 뽐내고 힘이 성한 이는 떨치니 더불어 도를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머리가 반백이 되지 않은 이와 도를 말하는 것도 그른데 하물며 행하는 것이랴. 그러므로 스스로 떨치면 남이 일러 주지 않는다. 남이 일러 주지 않으면 외로워 도울 이가 없다. 어진 이는 남에게 맡기므로 나이 늙어도 쇠하지 않고 슬기가 다하여도 어지럽지 않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어려움은 어진 이를 아는 데 있지 스스로 어진 데 있지 않다.」

宋人有爲其君以玉爲楮葉者,三年而成。鋒殺莖柯,毫芒繁澤,亂之楮葉中而不可別也。此人遂以巧食宋國。子列子聞之,曰:「使天地之生物,三年而成一葉,則物之有葉者寡矣。故聖人恃道化而不恃智巧。」

송나라 사람 가운데 제 임금을 위하여 옥으로 닥나무 잎을 만드는 이가 있었다. 세 해에 이루었다. 끝과 가장자리와 줄기와 가지와 잔털과 무성한 윤기가 닥나무 잎 가운데 섞으면 가려낼 수 없었다. 이 사람이 마침내 그 재주로 송나라에서 먹고살았다.

자열자가 듣고 말하였다. 「하늘과 땅이 물건을 낳는 데 세 해에 한 잎을 이룬다면 잎 있는 물건이 드물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도의 가르침에 기대고 슬기와 재주에 기대지 않는다.」

子列子窮,容貌有饑色。客有言之鄭子陽者曰:「列禦寇蓋有道之士也,居君之國而窮,君無乃爲不好士乎?」鄭子陽即令官遺之粟。子列子出見使者,再拜而辭。使者去。子列子入,其妻望之而拊心曰:「妾聞爲有道者之妻子皆得佚樂。今有饑色,君過而遺先生食。先生不受,豈不命也哉?」子列子笑謂之曰:「君非自知我也。以人之言而遺我粟,至其罪我也,又且以人之言,此吾所以不受也。」其卒,民果作難而殺子陽。

자열자가 막혀 낯빛에 주린 기색이 있었다. 어떤 손이 정나라 자양(子陽)에게 말하였다. 「열어구는 아마 도가 있는 선비인데 임금의 나라에 살면서 막혀 있으니, 임금께서 선비를 좋아하지 않으신다 하지 않겠습니까.」

정나라 자양이 곧 벼슬아치를 시켜 곡식을 보냈다. 자열자가 나와 심부름꾼을 보고 두 번 절하고 사양하였다. 심부름꾼이 갔다.

자열자가 들어가니 그 아내가 그를 바라보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제가 들으니 도 있는 이의 아내와 자식은 다 편안하고 즐겁다 하였습니다. 이제 주린 기색이 있어 임금이 들르시어 선생께 먹을 것을 보내셨는데 선생이 받지 않으시니 어찌 운명이 아니겠습니까.」

자열자가 웃으며 말하였다. 「임금이 스스로 나를 안 것이 아니오. 남의 말로 나에게 곡식을 보냈으니 나에게 죄를 줄 때에도 또한 남의 말로 할 것이오. 이것이 내가 받지 않은 까닭이오.」

그 끝에 백성이 과연 난을 일으켜 자양을 죽였다.

魯施氏有二子,其一好學,其一好兵。好學者以術干齊侯,齊侯納之,以爲諸公子之傅。好兵者之楚,以法干楚王,王悅之,以爲軍正。祿富其家,爵榮其親。施氏之鄰人孟氏同有二子,所業亦同,而窘於貧。羨施氏之有,因從請進趨之方。二子以實告孟氏。孟氏之一子之秦,以術干秦王。秦王曰:「當今諸侯力爭,所務兵食而已。若用仁義治吾國,是滅亡之道。」遂宮而放之。其一子之衛,以法干衛侯,衛侯曰:「吾弱國也,而攝乎大國之間。大國吾事之,小國吾撫之,是求安之道。若賴兵權,滅亡可待矣。若全而歸之,適於他國,爲吾之患不輕矣。」遂刖之,而還諸魯。既反,孟氏之父子叩胸而讓施氏。施氏曰:「凡得時者昌,失時者亡。子道與吾同,而功與吾異,失時者也,非行之謬也。且天下理無常是,事無常非。先日所用,今或棄之;今之所棄,後或用之。此用與不用,無定是非也。投隙抵時,應事無方,屬乎智。智苟不足,使若博如孔丘,術如呂尚,焉往而不窮哉?」孟氏父子舍然無慍容,曰:「吾知之矣。子勿重言!」

노나라 시씨(施氏)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하나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하나는 병법을 좋아하였다. 배우기를 좋아한 이가 그 재주로 제나라 임금에게 나아가니 제나라 임금이 받아들여 여러 공자의 스승으로 삼았다. 병법을 좋아한 이가 초나라에 가 그 법으로 초나라 왕에게 나아가니 왕이 기뻐하여 군정(軍正)으로 삼았다. 녹이 그 집을 가멸게 하고 벼슬이 그 어버이를 빛냈다.

시씨의 이웃 맹씨에게도 두 아들이 있어 익힌 것이 또한 같았는데 가난에 쪼들렸다. 시씨가 가진 것을 부러워하여 이에 좇아 나아가는 길을 청하였다. 두 아들이 사실대로 맹씨에게 일러 주었다.

맹씨의 한 아들이 진(秦)나라에 가 그 재주로 진나라 왕에게 나아갔다. 진나라 왕이 말하였다. 「이제 제후가 힘으로 다투어 힘쓰는 것은 군사와 먹을 것뿐이다. 어짊과 옳음으로 내 나라를 다스린다면 이는 없어지는 길이다.」 마침내 궁형에 처하여 내쳤다.

또 한 아들이 위나라에 가 그 법으로 위나라 임금에게 나아갔다. 위나라 임금이 말하였다. 「우리는 약한 나라라 큰 나라 사이에 끼어 있다. 큰 나라는 내가 섬기고 작은 나라는 내가 어루만지니 이것이 편안함을 구하는 길이다. 군사와 권세에 기댄다면 없어짐을 기다릴 수 있다. 온전히 하여 돌려보내 다른 나라로 가게 하면 우리 근심이 가볍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발을 베고 노나라로 돌려보냈다.

돌아오자 맹씨의 아비와 아들이 가슴을 치며 시씨를 나무랐다. 시씨가 말하였다.

「무릇 때를 얻은 이는 창성하고 때를 잃은 이는 없어지오. 그대들의 길이 우리와 같은데 공이 우리와 다른 것은 때를 잃은 것이지 행함이 그른 것이 아니오.

또 천하의 이치에 늘 옳은 것이 없고 일에 늘 그른 것이 없소. 앞날에 쓰던 것을 이제 버리기도 하고 이제 버리는 것을 뒤에 쓰기도 하오. 이 쓰고 쓰지 않음에 정해진 옳고 그름이 없소.

틈을 타고 때에 맞추어 일에 응함에 정한 방도가 없는 것은 슬기에 달렸소. 슬기가 참으로 모자라면 설령 그대가 공구만큼 넓고 여상만큼 재주 있다 한들 어디를 간들 막히지 않겠소.」

맹씨의 아비와 아들이 시원히 성난 낯이 없어져 말하였다. 「우리가 알았소. 그대는 거듭 말하지 마시오.」

晉文公出會,欲伐衛,公子鋤仰天而笑。公問:「何笑?」曰:「臣笑鄰之人有送其妻適私家者,道見桑婦,悅而與言。然顧視其妻,亦有招之者矣。臣竊笑此也。」公寤其言,乃止,引師而還。未至,而有伐其北鄙者矣。

진 문공이 나가 모임을 열고 위나라를 치려 하였다. 공자 서(鋤)가 하늘을 우러러 웃었다.

공이 물었다. 「무엇을 웃는가.」

말하였다. 「신은 이웃 사람이 제 아내를 친정에 보내다가 길에서 뽕 따는 여인을 보고 기뻐하여 말을 걸었는데, 돌아보니 제 아내에게도 부르는 이가 있더라는 일이 우스웠습니다. 신이 가만히 이를 웃었습니다.」

공이 그 말을 깨닫고 이에 그만두고 군사를 이끌고 돌아왔다. 이르기 전에 그 북쪽 변두리를 치는 이가 있었다.

晉國苦盜。有郄雍者,能視盜之貌,察其眉睫之間,而得其情。晉侯使視盜,千百無遺一焉。晉侯大喜,告趙文子曰:「吾得一人,而一國之盜爲盡矣,奚用多爲?」文子曰:「吾君恃伺察而得盜,盜不盡矣,且郄雍必不得其死焉。」俄而羣盜謀曰:「吾所窮者郄雍也。」遂共盜而殘之。晉侯聞而大駭,立召文子而告之曰:「果如子言,郄雍死矣!然取盜何方?」文子曰:「周諺有言:察見淵魚者不祥,智料隱匿者有殃。且君欲無盜,莫若舉賢而任之,使教明於上,化行於下,民有恥心,則何盜之爲?」於是用隨會知政,而羣盜奔秦焉。

진(晉)나라가 도둑에 시달렸다. 극옹(郄雍)이라는 이가 있어 도둑의 얼굴을 보고 그 눈썹과 속눈썹 사이를 살펴 그 속을 알아냈다. 진(晉)나라 임금이 도둑을 보게 하니 천이든 백이든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진(晉)나라 임금이 크게 기뻐하여 조문자(趙文子)에게 일렀다. 「내가 한 사람을 얻어 온 나라의 도둑이 다 없어지게 되었으니 많은 사람을 어디에 쓰겠는가.」

문자가 말하였다. 「우리 임금께서 엿보고 살피는 데 기대어 도둑을 얻으시니 도둑은 다 없어지지 않을 것이요, 또 극옹은 반드시 제 명에 죽지 못할 것입니다.」

이윽고 도둑 떼가 꾀하였다. 「우리를 막는 이는 극옹이다.」 마침내 함께 그를 덮쳐 해쳤다.

진(晉)나라 임금이 듣고 크게 놀라 곧 문자를 불러 일렀다. 「과연 그대의 말과 같아 극옹이 죽었다. 그러면 도둑을 잡는 데 무슨 길이 있는가.」

문자가 말하였다. 「주나라 속담에 이르기를 못 속의 물고기를 살펴보는 이는 상서롭지 못하고 슬기로 숨은 것을 헤아리는 이는 재앙이 있다 하였습니다. 또 임금께서 도둑이 없기를 바라시면 어진 이를 들어 맡기시어 가르침이 위에서 밝고 달라짐이 아래에서 행해져 백성에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게 하는 것만 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 무슨 도둑질을 하겠습니까.」

이에 수회(隨會)를 써서 정사를 알게 하니 도둑 떼가 진(秦)나라로 달아났다.

孔子自衛反魯,息駕乎河梁而觀焉。有懸水三十仞,圜流九十里,魚鼈弗能游,黿鼉弗能居,有一丈夫方將厲之。孔子使人並涯止之,曰:「此懸水三十仞,圜流九十里,魚鼈弗能游,黿鼉弗能居也。意者難可以濟乎?」丈夫不以錯意,遂度而出。孔子問之曰:「巧乎?有道術乎?所以能入而出者,何也?」丈夫對曰:「始吾之入也,先以忠信;及吾之出也,又從以忠信。忠信錯吾軀於波流,而吾不敢用私,所以能入而復出者,以此也。」孔子謂弟子曰:「二三子識之!水且猶可以忠信誠身親之,而況人乎?」

공자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오다 하량(河梁)에서 수레를 쉬며 바라보았다. 매달린 물이 서른 길이요 돌아 흐르는 물이 아흔 리라 물고기와 자라가 헤엄치지 못하고 큰 자라와 악어도 살지 못하는데, 한 사내가 막 그것을 건너려 하였다.

공자가 사람을 시켜 물가를 따라가 말리게 하였다. 「이는 매달린 물이 서른 길이요 돌아 흐르는 물이 아흔 리라 물고기와 자라가 헤엄치지 못하고 큰 자라와 악어도 살지 못하오. 아마 건너기 어려울 것이오.」

사내가 마음에 두지 않고 마침내 건너 나왔다.

공자가 물었다. 「재주요. 도와 술이 있소. 들어갔다가 나올 수 있는 까닭이 무엇이오.」

사내가 대답하였다. 「처음에 내가 들어갈 때 먼저 충성과 믿음으로 하였고, 내가 나올 때에도 또 충성과 믿음으로 좇았소. 충성과 믿음이 내 몸을 물결에 놓아두고 내가 감히 사사로이 하지 않았소.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수 있은 까닭은 이것이오.」

공자가 제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새겨 두어라. 물도 오히려 충성과 믿음과 참된 몸으로 가까이할 수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랴.」

白公問孔子曰:「人可與微言乎?」孔子不應。白公問曰:「若以石投水,何如?」孔子曰:「吳之善沒者能取之。」曰:「若以水投水,何如?」孔子曰:「淄澠之合,易牙嘗而知之。」白公曰:「人固不可與微言乎?」孔子曰:「何爲不可?唯知言之謂者乎!夫知言之謂者,不以言言也。爭魚者濡,逐獸者趨,非樂之也。故至言去言,至爲無爲。夫淺知之所爭者末矣。」白公不得已,遂死於浴室。

백공(白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사람과 은밀히 말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대꾸하지 않았다.

백공이 물었다. 「돌을 물에 던지는 것 같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오나라의 잘 자맥질하는 이가 건져 낼 수 있소.」

말하였다. 「물을 물에 붓는 것 같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치수와 승수를 합쳐도 역아(易牙)는 맛보고 알아내오.」

백공이 말하였다. 「사람과는 참으로 은밀히 말할 수 없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어찌 못 하겠소. 오직 말의 뜻을 아는 이라야 하오. 무릇 말의 뜻을 아는 이는 말로 말하지 않소. 물고기를 다투는 이는 젖고 짐승을 쫓는 이는 달리니 그것을 즐겨서가 아니오. 그러므로 지극한 말은 말을 버리고 지극한 함은 함이 없소. 무릇 얕은 슬기가 다투는 것은 끄트머리요.」

백공이 마지못하여 마침내 목욕간에서 죽었다.

趙襄子使新穉穆子攻翟,勝之,取左人中人,使遽人來謁之。襄子方食而有憂色。左右曰:「一朝而兩城下,此人之所喜也;今君有憂色,何也?」襄子曰:「夫江河之大也,不過三日;飄風暴雨不終朝,日中不須臾。今趙氏之德行無所施於積,一朝而兩城下,亡其及我哉!」孔子聞之曰:「趙氏其昌乎!夫憂者所以爲昌也,喜者所以爲亡也。勝非其難者也,持之,其難者也。賢主以此持勝,故其福及後世。齊、楚、吳、越皆嘗勝矣,然卒取亡焉,不達乎持勝也。唯有道之主爲能持勝。」孔子之勁,能拓國門之關,而不肯以力聞。墨子爲守攻,公輸般服,而不肯以兵知。故善持勝者以彊爲弱。

조양자가 신치목자(新穉穆子)를 시켜 적(翟)을 치게 하여 이기고 좌인(左人)과 중인(中人)을 얻었다. 파발꾼을 보내 아뢰게 하였다. 양자가 마침 밥을 먹다가 근심하는 낯빛이 있었다.

곁의 사람이 말하였다. 「하루아침에 두 성이 떨어졌으니 이는 사람이 기뻐할 바인데 이제 임금께서 근심하는 낯빛이 있으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양자가 말하였다. 「무릇 강과 하수가 크게 불어도 사흘을 넘지 않고, 회오리바람과 소나기는 아침을 마치지 못하고, 해가 한가운데 있는 것은 잠깐이다. 이제 조씨의 덕행에 쌓아 베푼 바가 없는데 하루아침에 두 성이 떨어졌으니 없어짐이 나에게 미치겠구나.」

공자가 듣고 말하였다. 「조씨가 창성하겠구나. 무릇 근심은 창성하게 되는 까닭이요 기뻐함은 없어지게 되는 까닭이다. 이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어진 임금은 이로써 이김을 지키므로 그 복이 뒷세상에 미친다. 제나라와 초나라와 오나라와 월나라가 다 일찍이 이겼으나 마침내 없어짐에 이른 것은 이김을 지키는 데 이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오직 도 있는 임금이라야 이김을 지킬 수 있다.」

공자의 힘은 나라 성문의 빗장을 밀어 올릴 수 있었으나 힘으로 이름나기를 즐기지 않았다. 묵자는 지키고 치는 법을 만들어 공수반을 굴복시켰으나 병법으로 알려지기를 즐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김을 잘 지키는 이는 굳센 것을 약한 것으로 삼는다.

宋人有好行仁義者,三世不懈。家無故黑牛生白犢,以問孔子。孔子曰:「此吉祥也,以薦上帝。」居一年,其父無故而盲。其牛又復生白犢,其父又復令其子問孔子。其子曰:「前問之而失明,又何問乎?」父曰:「聖人之言先迕後合。其事未究,姑復問之。」其子又復問孔子。孔子曰:「吉祥也。」復教以祭。其子歸致命。其父曰:「行孔子之言也。」居一年,其子又無故而盲。其後楚攻宋,圍其城,民易子而食之,析骸而炊之;丁壯者皆乘城而戰,死者太半。此人以父子有疾皆免,及圍解而疾俱復。

송나라 사람 가운데 어짊과 옳음을 즐겨 행하는 이가 있어 세 대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집에 까닭 없이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으니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이는 상서로운 일이오. 하느님께 올리시오.」

한 해 있다가 그 아비가 까닭 없이 눈이 멀었다. 그 소가 또 흰 송아지를 낳으니 그 아비가 또 그 아들을 시켜 공자에게 묻게 하였다.

그 아들이 말하였다. 「앞서 물었다가 눈이 머셨는데 또 무엇을 묻습니까.」

아비가 말하였다. 「성인의 말은 먼저 어긋나고 뒤에 맞는다. 그 일이 아직 다하지 않았으니 우선 다시 물어라.」

그 아들이 또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상서로운 일이오.」 또 제사 지내라 일렀다. 그 아들이 돌아와 그대로 아뢰었다. 그 아비가 말하였다. 「공자의 말대로 하여라.」

한 해 있다가 그 아들이 또 까닭 없이 눈이 멀었다.

그 뒤에 초나라가 송나라를 쳐 그 성을 에워쌌다. 백성이 자식을 바꾸어 먹고 뼈를 쪼개어 불을 땠다. 장정은 다 성에 올라 싸워 죽은 이가 태반이었다. 이 사람은 아비와 아들이 병이 있어 다 면하였고, 에움이 풀리자 병이 함께 나았다.

宋有蘭子者,以技干宋元,宋元召而使見。其技以雙枝,長倍其身,屬其踁,並趨並馳,弄七劍迭而躍之,五劍常在空中。元君大驚,立賜金帛。又有蘭子又能燕戲者,聞之,復以干元君。元君大怒曰:「昔有異技干寡人者,技無庸,適值寡人有歡心,故賜金帛。彼必聞此而進,復望吾賞。」拘而擬戮之,經月乃放。

송나라에 난자(蘭子)라는 이가 있어 재주로 송나라 원공(元公)에게 나아가니 원공이 불러 보게 하였다. 그 재주는 두 개의 나무다리를 제 키의 곱절 되게 하여 정강이에 매고, 아울러 달리고 아울러 내달으며 일곱 자루 칼을 놀려 갈마들어 던지는데 다섯 자루가 늘 공중에 있는 것이었다. 원공이 크게 놀라 곧 금과 비단을 내렸다.

또 다른 난자로 제비처럼 노는 재주가 있는 이가 듣고 다시 원공에게 나아갔다. 원공이 크게 성이 나 말하였다. 「전에 남다른 재주로 과인에게 나아온 이가 있었는데 그 재주가 쓸모없었으나 마침 과인이 기쁜 마음이 있어 금과 비단을 내렸다. 저이는 반드시 이것을 듣고 나아와 다시 내 상을 바라는 것이다.」 잡아 가두고 베려 하다가 한 달이 지나서야 놓아주었다.

秦穆公謂伯樂曰:「子之年長矣,子姓有可使求馬者乎?」伯樂對曰:「良馬可形容筋骨相也。天下之馬者,若滅若沒,若亡若失,若此者絕塵弭𨅊。臣之子皆下才也,可告以良馬,不可告以天下之馬也。臣有所與共擔纆薪菜者,有九方皋,此其於馬非臣之下也。請見之。」穆公見之,使行求馬。三月而反報曰:「已得之矣,在沙丘。」穆公曰:「何馬也?」對曰:「牝而黃。」使人往取之,牡而驪。穆公不說,召伯樂而謂之曰:「敗矣,子所使求馬者!色物、牝牡尚弗能知,又何馬之能知也?」伯樂喟然太息曰:「一至於此乎!是乃其所以千萬臣而無數者也。若皋之所觀天機也,得其精而忘其麤,在其內而忘其外;見其所見,不見其所不見;視其所視,而遺其所不視。若皋之相者,乃有貴乎馬者也。」馬至,果天下之馬也。

진 목공이 백락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나이가 많으니 그대의 겨레 가운데 말을 구하러 보낼 만한 이가 있는가.」

백락이 대답하였다. 「좋은 말은 꼴과 모습과 힘줄과 뼈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하의 말은 스러진 듯 없어진 듯 잃은 듯하니, 이러한 말은 티끌을 끊고 자취를 없앱니다. 신의 아들은 다 낮은 재주라 좋은 말은 일러 줄 수 있어도 천하의 말은 일러 줄 수 없습니다. 신에게 함께 짐을 지고 나무하고 나물 캐던 이가 있으니 구방고(九方皋)입니다. 이 사람이 말에 대하여 신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뵙게 하기를 청합니다.」

목공이 그를 보고 말을 구하러 보냈다. 석 달 만에 돌아와 아뢰었다. 「이미 얻었습니다. 사구(沙丘)에 있습니다.」

목공이 말하였다. 「어떤 말인가.」

대답하였다. 「암말이요 누렇습니다.」

사람을 보내 가져오게 하니 수말이요 검었다. 목공이 기뻐하지 않고 백락을 불러 말하였다. 「그르쳤도다, 그대가 말을 구하러 보낸 이가. 빛깔과 암수도 알지 못하는데 또 무슨 말을 알겠는가.」

백락이 한숨지으며 크게 탄식하였다.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이것이 곧 그가 신보다 천만 곱절 나아 헤아릴 수 없는 까닭입니다. 고(皋)가 보는 것은 하늘의 기틀입니다. 그 알맹이를 얻고 그 거친 것을 잊으며 그 안에 있고 그 밖을 잊습니다. 그 볼 것을 보고 보지 않을 것을 보지 않으며, 살필 것을 살피고 살피지 않을 것을 버립니다. 고가 보는 것은 곧 말보다 귀한 것이 있습니다.」

말이 이르니 과연 천하의 말이었다.

楚莊王問詹何曰:「治國柰何?」詹何對曰:「臣明於治身而不明於治國也。」楚莊王曰:「寡人得奉宗廟社稷,願學所以守之。」詹何對曰:「臣未嘗聞身治而國亂者也,又未嘗聞身亂而國治者也。故本在身,不敢對以末。」楚王曰:「善。」

초 장왕이 첨하에게 물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어떻게 합니까.」

첨하가 대답하였다. 「신은 몸 다스리는 데 밝고 나라 다스리는 데 밝지 못합니다.」

초 장왕이 말하였다. 「과인이 종묘와 사직을 받들게 되었으니 그것을 지키는 법을 배우기 바랍니다.」

첨하가 대답하였다. 「신은 몸이 다스려졌는데 나라가 어지러운 일을 들은 적이 없고, 또 몸이 어지러운데 나라가 다스려진 일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밑동이 몸에 있으니 감히 끄트머리로 대답하지 못합니다.」

초나라 왕이 말하였다. 「좋소.」

狐丘丈人謂孫叔敖曰:「人有三怨,子之知乎?」孫叔敖曰:「何謂也?」對曰:「爵高者,人妬之;官大者,主惡之;祿厚者,怨逮之。」孫叔敖曰:「吾爵益高,吾志益下;吾官益大,吾心益小;吾祿益厚,吾施益博。以是免於三怨,可乎?」

호구(狐丘)의 어른이 손숙오에게 말하였다. 「사람에게 세 가지 원망이 있으니 그대는 아는가.」

손숙오가 말하였다. 「무엇을 이르십니까.」

대답하였다. 「벼슬이 높은 이는 남이 시새우고, 자리가 큰 이는 임금이 미워하고, 녹이 두터운 이는 원망이 미친다.」

손숙오가 말하였다. 「제 벼슬이 높아질수록 제 뜻을 낮추고, 제 자리가 커질수록 제 마음을 작게 하고, 제 녹이 두터워질수록 제 베풂을 넓게 하겠습니다. 이로써 세 가지 원망을 면하면 되겠습니까.」

孫叔敖疾,將死,戒其子曰:「王亟封我矣,吾不受也。爲我死,王則封汝,汝必無受利地。楚越之間有寢丘者,此地不利而名甚惡。楚人鬼而越人禨,可長有者唯此也。」孫叔敖死,王果以美地封其子,子辭而不受;請寢丘,與之,至今不失。

손숙오가 앓아 죽으려 할 때 그 아들에게 일렀다. 「왕이 자주 나에게 땅을 봉하려 하였으나 내가 받지 않았다. 내가 죽으면 왕이 너에게 봉할 것이니 너는 반드시 이로운 땅을 받지 말라. 초나라와 월나라 사이에 침구(寢丘)라는 데가 있는데 이 땅은 이롭지 않고 이름이 몹시 궂다. 초나라 사람은 귀신을 무서워하고 월나라 사람은 재앙을 꺼리니 오래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이곳뿐이다.」

손숙오가 죽자 왕이 과연 좋은 땅으로 그 아들을 봉하니 아들이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침구를 청하여 주니 지금까지 잃지 않았다.

牛缺者,上地之大儒也,下之邯鄲,遇盜於耦沙之中,盡取其衣裝車。牛步而去,視之歡然無憂𠫤之色。盜追而問其故。曰:「君子不以所養害其所養。」盜曰:「嘻,賢矣夫!」既而相謂曰:「以彼之賢,往見趙君,使以我爲,必困我。不如殺之。」乃相與追而殺之。燕人聞之,聚族相戒,曰:「遇盜,莫如上地之牛缺也!」皆受教。俄而其弟適秦,至關下,果遇盜,憶其兄之戒,因與盜力爭。既而不如,又追而以卑辭請物。盜怒曰:「吾活汝弘矣,而追吾不已,迹將箸焉。既爲盜矣,仁將焉在?」遂殺之,又傍害其黨四五人焉。

우결(牛缺)은 상지(上地)의 큰 선비다. 아래로 한단에 가다가 우사(耦沙) 가운데서 도둑을 만나 그 옷과 짐과 수레를 다 빼앗겼다. 우결이 걸어서 가는데 보니 흐뭇하여 근심하거나 아까워하는 낯빛이 없었다.

도둑이 좇아가 그 까닭을 물었다. 말하였다. 「군자는 기르는 물건으로 그 기르는 몸을 해치지 않소.」

도둑이 말하였다. 「아, 어질구나.」 이윽고 서로 말하였다. 「저 사람의 어짊으로 조나라 임금을 뵈어 우리를 어찌하게 한다면 반드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죽이느니만 못하다.」 이에 서로 좇아가 죽였다.

연나라 사람이 듣고 겨레를 모아 서로 경계하였다. 「도둑을 만나거든 상지의 우결처럼 하지 말라.」 다 그 가르침을 받았다.

이윽고 그 아우가 진나라에 가다가 관 아래에 이르러 과연 도둑을 만났다. 그 형의 경계를 생각하여 이에 도둑과 힘써 다투었다. 이윽고 당하지 못하자 또 좇아가 낮은 말로 물건을 청하였다.

도둑이 성내어 말하였다. 「내가 너를 살려 준 것이 크거늘 나를 좇기를 그치지 않으니 자취가 드러나겠다. 이미 도둑이 되었는데 어짊이 어디 있겠느냐.」 마침내 죽이고 또 곁에서 그 일행 너덧 사람도 해쳤다.

虞氏者,梁之富人也,家充殷盛,錢帛無量,財貨無訾。登高樓,臨大路,設樂陳酒,擊博樓上。俠客相隨而行,樓上博者射,明瓊張中,反兩㯓魚而笑,飛鳶適墜其腐鼠而中之。俠客相與言曰:「虞氏富樂之日久矣,而常有輕易人之志。吾不侵犯之,而乃辱我以腐鼠。此而不報,無以立慬於天下。請與若等戮力一志,率徒屬必滅其家爲等倫。」皆許諾。至期日之夜,聚衆積兵以攻虞氏,大滅其家。

우씨(虞氏)는 양(梁)나라의 가멸은 사람이다. 집이 차고 성하여 돈과 비단을 헤아릴 수 없고 재화를 셀 수 없었다. 높은 다락에 올라 큰길을 굽어보며 풍악을 벌이고 술을 차리고 다락 위에서 장기를 두었다.

협객이 서로 따라 지나가는데 다락 위에서 장기 두던 이가 던진 주사위가 들어맞아 두 점을 얻고 웃었다. 마침 나는 솔개가 썩은 쥐를 떨어뜨려 그들에게 맞혔다.

협객들이 서로 말하였다. 「우씨가 가멸고 즐긴 날이 오래인데 늘 남을 가벼이 여기는 뜻이 있다. 우리가 그를 침노하지 않았는데 도리어 썩은 쥐로 우리를 욕보였다. 이를 갚지 않으면 천하에 굳셈을 세울 수 없다. 그대들과 힘을 모으고 뜻을 하나로 하여 무리를 이끌고 반드시 그 집을 없애기를 청한다.」 다 허락하였다.

기약한 날 밤에 무리를 모으고 병기를 쌓아 우씨를 쳐 그 집을 크게 없앴다.

東方有人焉,曰爰旌目,將有適也,而餓於道。狐父之盜曰丘,見而下壺餐以餔之。爰旌目三餔而後能視,曰:「子何爲者也?」曰:「我狐父之人丘也。」爰旌目曰:「譆!汝非盜邪?胡爲而食我?吾義不食子之食也。」兩手據地而歐之,不出,喀喀然,遂伏而死。狐父之人則盜矣,而食非盜也。以人之盜因謂食爲盜而不敢食,是失名實者也。

동녘에 사람이 있어 원정목(爰旌目)이라 하였다. 어디로 가려다가 길에서 주렸다. 호보(狐父)의 도둑 구(丘)가 보고 병에 든 밥을 내려 먹였다.

원정목이 세 번 받아먹은 뒤에야 볼 수 있게 되어 말하였다. 「그대는 무엇 하는 이요.」

말하였다. 「나는 호보 사람 구요.」

원정목이 말하였다. 「아, 그대가 바로 그 도둑이 아닌가. 어찌 나를 먹였소. 나는 옳음으로 그대의 밥을 먹지 않겠소.」 두 손을 땅에 짚고 게워 내려 하였으나 나오지 않고 켁켁거리다가 마침내 엎드려 죽었다.

호보 사람은 도둑이나 밥은 도둑이 아니다. 사람이 도둑이라 하여 밥을 도둑이라 이르고 감히 먹지 않은 것은 이름과 알맹이를 잃은 것이다.

柱厲叔事莒敖公,自爲不知己,去,居海上,夏日則食菱芰,冬日則食橡栗。莒敖公有難,柱厲叔辭其友而往死之。其友曰:「子自以爲不知己,故去。今往死之,是知與不知無辨也。」柱厲叔曰:「不然。自以爲不知,故去。今死,是果不知我也。吾將死之,以醜後世之人主不知其臣者也。」凡知則死之,不知則弗死,此直道而行者也。柱厲叔可謂懟以忘其身者也。

주려숙(柱厲叔)이 거(莒)나라 오공(敖公)을 섬겼는데 스스로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 여겨 떠나 바닷가에 살았다. 여름에는 마름과 세발마름을 먹고 겨울에는 도토리와 밤을 먹었다.

거 오공에게 난이 있자 주려숙이 그 벗에게 하직하고 가서 따라 죽으려 하였다. 그 벗이 말하였다. 「그대는 스스로 알아주지 않는다 여겨 떠났네. 이제 가서 따라 죽으면 이는 알아줌과 알아주지 않음에 가림이 없는 것일세.」

주려숙이 말하였다. 「그렇지 않네. 스스로 알아주지 않는다 여겨 떠났네. 이제 죽으면 이는 과연 나를 알아주지 않았음이 드러나는 것일세. 내가 따라 죽어 뒷세상에 제 신하를 알아보지 못하는 임금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네.」

무릇 알아주면 따라 죽고 알아주지 않으면 죽지 않는 것이 곧은 길로 가는 이다. 주려숙은 원망하다가 제 몸을 잊은 이라 이를 만하다.

楊朱曰:「利出者實及,怨往者害來。發於此而應於外者唯請,是故賢者慎所出。」

양주가 말하였다. 「이로움을 내보내면 알맹이가 미치고 원망을 보내면 해로움이 온다. 여기서 일어나 밖에서 응하는 것은 오직 마음이니, 그러므로 어진 이는 내보내는 바를 삼간다.」

楊子之鄰人亡羊,既率其黨,又請楊子之豎追之。楊子曰:「嘻!亡一羊,何追者之衆?」鄰人曰:「多歧路。」既反,問:「獲羊乎?」曰:「亡之矣。」曰:「奚亡之?」曰:「歧路之中又有歧焉,吾不知所之,所以反也。」楊子戚然變容,不言者移時,不笑者竟日。門人怪之,請曰:「羊,賤畜,又非夫子之有,而損言笑者,何哉?」楊子不答。門人不獲所命。弟子孟孫陽出,以告心都子。心都子他日與孟孫陽偕入,而問曰:「昔有昆弟三人,游齊魯之間,同師而學,進仁義之道而歸。其父曰:『仁義之道若何?』伯曰:『仁義使我愛身而後名。』仲曰:『仁義使我殺身以成名。』叔曰:『仁義使我身名並全。』彼三術相反,而同出於儒。孰是孰非邪?」楊子曰:「人有濱河而居者,習於水,勇於泅,操舟鬻渡,利供百口。裹糧就學者成徒,而溺死者幾半。本學泅,不學溺,而利害如此。若以爲孰是孰非?」心都子嘿然而出。孟孫陽讓之曰:「何吾子問之迂,夫子答之僻?吾惑愈甚。」心都子曰:「大道以多歧亡羊,學者以多方喪生。學非本不同,非本不一,而末異若是。唯歸同反一,爲亡得喪。子長先生之門,習先生之道,而不達先生之況也,哀哉!」

양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었다. 그 무리를 이끌고 또 양자의 종까지 청하여 좇게 하였다.

양자가 말하였다. 「아, 양 한 마리를 잃었는데 어찌 좇는 이가 많소.」

이웃 사람이 말하였다. 「갈림길이 많습니다.」

돌아오자 물었다. 「양을 얻었소.」

말하였다. 「잃었습니다.」

말하였다. 「어찌 잃었소.」

말하였다. 「갈림길 가운데 또 갈림이 있어 제가 갈 바를 알지 못하여 돌아왔습니다.」

양자가 서글피 낯빛이 달라져 한동안 말하지 않고 온종일 웃지 않았다.

문인들이 괴이하게 여겨 청하였다. 「양은 천한 짐승이요 또 선생의 것도 아닌데 말과 웃음을 더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양자가 대답하지 않았다. 문인들이 그 뜻을 얻지 못하였다.

제자 맹손양이 나와 심도자(心都子)에게 일렀다. 심도자가 다른 날 맹손양과 함께 들어가 물었다.

「옛날 형제 셋이 제나라와 노나라 사이에 노닐며 같은 스승에게 배워 어짊과 옳음의 도를 다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아비가 물었습니다. 『어짊과 옳음의 도는 어떠하냐.』 맏이가 말하였습니다. 『어짊과 옳음은 나로 하여금 몸을 사랑하고 이름을 뒤로 하게 합니다.』 둘째가 말하였습니다. 『어짊과 옳음은 나로 하여금 몸을 죽여 이름을 이루게 합니다.』 셋째가 말하였습니다. 『어짊과 옳음은 나로 하여금 몸과 이름을 아울러 온전히 하게 합니다.』 저 세 재주가 서로 어긋나는데 다 같이 유가에서 나왔습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릅니까.」

양자가 말하였다. 「물가에 사는 사람이 있어 물에 익고 헤엄에 날래어, 배를 부려 건네주고 팔아 백 식구를 먹였소. 양식을 싸 들고 배우러 오는 이가 무리를 이루었는데 빠져 죽은 이가 거의 반이었소. 본디 헤엄을 배웠지 빠지기를 배운 것이 아닌데 이로움과 해로움이 이러하오. 그대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하겠소.」

심도자가 잠자코 나왔다.

맹손양이 나무랐다. 「어찌 그대의 물음은 에돌고 선생의 대답은 치우쳤소. 나는 더욱 헷갈리오.」

심도자가 말하였다. 「큰길은 갈림이 많아 양을 잃고 배우는 이는 갈래가 많아 삶을 잃소. 배움이 본디 다른 것이 아니요 본디 하나가 아닌 것도 아닌데 끄트머리의 다름이 이와 같소. 오직 같은 데로 돌아가고 하나로 되돌아가야 얻음도 잃음도 없소. 그대는 선생의 문에서 오래 자라며 선생의 도를 익히고도 선생의 비유에 이르지 못하니 슬프구려.」

楊朱之弟曰布,衣素衣而出。天雨,解素衣,衣緇衣而反。其狗不知,迎而吠之。楊布怒,將扑之。楊朱曰:「子無扑矣!子亦猶是也。嚮者使汝狗白而往,黑而來,豈能無怪哉?」

양주의 아우를 포(布)라 하였다. 흰옷을 입고 나갔다. 하늘에서 비가 오자 흰옷을 벗고 검은 옷을 입고 돌아왔다. 그 개가 알아보지 못하고 맞으며 짖었다.

양포가 성이 나 치려 하였다. 양주가 말하였다. 「너는 치지 말라. 너도 이와 같을 것이다. 아까 네 개가 희게 나갔다가 검게 돌아왔다면 어찌 괴이하게 여기지 않겠느냐.」

楊朱曰:「行善不以爲名,而名從之;名不與利期,而利歸之;利不與爭期,而爭及之,故君子必慎爲善。」

양주가 말하였다. 「착한 일을 행하되 이름을 위하지 않아도 이름이 따르고, 이름은 이로움과 기약하지 않아도 이로움이 돌아오고, 이로움은 다툼과 기약하지 않아도 다툼이 미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착한 일 하기를 삼간다.」

昔人言有知不死之道者,燕君使人受之,不捷,而言者死。燕君甚怒,其使者將加誅焉。幸臣諫曰:「人所憂者莫急乎死,己所重者莫過乎生。彼自喪其生,安能令君不死也?」乃不誅。有齊子亦欲學其道,聞言者之死,乃撫膺而恨。富子聞而笑之曰:「夫所欲學不死,其人已死而猶恨之,是不知所以爲學。」胡子曰:「富子之言非也。凡人有術不能行者有矣,能行而無其術者亦有矣。衛人有善數者,臨死,以決喻其子。其子志其言而不能行也,他人問之,以其父所言告之。問者用其言而行其術,與其父無差焉。若然,死者奚爲不能言生術哉?」

옛사람 가운데 죽지 않는 도를 안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다. 연나라 임금이 사람을 보내 받아 오게 하였는데 미처 이르지 못하여 말한 이가 죽었다.

연나라 임금이 몹시 성이 나 그 심부름꾼을 베려 하였다. 사랑하는 신하가 간하였다. 「사람이 근심하는 바에 죽음보다 급한 것이 없고 제가 무겁게 여기는 바에 삶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저이가 스스로 제 삶을 잃었는데 어찌 임금으로 하여금 죽지 않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베지 않았다.

제나라 사람 가운데 또 그 도를 배우려던 이가 있었는데 말한 이가 죽었다는 것을 듣고 이에 가슴을 치며 한스러워하였다.

부자(富子)가 듣고 웃으며 말하였다. 「무릇 배우고자 한 것이 죽지 않음인데 그 사람이 이미 죽었거늘 오히려 한스러워하니 이는 배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호자(胡子)가 말하였다. 「부자의 말이 그르다. 무릇 사람에게 재주가 있어도 행하지 못하는 일이 있고, 행할 수 있어도 그 재주가 없는 일도 있다.

위나라 사람 가운데 셈을 잘하는 이가 있어 죽으려 할 때 그 요결을 아들에게 일러 주었다. 그 아들이 그 말을 새겼으나 행하지 못하였다. 다른 사람이 물으니 제 아비가 말한 것을 일러 주었다. 물은 이가 그 말을 써서 그 재주를 행하니 그 아비와 다름이 없었다. 그러하다면 죽은 이가 어찌 사는 재주를 말하지 못하겠는가.」

邯鄲之民以正月之旦獻鳩於簡子,簡子大悅,厚賞之。客問其故。簡子曰:「正旦放生,示有恩也。」客曰:「民知君之欲放之,故競而捕之,死者衆矣。君如欲生之,不若禁民勿捕。捕而放之,恩過不相補矣。」簡子曰:「然。」

한단의 백성이 정월 초하루에 비둘기를 조간자에게 바쳤다. 간자가 크게 기뻐하여 두터이 상을 주었다.

손이 그 까닭을 물었다. 간자가 말하였다. 「정월 초하루에 놓아 주어 은혜가 있음을 보이는 것이오.」

손이 말하였다. 「백성이 임금께서 놓아 주고자 하시는 줄 알아 다투어 잡으니 죽는 것이 많습니다. 임금께서 살리고자 하시면 백성에게 잡지 못하게 금하시는 것만 못합니다. 잡아다 놓아 주면 은혜가 허물을 갚지 못합니다.」

간자가 말하였다. 「그렇소.」

齊田氏祖於庭,食客千人,中坐有獻魚雁者。田氏視之,乃歎曰:「天之於民厚矣!殖五穀、生魚鳥以爲之用。」衆客和之如響。鮑氏之子年十二,預於次,進曰:「不如君言。天地萬物與我並生,類也。類無貴賤,徒以小大智力而相制,迭相食,非相爲而生之。人取可食者而食之,豈天本爲人生之?且蚊蚋噆膚,虎狼食肉,非天本爲蚊蚋生人、虎狼生肉者哉?」

제나라 전씨가 뜰에서 길 떠나는 제사를 지내는데 밥 먹는 손이 천 사람이었다. 가운데 앉은 이 가운데 물고기와 기러기를 바치는 이가 있었다. 전씨가 보고 이에 탄식하였다. 「하늘이 백성에게 두텁구나. 오곡을 자라게 하고 물고기와 새를 낳아 쓰게 하는구나.」

뭇 손이 메아리처럼 맞장구쳤다.

포씨(鮑氏)의 아들이 나이 열둘로 끝자리에 끼어 있다가 나아가 말하였다.

「그대의 말과 같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의 만물이 나와 나란히 나서 한 무리입니다. 무리에는 귀함과 천함이 없고 다만 크고 작음과 슬기와 힘으로 서로 마름질하고 갈마들어 서로 먹을 뿐이지 서로 위하여 낳은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먹을 만한 것을 가져다 먹는 것이지 어찌 하늘이 본디 사람을 위하여 낳았겠습니까. 또 모기와 등에가 살갗을 물고 범과 이리가 고기를 먹는데, 하늘이 본디 모기와 등에를 위하여 사람을 낳고 범과 이리를 위하여 고기를 낳았겠습니까.」

齊有貧者,常乞於城市。城市患其亟也,衆莫之與。遂適田氏之廄,從馬醫作役而假食。郭中人戲之曰:「從馬醫而食,不以辱乎?」乞兒曰:「天下之辱莫過於乞。乞猶不辱,豈辱馬醫哉?」

제나라에 가난한 이가 있어 늘 성 저자에서 빌었다. 성 저자가 그 잦음을 괴로워하여 아무도 주지 않았다. 마침내 전씨의 마구간에 가 말 고치는 이를 좇아 일하고 밥을 얻었다.

성안 사람이 놀렸다. 「말 고치는 이를 좇아 먹으니 욕되지 않은가.」

빌던 이가 말하였다. 「천하의 욕됨에 비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소. 비는 것도 오히려 욕되지 않은데 어찌 말 고치는 일이 욕되겠소.」

宋人有游於道、得人遺契者,歸而藏之,密數其齒,告鄰人曰:「吾富可待矣。」

송나라 사람 가운데 길에 노닐다 남이 떨어뜨린 어음쪽을 얻은 이가 있었다. 돌아가 감추고 가만히 그 새김눈을 세어 보고는 이웃 사람에게 말하였다. 「내가 가멸어질 날을 기다릴 만하오.」

人有枯梧樹者,其鄰父言枯梧之樹不祥,其鄰人遽而伐之。鄰人父因請以爲薪。其人乃不悅,曰:「鄰人之父徒欲爲薪而教吾伐之也。與我鄰,若此其險,豈可哉?」

마른 오동나무를 가진 이가 있었다. 그 이웃 늙은이가 마른 오동나무는 상서롭지 못하다 하니 그 이웃 사람이 서둘러 베었다. 이웃 늙은이가 이에 그것을 땔나무로 달라고 청하였다.

그 사람이 이에 기뻐하지 않고 말하였다. 「이웃 늙은이가 다만 땔나무를 얻으려고 나에게 베게 한 것이구나. 나와 이웃이면서 이처럼 음험하니 어찌 옳겠는가.」

人有亡鈇者,意其鄰之子,視其行步,竊鈇也;顏色,竊鈇也;言語,竊鈇也:動作態度,無爲而不竊鈇也。俄而抇其谷而得其鈇,他日復見其鄰人之子,動作態度無似竊鈇者。

도끼를 잃은 이가 있어 그 이웃의 아들을 의심하였다. 그 걸음걸이를 보니 도끼를 훔친 것 같고, 낯빛을 보니 도끼를 훔친 것 같고, 말을 들으니 도끼를 훔친 것 같아, 움직임과 몸가짐이 도끼를 훔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윽고 제 골짜기를 파다가 그 도끼를 얻었다. 다른 날 다시 그 이웃의 아들을 보니 움직임과 몸가짐이 도끼를 훔친 이 같은 데가 없었다.

白公勝慮亂,罷朝而立,倒杖策,錣上貫頤,血流至地而弗知也。鄭人聞之曰:「頤之忘,將何不忘哉?」意之所屬箸,其行足躓株埳,頭抵植木,而不自知也。

백공승(白公勝)이 난을 꾀하며 조회를 파하고 서 있었다. 지팡이를 거꾸로 짚어 그 끝이 턱을 뚫어 피가 땅에 흘렀는데도 알지 못하였다.

정나라 사람이 듣고 말하였다. 「턱을 잊었으니 무엇인들 잊지 않겠는가.」

뜻이 붙어 있는 바가 있으면, 그 걸음이 그루터기와 구덩이에 걸려 넘어지고 머리가 선 나무에 부딪혀도 스스로 알지 못한다.

昔齊人有欲金者,清旦衣冠而之市,適鬻金者之所,因攫其金而去。吏捕得之,問曰:「人皆在焉,子攫人之金何?」對曰:「取金之時,不見人,徒見金。」

옛날 제나라 사람 가운데 금을 바라는 이가 있었다. 이른 아침에 옷과 갓을 갖추고 저자에 가 금 파는 이의 자리에 이르러 그 금을 움켜쥐고 갔다.

관리가 잡아 물었다. 「사람이 다 거기 있는데 그대는 어찌 남의 금을 움켜쥐었는가.」

대답하였다. 「금을 가질 때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다만 금만 보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