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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모아 쓰는 풀이合字解

훈민정음 訓民正音 · 세종(世宗)과 집현전 학사들 · 1446년 (조선 세종 28) · 단락 5 · 한자 608자 · 낭독 6.1분

훈민정음 해례 세종이 스물여덟 자를 만들고 그 까닭과 쓰는 법을 적은 책. 「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 달라」로 시작하는 머리말과, 글자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밝힌 제자해가 함께 실렸다. 글자를 만든 사람이 그 원리를 손수 적어 남긴 예는 세계에 달리 없다.

初中終三聲,合而成字。初聲或在中聲之上,或在中聲之左。如君字ㄱ在ㅜ上,業字ㆁ在ㅓ左之類。中聲則圓者橫者在初聲之下,ㆍㅡㅗㅛㅜㅠ是也。縱者在初聲之右ㅣㅏㅑㅓㅕ是也。如呑字ㆍ在ㅌ下,卽字ㅡ在ㅈ下,侵字ㅣ在ㅊ右之類。終聲在初中之下。如君字ㄴ在구下,業字ㅂ在ᅌᅥ下之類。

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 세 소리가 어울려 글자를 이룬다.

첫소리는 가운뎃소리의 위에 있기도 하고 왼쪽에 있기도 하다. 군(君) 자는 ㄱ 이 ㅜ 위에 있고 업(業) 자는 ㆁ 이 ㅓ 왼쪽에 있는 따위다.

가운뎃소리는 둥근 것과 가로된 것이 첫소리 아래에 있으니 ㆍㅡㅗㅛㅜㅠ 가 그것이요, 세로된 것은 첫소리 오른쪽에 있으니 ㅣㅏㅑㅓㅕ 가 그것이다. 탄(呑) 자는 ㆍ 가 ㅌ 아래에 있고, 즉(卽) 자는 ㅡ 가 ㅈ 아래에 있으며, 침(侵) 자는 ㅣ 가 ㅊ 오른쪽에 있는 따위다.

끝소리는 첫소리와 가운뎃소리 아래에 있다. 군 자는 ㄴ 이 구 아래에 있고, 업 자는 ㅂ 이 ᅌᅥ 아래에 있는 따위다.

初聲二字三字合用並書,如諺語ᄯᅡ〮爲地,ᄧᅡᆨ爲雙,ᄢᅳᆷ〮爲隙之類。各自並書,如諺語혀〮爲舌而ᅘᅧ〮爲引,괴여〮爲我愛人而괴ᅇᅧ〮爲人愛我,소다〮爲覆物而쏘다〮爲射之之類。中聲二字三字合用,如諺語과〮爲琴柱홰〮爲炬之類。終聲二字三字合用,如諺語ᄒᆞᆰ〮爲土,낛〮爲釣,ᄃᆞᇌ〮ᄣᅢ〮爲酉時之類。其合用並書,自左而右,初中終三聲皆同。文與諺雜用則有因字音而補以中終聲者,如孔子ㅣ魯ㅅ사〯ᄅᆞᆷ之類。

첫소리 두 자 석 자를 어울러 쓰려면 나란히 쓴다. 우리말 ᄯᅡ〮 는 땅이요, ᄧᅡᆨ 은 짝이요, ᄢᅳᆷ〮 은 틈인 따위다.

같은 자를 나란히 쓰기도 한다. 우리말 혀〮 는 혀요 ᅘᅧ〮 는 끌어당김이며, 괴여〮 는 내가 남을 사랑함이요 괴ᅇᅧ〮 는 남이 나를 사랑함이며, 소다〮 는 물건을 쏟음이요 쏘다〮 는 쏘는 것인 따위다.

가운뎃소리도 두 자 석 자를 어울러 쓴다. 우리말 과〮 는 거문고의 기러기발이요 홰〮 는 횃불인 따위다.

끝소리도 두 자 석 자를 어울러 쓴다. 우리말 ᄒᆞᆰ〮 은 흙이요 낛〮 은 낚시요 ᄃᆞᇌ〮ᄣᅢ〮 는 유시(酉時)인 따위다. 어울러 나란히 쓸 때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니, 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 세 소리가 다 같다.

한문과 우리말을 섞어 쓰면 한자음을 따라 가운뎃소리나 끝소리를 기워 넣는 일이 있으니, 공자(孔子)ㅣ 노(魯)ㅅ사〯ᄅᆞᆷ 같은 따위다.

諺語平上去入,如활爲弓而其聲平,돌〯爲石而其聲上,갈〮爲刀而其聲去,붇爲筆而其聲入之類。凡字之左,加一點爲去聲,二點爲上聲,無點爲平聲,而文之入聲,與去聲相似。諺之入聲無定,或似平聲,如긷爲柱,녑爲脅。或似上聲,如낟〯爲穀。깁〯爲繒。或似去聲,如몯〮爲釘,입〮爲口之類。其加點則與平上去同。平聲安而和,春也,萬物舒泰。上聲和而擧,夏也,萬物漸盛。去聲擧而壯,秋也,萬物成熟。入聲促而塞,冬也,萬物閉藏。

우리말의 평성·상성·거성·입성은 이러하다. 활 은 활인데 그 소리가 평성이요, 돌〯 은 돌인데 그 소리가 상성이요, 갈〮 은 칼인데 그 소리가 거성이요, 붇 은 붓인데 그 소리가 입성인 따위다.

무릇 글자 왼쪽에 점 하나를 더하면 거성, 두 점이면 상성, 점이 없으면 평성이다. 한문의 입성은 거성과 서로 비슷하다. 우리말의 입성은 정함이 없어, 평성 같기도 하니 긷 은 기둥이요 녑 은 옆구리이며, 상성 같기도 하니 낟〯 은 곡식이요 깁〯 은 비단이며, 거성 같기도 하니 몯〮 은 박는 못이요 입〮 은 입인 따위다. 점 더하는 것은 평성·상성·거성과 같다.

평성은 편안하고 부드러우니 봄이라 만물이 펴지고 넉넉하다. 상성은 부드러우면서 들리니 여름이라 만물이 차츰 무성하다. 거성은 들리면서 씩씩하니 가을이라 만물이 여문다. 입성은 빠르면서 막히니 겨울이라 만물이 닫혀 갈무리된다.

初聲之ㆆ與ㅇ相似,於諺可以通用也。半舌有輕重二音。然韻書字母唯一,且國語雖不分輕重,皆得成音。若欲備用,則依脣輕例,ㅇ連書ㄹ下,爲半舌輕音,舌乍附上腭。ㆍㅡ起ㅣ聲,於國語無用。兒童之言,邊野之語,或有之,當合二字而用,如ᄀᆝᄀᆜ之類。其先縱後橫,與他不同。訣曰

첫소리의 ㆆ 과 ㅇ 은 서로 비슷하여 우리말에서는 두루 쓸 수 있다.

반혓소리에는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두 소리가 있다. 그러나 운서의 자모는 하나뿐이고, 또 우리말은 가볍고 무거움을 가르지 않아도 다 소리를 이룬다. 만일 갖추어 쓰고자 하면 입술가벼운소리의 보기를 따라 ㅇ 을 ㄹ 아래에 이어 써서 반혀가벼운소리로 삼으니, 혀가 윗잇몸에 잠깐 닿는다.

ㆍ 와 ㅡ 가 ㅣ 에서 일어나는 소리는 우리말에 쓰이지 않는다. 아이들의 말과 시골의 말에 더러 있으니 마땅히 두 자를 어울러 쓸 것이다. ᄀᆝ·ᄀᆜ 같은 따위다. 먼저 세로를 쓰고 뒤에 가로를 쓰는 것이 다른 것과 같지 않다. 간추려 노래한다.

初聲在中聲左上 挹欲於諺用相同 中聲十一附初聲 圓橫書下右書縱 欲書終聲在何處 初中聲下接着寫 初終合用各並書 中亦有合悉自左 諺之四聲何以辨 平聲則弓上則石 刀爲去而筆爲入 觀此四物他可識 音因左點四聲分 一去二上無點平 語入無定亦加點 文之入則似去聲 方言俚語萬不同 有聲無字書難通 一朝制作侔神工 大東千古開朦朧

첫소리는 가운뎃소리의 왼쪽이나 위에 있고 읍 과 욕 은 우리말에서 쓰임이 서로 같다 가운뎃소리 열하나는 첫소리에 붙이니 둥글고 가로된 것은 아래에, 세로된 것은 오른쪽에 쓴다 끝소리는 어디에 쓸 것인가 첫소리와 가운뎃소리 아래에 이어 붙여 쓴다 첫소리와 끝소리를 어울러 쓸 때는 저마다 나란히 쓰고 가운뎃소리도 어울림이 있으니 다 왼쪽에서부터다 우리말의 네 성조는 무엇으로 가리는가 평성은 활이요 상성은 돌이며 칼은 거성이요 붓은 입성이다 이 네 가지를 보면 나머지도 알 만하다 소리는 왼쪽 점으로 네 성조가 갈리니 하나면 거성, 둘이면 상성, 점이 없으면 평성이다 우리말 입성은 정함이 없으나 또한 점을 더하고 한문의 입성은 거성과 비슷하다 고장말과 속된 말이 만 가지로 같지 않아 소리는 있어도 글자가 없어 적기가 어려웠는데 하루아침에 지으심이 신령한 솜씨에 맞먹으니 우리 동방 천고의 어둠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