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별서인 서교 초당에 노닐며遊家君別業西郊草堂
春風扇淑氣。朝日淸且美。駕言往西郊。塍壟錯如綺。土旣膏且腴。況復釃潭水。歲收畝千鍾。足可釀醇旨。何以度年華。日日花前醉。念此任胝手。意欲親耘耔。乘輿自忘還。岸幘聊徙倚。遠岫煙蒼茫。耀靈迫濛汜。月明返田廬。醉歌動隣里。快哉農家樂。歸田從此始。
봄바람이 맑은 기운을 부치고 아침 해가 맑고 또 곱다 수레를 몰아 서쪽 들로 가니 두렁과 이랑이 비단처럼 얽혔다 흙이 기름지고 또 걸며 게다가 못물을 대었다 해마다 이랑에서 천 종을 거두니 넉넉히 진한 술을 빚을 만하다 무엇으로 세월을 보내랴 날마다 꽃 앞에서 취한다 이를 생각하면 손에 굳은살 박이는 일도 맡기고 몸소 김매고 북돋우고 싶다 수레에 올라 절로 돌아갈 것을 잊고 두건을 젖히고 애오라지 이리저리 기댄다 먼 산봉우리에 안개가 아득하고 빛나는 해가 몽사(濛汜)에 가깝다 달이 밝아 밭 오두막으로 돌아와 취해 노래하니 이웃 마을이 들썩인다 상쾌하다, 농가의 즐거움이여 밭으로 돌아감이 이로부터 비롯한다
협주 1
二首
두 수.
日高醉未起。簷鷰欺人飛。童僕方巾車。苦促南畝歸。起坐罷梳沐。長嘯出松扉。林深日未炤。草露猶未晞。徐行望淸川。決渠雨霏霏。田婦白葛裙。田夫綠麻衣。相携唱田隴。荷鋤如雲圍。勉哉趁菖杏。耕穫且莫違。
해가 높아도 취해 일어나지 못하는데 처마 제비가 사람을 업신여겨 난다 아이 종이 바야흐로 수레를 꾸미고 남쪽 밭으로 돌아가자 괴로이 재촉한다 일어나 앉아 머리 빗고 씻기를 마치고 길게 휘파람 불며 솔 사립을 나선다 숲이 깊어 해가 비치지 않고 풀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 천천히 걸어 맑은 내를 바라보니 도랑을 터 물이 비처럼 흩날린다 밭의 아낙은 흰 갈포 치마요 밭의 사내는 푸른 삼베옷이다 서로 이끌고 밭두둑에서 노래하며 호미를 멘 이들이 구름처럼 둘러섰다 힘쓸지어다, 창포와 살구 철을 좇아 갈고 거두기를 어기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