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유 대장이 윤 학록에게서 받은 붉은 등나무 지팡이를 얻어 나에게 읊어 달라 청하다金大丈子由得尹學錄所贈朱藤杖。請予賦之。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雞林先生九十餘。十分霜雪黏雙鬚。金丹未就脚稍澁。出門入門須杖扶。尹郎意氣衆所憑。贈之以南詔萬歲之紅藤。五節踈勻過手卓。六尺脩直等肩升。千山萬谷意自便。昨日衰翁今壯年。長安多酒店。遊必掛百錢。君不見孔光靈壽煩帝賜。白首冒榮能不恥。先生本有紫霞想。不事嬰身珪組累。先生有素風。此杖宜山中。何必學羅公遠。擲作銀橋入月宮。
계림 선생은 아흔이 넘어 서리와 눈이 십분 두 수염에 붙었다 금단(金丹)을 이루지 못해 다리가 점점 껄끄러워 문을 나고 들 때 모름지기 지팡이로 부축한다 윤랑은 기개를 뭇사람이 믿는 터라 남조(南詔)의 만세홍등(萬歲紅藤)을 주었다 다섯 마디가 성기고 고르며 손보다 높이 서고 여섯 자로 곧아 어깨와 나란히 오른다 천 산 만 골짜기를 뜻대로 다니니 어제의 쇠한 늙은이가 오늘은 한창때다 장안에 술집이 많으니 놀 때면 반드시 백 푼을 걸어 둔다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공광(孔光)의 영수장(靈壽杖)이 임금의 하사를 번거롭게 한 것을 흰머리로 영화를 무릅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으랴 선생은 본디 붉은 노을의 생각이 있어 몸을 얽매는 벼슬의 누를 일삼지 않는다 선생은 소박한 풍모가 있으니 이 지팡이는 산속에 마땅하다 하필 나공원(羅公遠)을 배워 던져서 은다리를 만들어 달나라 궁전에 들어가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