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배를 젓지 않고 물을 따라 동으로 내려가 밤에 원흥사 앞에 대고 배 안에서 자다 — 두 수明日放舟不棹。順流東下。舟去如飛。夜泊元興寺前。寄宿船中。時夜靜人眠。唯聞水中跳出之魚鱍鱍然有聲。予亦枕臂小眠。夜寒不得久寐。漁歌商笛。相聞于遠近。天高水淸。沙明岸白。波光月影。搖蕩船閣。前有奇巖怪石。如虎踞熊蹲。予岸幘徙倚。頗得江湖之樂。噫。江湖之樂。雖病中不可以不樂。況乎日擁紅粧。彈朱絃。得意而遊。則其樂曷勝道哉。得詩二首云。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碧天浮遠水。雲島認蓬萊。浪底紅鱗沒。烟中白鳥來。灘名隨地換。山色逐舟廻。喚取江城酒。悠然酌一杯。
푸른 하늘이 먼 물에 뜨고 구름 속 섬을 봉래로 알아본다 물결 밑에 붉은 비늘이 잠기고 안개 속에서 흰 새가 온다 여울 이름은 땅에 따라 바뀌고 산빛은 배를 좇아 돈다 강 고을의 술을 불러다가 유유히 한 잔을 따른다
夜泊沙汀近翠巖。坐吟蓬底撚踈髥。水光瀲瀲搖船閣。月影微微落帽簷。碧浪漲來孤岸沒。白雲斷處短峯尖。管聲嘲哳難堪聽。須喚彈箏王指纖。
밤에 모래톱에 대니 푸른 바위가 가깝고 뜸 밑에 앉아 읊으며 성긴 수염을 꼰다 물빛이 넘실넘실 뱃집을 흔들고 달그림자가 어렴풋이 모자 챙에 진다 푸른 물결이 불어 와 외로운 언덕이 잠기고 흰 구름이 끊긴 곳에 낮은 봉우리가 뾰족하다 피리 소리가 어지러워 듣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쟁 타는 고운 손가락을 부르라
협주 1
時使一吏吹笛。
그때 아전 하나에게 피리를 불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