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진 잉어의 노래畫鯉魚行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衆魚局促無伎倆。衆工下筆頗相類。鯉魚變化多神奇。非有神筆描難似。跳越深江飛越山。鐵兜鍪首虬翼齒。雷騰電躍那能致。獨有琴高控入水。一千餘斤或靑文。三十六鱗皆黑誌。鄭君胸中江海寬。養得神魚數百尾。一掃鮫綃僅十幅。玄駒赤驥雜黃雉。眼旁出力有硬意。髣髴中藏篆乙字。我恐桃花浪拍天。去入龍門燒尾歘飛起。
뭇 물고기는 옹색하여 재주가 없고 뭇 화공이 붓을 대면 자못 서로 비슷하다 잉어의 변화는 신기함이 많아 신묘한 붓이 아니면 그려도 닮기 어렵다 깊은 강을 뛰어넘고 산을 날아 넘으며 쇠 투구 같은 머리에 규룡의 날개와 이빨이다 우레처럼 오르고 번개처럼 뛰는 것을 어찌 그려 내랴 오직 금고(琴高)만이 몰아 물에 들어갔다 천 근이 넘는 것도 있고 푸른 무늬도 있으며 서른여섯 비늘에 다 검은 표가 있다 정군의 가슴속은 강과 바다처럼 넓어 신령한 물고기 수백 마리를 길렀다 한 번 쓸어 그린 비단이 겨우 열 폭인데 검은 망아지와 붉은 천리마에 누런 꿩이 섞였다 눈 곁에 힘이 솟아 굳센 뜻이 있고 그 안에 전서(篆書) 을(乙) 자를 감춘 듯하다 나는 두렵다, 복사꽃 물결이 하늘을 치면 용문(龍門)에 들어가 꼬리를 태우고 홀연 날아오를까
협주 4
鄭得恭所畫
정득공(鄭得恭)이 그린 것이다.
陶隱居云。鯉魚能神變。乃至飛越山湖。
도은거(陶隱居)가 이르기를, 잉어는 신령히 변화하여 산과 호수를 날아 넘기까지 한다 하였다.
皆鯉名
다 잉어의 이름이다.
鯉目旁。有骨如篆乙字。
잉어의 눈 곁에 전서 을(乙) 자 같은 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