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7

즉흥으로 지은 시에 화답하다和卽事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19자 · 낭독 1.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閑於陶靖節。狂似蓋寬饒。旅夢穿層岫。詩眸截碧霄。輕飆牽別袖。殘月送歸橈。水壁波霾粉。巖碑蘚蝕雕。江山同北固。風土似南譙。控險天爲府。連空鬼作橋。幽花逃小雨。臥柳困驚潮。沙日玄夫曝。湖烟雪客翹。遠聲聞𣤃靄。深竇俯窐寥。離別吾偏感。光陰孰共消。去如猿出檻。來忽鳳遊郊。何適未爲樂。休煩苦避囂。

한가하기는 도정절(陶靖節)보다 낫고 미치기는 개관요(蓋寬饒) 같다 나그네 꿈은 층층 멧부리를 뚫고 시 짓는 눈은 푸른 하늘을 자른다 가벼운 회오리가 이별하는 소매를 끌고 남은 달이 돌아가는 노를 보낸다 물 벼랑은 물결이 분가루를 묻고 바위 비석은 이끼가 새김을 좀먹었다 강산은 북고산(北固山)과 같고 풍토는 남초(南譙)와 비슷하다 험함을 잡아 하늘이 창고를 삼고 허공에 이어 귀신이 다리를 놓았다 그윽한 꽃은 가랑비를 피하고 누운 버들은 놀란 밀물에 시달린다 모래밭 해에 자라가 볕을 쬐고 호수 안개에 눈처럼 흰 새가 목을 든다 먼 소리는 아지랑이 속에서 들리고 깊은 굴은 움푹한 데를 굽어본다 이별을 나는 유독 느끼는데 세월을 누구와 함께 삭이랴 갈 때는 원숭이가 우리에서 나온 듯하고 올 때는 홀연히 봉황이 들에 노니는 듯하다 어디를 간들 즐겁지 않으랴 번거로이 애써 시끄러움을 피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