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조련이 풀어졌음을 아뢰고 병조에 맡겨 책임 지우기를 청하며 훈련도감 도제조를 사양하는 계陳鍊車解弛請令兵曹統領責成因辭訓鍊都監都提調。啓
臣昨日病未趨仕今始來詣賓廳伏覩。答兵曹判書沈忠謙。聖批臣不勝感激惶恐之至臣於上年冬暫管訓鍊都監事其後因他職務無暇兼察自四月以後又連月大病今纔起頭又未能一見敎閱等事其解弛與否臣不得詳知也然軍心之勸勵頗不如前而所習技藝行陣之法反益生疎人多憂其廢墮而無效此則臣亦聞之而未知其何由也今此唐人所言固所不較但鍊軍大事也如不日進而乃日退則亦終於廢墮而已此臣之所以日夜憂念者也且臣有愚見不得不言治軍有大要號令出一一也分數分明二也賞罰必行三也不然而日月已久怠惰繼之弊端滋生氣象陵替則無惟於日懈而不振也故臣於前日。啓辭暫及此意而請以軍事責成於兵曹誠欲號令出一而體統相維也至於唐人雖爵秩卑微然旣以鍊兵之事求之於彼則待之不可不厚而得其懽心易曰以貴下賤大得民也。聖教云云實出於此此亦有司之臣所當敬謹而奉行者也臣積病之餘精力不逮勢不暇更察都監之事而凡國家軍政兵曹自當專力爲之不必又使大臣攙錯請遞臣訓鍊都監都提調而專委該曹以正朝家任人之體則庶或便益惶恐敢。啓
신이 어제는 병으로 벼슬에 나아가지 못하고 이제야 빈청(賓廳)에 나왔습니다. 삼가 병조판서 심충겸(沈忠謙)에게 답하신 성비(聖批)를 보고 신은 감격하고 황공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신이 지난해 겨울에 잠시 훈련도감 일을 맡았으나 그 뒤에 다른 직무로 겸하여 살필 겨를이 없었고, 사월 뒤로는 또 여러 달 크게 앓아 이제야 겨우 머리를 들었습니다. 가르치고 사열하는 일을 한 번도 보지 못하였으니 풀어졌는지 아닌지를 신은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군사의 마음을 권하여 힘쓰게 하는 것이 자못 전만 못하고, 익힌 재주와 진을 치는 법이 도리어 더욱 설어져, 폐하여 무너지고 보람이 없을까 걱정하는 이가 많습니다. 이는 신도 들었으나 무슨 까닭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제 이 명나라 사람(唐人)이 한 말은 진실로 견줄 바가 아닙니다. 다만 군사를 조련하는 것은 큰일이니, 날로 나아가지 않고 날로 물러난다면 또한 폐하여 무너지고 말 뿐입니다. 이것이 신이 밤낮으로 근심하는 바입니다.
또 신에게 어리석은 소견이 있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군사를 다스리는 데 큰 요령이 있으니, 호령이 하나에서 나오는 것이 첫째요, 부서가 분명한 것이 둘째요, 상과 벌이 반드시 행해지는 것이 셋째입니다. 그렇지 못하여 날이 오래되면 게으름이 뒤따르고 폐단이 불어나며 기상이 무너지니, 날로 풀어져 떨치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지난날 계사에 잠깐 이 뜻을 언급하여 군사 일을 병조에 책임 지우기를 청한 것은, 진실로 호령이 하나에서 나와 체통이 서로 이어지게 하려 함이었습니다.
그 명나라 사람으로 말하면 비록 벼슬이 낮고 미미하나, 이미 군사 조련하는 일을 저에게 구하였으니 대접을 두터이 하여 그 환심을 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역』에 「귀한 이로서 천한 이에게 몸을 낮추면 크게 백성을 얻는다」 하였습니다. 하교(下敎)에 이르신 것이 실로 여기서 나온 것이니, 이 또한 유사(有司)의 신하가 마땅히 공경하고 삼가 받들어 행할 바입니다.
신은 오래 앓은 나머지 정력이 미치지 못하여 형세가 도감 일을 다시 살필 겨를이 없고, 무릇 나라의 군정은 병조가 스스로 힘을 오로지하여 할 것이니 굳이 또 대신으로 하여금 끼어들어 어지럽게 할 것이 없습니다. 청컨대 신의 훈련도감 도제조를 갈고 해당 조에 오로지 맡기시어 조정에서 사람 맡기는 체모를 바로잡으신다면 혹 편하고 유익할 듯합니다. 황공하여 감히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