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열이튿날 말이 죽어 슬퍼하며 짓다十二月十二日馬斃。傷之有作。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吾欲退懸車。一昨方上書。上書未云幾。我馬忽然殂。吾雖已莫騎。棄去何早歟。惻惻傷我懷。出門久踟躕。天以老佚我。奪我所曾跨。如今伏枕時。捨爾亦或可。若也有所如。吾豈徒行者。此生事可知。老境反無馬。
나는 벼슬을 내려놓고 물러나려 엊그제 막 글을 올렸네 글 올린 지 며칠 되지 않아 내 말이 갑자기 죽었네 내 비록 이제 타지 않을 터이나 어찌 이리 일찍 버리고 갔는가 애틋하게 마음이 아파 문을 나서서 오래 서성였네 하늘이 늙은 나를 쉬게 하려고 내가 타던 것을 빼앗았는가 이제 베개에 엎드려 있을 때라면 너를 버려도 혹 괜찮겠지만 만약 어디라도 갈 일이 있으면 내 어찌 걸어 다닐 사람이랴 이 생애의 일을 알 만하구나 늙어서 도리어 말이 없다니
협주 1
前所傷瘦馬也。
앞서 슬퍼했던 여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