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5

옥병 꿈夢玉甁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60자 · 낭독 1.6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夜夢。有人以靑玉硯滴小甁授予。扣之有聲。下圓而上尖。有兩竅極窄。復視之無竅。寤而異之。以詩解之。

밤 꿈에 어떤 사람이 푸른 옥으로 만든 연적 작은 병을 나에게 주었다. 두드리니 소리가 났다. 아래는 둥글고 위는 뾰족하며 구멍 둘이 몹시 좁았는데 다시 보니 구멍이 없었다. 깨어나 기이하게 여겨 시로 풀었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夢中得玉甁。綠瑩光鑒地。扣之鏗有聲。緻潤宜貯水。剩將添硯波。快作詩千紙。神物喜幻化。天工好兒戱。脗然翻閉口。不受一滴泚。有如仙石開。罅縫流靑髓。須臾復堅合。不許人容指。混沌得七竅。七日乃見死。怒風號衆穴。萬擾從此起。鑽瓠憂屈轂。穿珠厄夫子。凡物貴其全。刳鑿反爲累。形全與神全。要問漆園吏。

꿈속에서 옥병을 얻으니 푸르게 반짝여 빛이 땅을 비춘다 두드리니 쟁그랑 소리가 나고 곱고 매끄러워 물을 담기에 알맞다 넉넉히 벼루의 물결을 더해 시원스레 시 천 장을 지으리라 신령한 물건은 변화를 좋아하고 하늘의 솜씨는 아이 장난을 즐긴다 감쪽같이 도로 입을 닫아 물 한 방울도 받지 않는다 마치 신선의 돌이 열려 틈으로 푸른 골수가 흐르다가 잠깐 사이에 다시 굳게 아물어 사람의 손가락도 들이지 않는 듯하다 혼돈이 일곱 구멍을 얻자 이레 만에 죽고 말았다 성난 바람이 뭇 구멍에서 울부짖으니 온갖 시끄러움이 이로부터 일어났다 박에 구멍을 뚫으면 바퀴통이 굽을까 근심하고 구슬을 꿰는 일은 공자를 곤하게 하였다 무릇 물건은 온전함을 귀히 여기니 파고 뚫음이 도리어 누가 된다 모습이 온전함과 정신이 온전함을 칠원(漆園)의 아전에게 물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