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열닷새, 상주를 떠나다九月十五日。發尙州。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耿耿殘星在。曉隨烏鵲興。旅膓消薄酒。病眼眩寒燈。行李如村老。囊裝似野僧。歸田計未遂。戀闕意難勝。避世慙高鳳。知幾謝季鷹。露深巾墊角。風勁袖生稜。石棧霜猶重。雲崖日未昇。辭親兩行淚。到龧尙霑膺。
반짝반짝 남은 별이 있는데 새벽에 까막까치를 따라 일어난다 나그네 창자는 묽은 술을 삭이고 병든 눈은 찬 등불에 어지럽다 행장은 시골 늙은이 같고 봇짐은 들중 같다 밭으로 돌아갈 계획은 이루지 못하고 대궐을 그리는 뜻은 이기기 어렵다 세상을 피함은 고봉(高鳳)에게 부끄럽고 기미를 앎은 계응(季鷹)에게 사양한다 이슬이 깊어 두건 뿔이 처지고 바람이 세어 소매에 모가 선다 돌 잔도에 서리가 아직 무겁고 구름 벼랑에 해가 아직 오르지 않았다 어버이를 하직한 두 줄기 눈물이 고개에 이르러도 아직 가슴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