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열흘 새벽에 읊어 동고자에게 보이다七月十日曉吟有感。示東皐子。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騷人故多感。一葉已驚秋。雖云餘熱在。向曉思重裘。昨日浴南澗。游泳如浮鷗。今朝見澗碧。尙憚臨淸流。時節日漸異。流年逝不留。明日非今日。黑頭將白頭。吾生如寄耳。百年行欲休。胡爲長首鼠。去就不早謀。而於方寸地。鬱此無窮愁。努力勖素志。唾手取公侯。不然反初服。力穡事田疇。歲釀百石酒。一生老糟丘。死作松下土。貴賤同一籌。
시인은 본디 느낌이 많아 잎 하나에 이미 가을에 놀란다 비록 남은 더위가 있다 하나 새벽이 되면 두꺼운 갖옷을 생각한다 어제는 남쪽 시내에서 목욕하며 뜬 갈매기처럼 헤엄쳤는데 오늘 아침 시내가 푸른 것을 보고 오히려 맑은 물에 다가서기를 꺼린다 철이 날로 점점 달라지고 흐르는 해가 가고 머물지 않는다 내일은 오늘이 아니요 검은 머리가 장차 흰머리가 된다 내 삶은 붙여 사는 것일 뿐 백 년이 곧 그치려 한다 어찌하여 오래도록 쥐처럼 머뭇거리며 나아가고 물러남을 일찍 꾀하지 않는가 그리하여 한 치 마음 자리에 이 끝없는 시름을 쌓았다 힘써 본디 뜻에 힘쓰고 손에 침 뱉고 공후(公侯)를 얻으라 그렇지 못하면 처음의 옷으로 돌아가 힘써 농사지어 밭일을 일삼으라 해마다 백 섬 술을 빚어 한평생 술지게미 언덕에서 늙으리라 죽어 솔 아래 흙이 되면 귀함과 천함이 한 산가지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