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7

조영인 영공께 올리다上趙令公永仁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646자 · 낭독 7.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某謬將爽鈍之資。早占桂仙之籍。八霜倐變。一命不霑。今伏遇恩門相國閣下掌銓部之劇權。作士倫之精鑑。實難自縮。輒欲求伸。眀鏡臺前。雖愧姸媸之易別。洪爐手下。不論利鈍以兼鎔。冀收樸樕之村。用試絃歌之任云云。

저는 그릇되게 시원하고도 무딘 자질로 일찍이 과거의 명부에 이름을 올렸으나, 여덟 번 서리가 홀연히 바뀌도록 벼슬 하나 얻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삼가 은문(恩門) 상국 합하께서 전부(銓部)의 무거운 권한을 잡으시고 선비 무리의 밝은 거울이 되심을 만났으니, 참으로 스스로 움츠리기 어려워 문득 펴기를 구하려 합니다. 밝은 거울 앞에서는 곱고 미움이 쉬 갈림이 부끄러우나, 큰 풀무 아래서는 날카롭고 무딘 것을 가리지 않고 아울러 녹입니다. 바라건대 잗다란 떨기나무를 거두어 거문고와 노래의 소임을 시험하게 해 주소서.

협주 1

幷引

아울러 머리글을 붙였다.

仲經扶聖漢。趙憬相皇唐。根大瓊枝盛。源深玉派長。履龜生挺質。畫鹿早占祥。筆刃千鈞重。心河萬頃汪。飛龍曾利見。威鳳歘高翔。天上文星魄。人間愛日光。判疑掀霹靂。論事振琳琅。扈聖登靑鎖。緘書拜皂囊。璧門趨閣道。璇極護文昌。鐵棟明堂固。金城敵國防。望歸裴晉國。倚重郭汾陽。大手調殷鼎。丹心補舜裳。品人同許郭。愛客似原嘗。利器金椎鑄。長材玉秤量。沈珠寧鏟彩。幽菊競披芳。無賴孤軀在。投閑十載强。妙齡初丱角。游學遠贏糧。染翰攻鉛槧。橫經對縹緗。靜關孫敬戶。坐穴管寧床。樂器堪調啞。詩篇欲補亡。登壇屠沈謝。劘壘倒班揚。科第連年捷。聲華一日彰。不曾呑墨水。聊得鍍金湯。便欲層霄擊。何思半路僵。風濤終蹭蹬。雲漢轉微茫。反蟄跳蛙井。空尋覆鹿隍。號呼逾壑底。骯髒猒門傍。有水誰霑鮒。多歧竟失羊。頗同殷咄咄。敢比孔遑遑。功寄堆文塚。窮牽送鬼檣。本雖由薄命。半亦坐佯狂。萬事經三折。虛名愧七襄。早聞明鏡照。猶及覆盆藏。果記氷鄕子。曾稱粉省堂。喜深跳欲舞。涕出拭還滂。燕谷思溫律。無鹽費靚粧。銓衡今入手。造化大專場。益復伸吭望。方期傅翼揚。沐芳新振垢。磨鈍漸生鋩。季嗣眞如玉。淸朝早綰黃。幸承靑眼眄。叨對白眉良。結髮初相識。論心誓不忘。幾熏蘭室臭。同折桂枝香。綺席嘗陪後。花堤共綴行。自呼知我鮑。狂導起予商。謬殿三千履。今移十五霜。茅菅親繢繡。瓴甋側珪璋。爲惜纍纍狀。聊廻惻惻膓。屢將金諾重。欲借衮褒煌。今日何多幸。中心竊自昂。私因誠不淺。公道亦何妨。好試淸琴撫。無嫌美錦傷。亮難堪劇郡。正合委偏鄕。最望鼇東海。還思鴈北方。窮奔何擇木。饞口不須魴。躍躍哀鳴急。懸懸仰叩忙。

중경(仲經)은 거룩한 한나라를 붙들었고 조경(趙憬)은 당나라 임금을 도왔다 뿌리가 크니 구슬 가지가 무성하고 근원이 깊으니 옥 물줄기가 길다 거북을 밟아 빼어난 자질을 타고났고 사슴을 그려 일찍이 상서를 차지하였다 붓날은 천 근처럼 무겁고 마음의 강은 만 이랑처럼 넓다 나는 용을 일찍이 이롭게 보았고 위엄 있는 봉황이 홀연히 높이 날았다 하늘 위 문성(文星)의 넋이요 인간 세상 해를 아끼는 빛이다 의심을 가름은 벼락을 들추고 일을 논함은 옥소리를 떨친다 임금을 모시고 청쇄문에 오르고 글을 봉해 검은 주머니에 절한다 벽문(璧門)에서 각도(閣道)로 나아가고 북극에서 문창성을 지킨다 쇠 기둥이라 명당이 굳고 금성이라 적국을 막는다 바람은 배진공(裴晉公)에게 돌아가고 의지함은 곽분양(郭汾陽)처럼 무겁다 큰 솜씨로 은나라 솥의 간을 맞추고 붉은 마음으로 순임금 옷을 깁는다 사람을 품평함은 허소·곽태와 같고 손을 사랑함은 평원군·맹상군 같다 날카로운 그릇은 금 망치로 부어 만들고 긴 재목은 옥 저울로 헤아린다 잠긴 구슬이 어찌 빛을 깎으며 그윽한 국화가 다투어 향기를 편다 의지할 데 없는 외로운 몸이 있어 한가한 데 던져진 지 열 해가 넘는다 어린 나이에 처음 총각을 하고 먼 데로 놀며 배우려 양식을 짊어졌다 붓을 적셔 납과 나무판을 다루고 경서를 펴 담황빛 책을 마주하였다 고요히 손경(孫敬)의 문을 닫아걸고 앉아서 관녕(管寧)의 평상을 뚫었다 악기는 벙어리 것도 고를 만하고 시편은 없어진 것을 채우려 하였다 단에 올라 심전기와 사영운을 잡고 보루를 갈아 반고와 양웅을 거꾸러뜨렸다 과거는 해를 이어 빨리 붙었고 소리와 빛이 하루에 드러났다 일찍이 먹물을 삼킨 적이 없고 애오라지 금 도금한 끓는 물을 얻었다 곧 층층 하늘을 치려 하였는데 어찌 길 반쯤에서 넘어질 줄 생각하였으랴 바람과 물결에 끝내 비틀거리고 은하수는 도리어 아득해졌다 도리어 우물의 개구리처럼 뛰어 잠기고 부질없이 덮어 둔 사슴의 웅덩이를 찾는다 골짜기 밑에서 부르짖음이 넘치고 뻣뻣하여 문 곁이 싫다 물이 있은들 누가 붕어를 적셔 주며 갈림길이 많아 끝내 양을 잃었다 자못 은호(殷浩)의 혀 차던 것과 같으니 감히 공자의 바쁘던 것에 견주랴 공은 글 무덤에 쌓아 부치고 궁함은 귀신 보내는 돛대에 끌린다 본디 박한 명 때문이라지만 반은 또한 거짓 미친 데서 온다 온갖 일이 세 번 꺾임을 겪었고 헛된 이름은 일곱 번 베 짜는 데 부끄럽다 일찍이 밝은 거울이 비친다 들었으니 오히려 엎어진 동이에 감춘 데까지 미친다 과연 얼음 고을의 아들을 적어 주시고 일찍이 분성(粉省)의 마루라 일컬어 주셨다 기쁨이 깊어 뛰다 춤추려 하고 눈물이 나와 닦아도 또 흐른다 연곡(燕谷)에서 따뜻한 가락을 생각하고 무염(無鹽)이 곱게 단장하기를 허비한다 저울대가 이제 손에 들어왔으니 조화가 크게 한마당을 오로지한다 더욱 다시 목을 늘여 바라보며 바야흐로 날개 붙여 주기를 기약한다 향기에 목욕해 새로 때를 떨치고 무딘 것을 갈아 점점 날이 선다 막내 아드님은 참으로 옥 같아 맑은 조정에서 일찍이 누런 인끈을 찼다 다행히 푸른 눈으로 돌아보심을 받아 외람되이 흰 눈썹의 어진 이를 마주하였다 머리를 묶던 때 처음 서로 알고 마음을 논하며 잊지 않기를 맹세하였다 몇 번이나 난초 방의 향내에 물들었으며 함께 계수 가지 향기를 꺾었던가 비단 자리에 일찍이 뒤를 모셨고 꽃 둑에 함께 줄지어 다녔다 스스로 나를 아는 포숙(鮑叔)이라 부르고 미친 듯 이끌어 나를 일으킨 자하(子夏)였다 그릇되게 삼천 신발에 뒤졌는데 이제 열다섯 서리가 옮겼다 띠풀에 몸소 수를 놓아 주시고 기와 벽돌을 옥 곁에 두셨다 주렁주렁한 꼴을 아끼시어 애오라지 측은한 마음을 돌리셨다 자주 금 같은 승낙을 무겁게 하시어 곤룡포의 기림을 빛나게 빌려 주려 하셨다 오늘 어찌 이리 다행한가 마음속으로 가만히 스스로 들뜬다 사사로운 인연이 참으로 얕지 않으나 공도(公道)에 또한 무슨 거리낌이 있으랴 맑은 거문고를 어루만져 보심이 좋으니 고운 비단이 상함을 꺼리지 마소서 참으로 번거로운 고을은 감당하기 어려우니 마침 후미진 고을에 맡김이 알맞다 가장 바라기는 자라 있는 동해요 또 생각하는 것은 기러기 가는 북쪽이다 궁하여 달아나는 데 어찌 나무를 가리며 게걸스러운 입이 방어를 찾을 것 없다 뛰고 뛰며 슬피 우는 것이 급하니 마음 졸이며 우러러 두드림이 바쁘다

협주 3

上卽祚。公與定策。

임금이 즉위할 때 공이 계책을 정하는 데 참여하였다.

聞相國屢稱笏於省中。故云。

상국이 성(省) 안에서 자주 홀을 일컬었다 들었으므로 이렇게 말하였다.

僕與季嗣最親。且同年。

나는 막내 아드님과 가장 친하고 또 같은 해에 급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