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7

신묘년 정월 아흐렛날 꿈을 적다辛卯正月九日記夢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41자 · 낭독 1.5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耿介人必非。剛正世皆斥。凡事貴依違。不欲大明白。我早銘斯言。性方不自克。果然蹈危機。受此萬里謫。伊昔弔屈賈。兼責彼方直。今夜夢二子。來理前所責。寧獨我輩歟。方直汝尤劇。我輩負所蓄。陳義圖經國。時君不能用。所以爲逐客。而子抗何辭。乃落大困阨。爾所責於吾。反爲子所得。忍飢坐窮卿鄕。魚鼈同窟宅。勿復責我爲。改轍思爾適。我慙未遽答。咋指空大息。

꼿꼿한 사람을 남들은 반드시 그르다 하고 굳세고 곧으면 세상이 다 물리치네 모든 일은 어물어물함을 귀히 여겨 너무 밝고 흰 것을 바라지 않네 나는 일찍이 이 말을 새겼으나 성품이 모나 스스로 이기지 못했네 과연 위태로운 기틀을 밟아 이 만 리 귀양을 받았네 옛날 굴원과 가의를 조상하면서 아울러 그들의 지나친 곧음을 나무랐더니 오늘 밤 꿈에 두 사람이 와서 앞서 나무란 것을 따지네 「어찌 우리뿐이겠는가 모나고 곧기는 그대가 더 심하다 우리는 지닌 바를 지고 의를 펴서 나라 다스림을 꾀했으나 그때의 임금이 쓰지 못했으니 그래서 쫓겨난 나그네가 되었다 그런데 그대는 무슨 말로 맞섰기에 이렇게 큰 곤액에 떨어졌는가 그대가 우리를 나무라던 것을 도리어 그대가 얻었구나 주림을 참고 궁벽한 시골에 앉아 물고기와 자라와 굴을 같이하는구나 다시는 우리를 나무라지 말고 수레바퀴를 고쳐 그대 갈 곳을 생각하라」 나는 부끄러워 얼른 답하지 못하고 손가락을 깨물며 부질없이 크게 한숨지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