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2

함 교감 자진의 자석 벼루에 쓰다題咸校勘子眞子石硯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86자 · 낭독 1.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子石乃石中之石。精潤可愛。宜潑墨。江南人有以此作硯。寄玉堂李眉叟者。眉叟得之。輟贈咸公。咸公請予作詩。

자석(子石)은 돌 가운데의 돌이다. 곱고 윤이 나 사랑스럽고 먹이 잘 갈린다. 강남 사람이 이것으로 벼루를 만들어 옥당(玉堂)의 이미수(李眉叟)에게 부친 이가 있었다. 미수가 얻어 함공(咸公)에게 옮겨 주었다. 함공이 나에게 시를 지어 달라 청하였다.

협주 1

幷序

서(序)를 아울러 붙인다.

君不見虎昌貞女眞可怜。一登蒼巘望夫廻。夫竟不廻身漸槁。化爲頑石立崔嵬。聞導當時抱兒去。兒應驚入阿孃懷。苔侵土蝕喪素質。歲久羌難辨頸腮。一夜雷公忽劃裂。中有麽石眞嬰孩。津津尙有流乳痕。縠理瓊肌宜硯材。南人斵作蟾蜍樣。題封寄與謫仙才。謫仙不忍自秘蓄。輟贈芸閣文章魁。謫仙此意似難負。君欲剩報宜何哉。濡毫潑墨贈之詩。一篇一字眞瓊瑰。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호창(虎昌)의 정녀(貞女)가 참으로 가엾은 것을 한 번 푸른 멧부리에 올라 지아비 돌아오기를 바라다가 지아비는 끝내 돌아오지 않고 몸은 점점 말라 굳은 돌이 되어 우뚝 섰다 듣건대 그때 아이를 안고 갔다 하니 아이도 응당 놀라 어미 품에 들었으리라 이끼가 침노하고 흙이 좀먹어 본바탕을 잃어 세월이 오래되어 목과 뺨을 가리기 어렵다 어느 밤 우레 신이 홀연 쪼개어 가르니 그 안에 작은 돌이 있어 참으로 어린아이였다 촉촉이 아직도 젖이 흐른 자국이 있고 비단결 무늬와 옥 같은 살결이 벼룻감에 마땅하다 남녘 사람이 깎아 두꺼비 모양으로 만들고 겉봉에 써서 귀양 온 신선 같은 재사에게 부쳤다 귀양 온 신선이 차마 혼자 감추어 두지 못하고 운각(芸閣)의 글 으뜸가는 이에게 옮겨 주었다 귀양 온 신선의 이 뜻을 저버리기 어려울 듯하니 그대가 넉넉히 갚고자 한들 무엇으로 하랴 붓을 적시고 먹을 뿌려 시를 주라 한 편 한 글자가 참으로 아름다운 구슬이다

협주 1

武昌記云。有女抱兒望夫。因化石。

『무창기(武昌記)』에 이르기를, 아이를 안고 지아비를 기다리던 여인이 있어 그대로 돌이 되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