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의 여러 낭관에게 드리는 글呈內省諸郞。
某天地間一微喘也。偶落女媧縆土之戱。不奈愚貧。悞師匡鼎鑿壁之懃。頗窮書史。自登一第。已換九霜。陸沈之恨劇焉。途窮之哭痛矣。朝庭豈不好善。臺閣豈無知音。然性本散踈。加之迂闊。徒自守轉胞之懶。未嘗趨炙手之炎。蝸角纔生。見人卽縮。蟬膓自潔。與物無營。緘口如瘖。掩顔自拙。然則雖窮且苦焉。孰唁之而孰憐之耶。近者。伏聞內省諸郞學士閤下。視草之暇。言及人物。不以爲僕淺薄無取。雌黃潤澤。將欲薦進於國家。僕竊自以爲古人所謂至公之道。廢之已久。不意復行於今日矣。僕旣踈懶迂闊。不敢以長喙頑脣自鳴自叫。而學士諸郞。特置於齒牙之間。至以薦達爲心。況萬萬賢於僕者哉。口嘗笑而不闔。舌嘗詫而不停。躍躍然若已得美官豐祿矣。雖諸郞至公之心。平似無蠅之秤。而鯫生私喜之淚。滴若泣鮫之盤。義不可辜負。禮不可不謝。是用執將斷之索。汲出餘波。連已絶之絃。彈生乾韻。謹隨韻著成記德五言今體詩各一首。連簡繕寫。奉贄于左右。旣有以謝之。復竊望諸郞學士勿謂前言戱耳。期以好爵縻之。以終其惠而已。無任惶悚之至。
저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가냘픈 숨입니다. 우연히 여와(女媧)가 흙을 늘어뜨려 만든 장난에 떨어져 어리석고 가난함을 어이하지 못하였고, 그릇되게 광형(匡衡)이 벽을 뚫던 부지런함을 스승 삼아 자못 책과 역사를 다하였습니다. 한 번 급제한 뒤로 이미 아홉 번 서리가 바뀌었으니, 뭍에 잠긴 한이 심하고 길이 막힌 통곡이 아픕니다. 조정이 어찌 선을 좋아하지 않으며 대각(臺閣)에 어찌 알아주는 이가 없겠습니까마는, 성품이 본디 흩어지고 성긴 데다 세상 물정에 어두움을 더하여, 한갓 스스로 게으름을 지킬 뿐 손을 데울 만한 세도에 나아간 적이 없습니다. 달팽이 뿔이 겨우 나면 사람을 보고 곧 움츠리고, 매미 창자처럼 스스로 깨끗하여 사물과 더불어 경영함이 없습니다. 입을 다물어 벙어리 같고 얼굴을 가려 스스로 졸렬합니다. 그러하니 비록 궁하고 또 괴로운들 누가 위로하며 누가 가엾이 여기겠습니까. 요사이 삼가 듣건대 내성의 여러 낭관 학사 합하께서 조서를 살피시는 겨를에 인물을 말씀하시다가, 저를 얕고 엷어 취할 것이 없다 여기지 않으시고 갈고 윤을 내어 장차 나라에 천거해 올리려 하신다 합니다. 저는 가만히 생각하기를, 옛사람이 이른바 지극히 공정한 도가 없어진 지 이미 오랜데 뜻밖에 오늘 다시 행해지는구나 하였습니다. 저는 이미 성기고 게으르고 물정에 어두워 감히 긴 부리와 무딘 입술로 스스로 울고 스스로 부르짖지 못하는데, 학사 여러 낭관께서 특별히 이 사이에 두시어 천거해 통하게 하는 데까지 마음을 쓰시니, 하물며 저보다 만 배나 어진 이야 어떻겠습니까. 입이 늘 웃어 다물어지지 않고 혀가 늘 자랑하여 그치지 않아, 뛸 듯이 기뻐 이미 좋은 벼슬과 넉넉한 녹을 얻은 듯합니다. 비록 여러 낭관의 지극히 공정한 마음이 파리도 앉지 않은 저울처럼 평평하나, 보잘것없는 서생의 사사로이 기쁜 눈물은 우는 교인(鮫人)의 소반처럼 방울집니다. 의리로 저버릴 수 없고 예로 사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끊어지려는 두레줄을 잡아 남은 물결을 길어 내고, 이미 끊어진 줄을 이어 메마른 가락을 타 봅니다. 삼가 운을 따라 덕을 적은 오언 금체시(今體詩) 한 수씩을 지어 편지에 이어 정서하여 좌우에 예물로 바칩니다. 이미 사례를 드렸으니, 다시 가만히 바라건대 여러 낭관 학사께서는 앞서 하신 말씀이 장난이었다 하지 마시고, 좋은 벼슬로 매어 주시기를 기약하여 그 은혜를 끝맺어 주소서. 황송함을 이기지 못합니다.
협주 1
幷敍。戊午年。
머리글을 아울렀다. 무오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