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9

조충 아경이 화답한 것에 차운하다次韻趙亞卿冲見和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323자 · 낭독 3.6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別來今幾日。曆草再榮落。思之不能飛。欝爾甘自縛。鄙吝漸萌芽。心神斗煩錯。瓊樹無由攀。似想姑射綽。苟幸後塵從。不博南面樂。君家禪雕龍。二陸名動洛。溫溫白眉良。愛日寒可却。憐我老草玄。環堵守寂寞。相見輒牽挽。聊慰文園涸。憶昨陪淸歡。窮日見淹泊。爲投留客轄。屢役指人杓。冥搜赤水珠。幽討靑丘雘。竹色綠環階。月華淸漏箔。得意各相忘。遣懷聊淺酌。多公似羊公。愛我如愛鶴。呼來肯氃氋。滿坐皆笑謔。

헤어진 지 이제 며칠인가 책력 풀이 두 번 피고 졌다 그리워도 날아갈 수 없어 답답하게 스스로 묶임을 달게 여긴다 인색한 마음이 점점 싹트고 마음과 정신이 문득 번거로이 어지럽다 구슬 나무를 붙잡을 길이 없어 고야산(姑射山)의 너그러움을 상상하는 듯하다 진실로 뒤 티끌을 따르는 다행이라면 남면(南面)하는 즐거움과도 바꾸지 않으리라 그대 집의 선(禪)은 용을 새기고 두 육씨(陸氏)의 이름이 낙양을 움직였다 따뜻하고 따뜻한 흰 눈썹의 어진 이여 해를 아끼니 추위를 물리칠 만하다 나를 가엾이 여기니, 늙도록 『태현경』을 초하고 좁은 담 안에서 적막을 지킨다 서로 보면 문득 끌어당겨 애오라지 문원(文園)의 마름을 위로한다 생각하니 지난번 맑은 기쁨을 모시고 온종일 머물게 하였다 손을 머물게 하려 비녀장을 던지고 자주 사람을 가리키는 국자를 부렸다 그윽이 적수(赤水)의 구슬을 찾고 그윽이 청구(靑丘)의 단청을 캐었다 대 빛이 푸르게 섬돌을 두르고 달빛이 맑게 발 사이로 샌다 뜻을 얻어 저마다 서로 잊고 회포를 풀려 애오라지 조금 마신다 고맙다, 공이 양공(羊公) 같아 나를 사랑하기를 학을 사랑하듯 한다 불러오면 어찌 깃을 늘어뜨리랴 자리에 가득한 이들이 다 웃고 농한다

협주 1

亞卿。趙相國季嗣。

아경은 조 상국의 막내아들이다.

我村如魏瓠。枵然憂□〔⿰⿱(眘-目)亐蒦〕落。口慙金人緘。學昧石室縛。儒冠二十年。一跌萬事錯。紛華黜子夏。淸淨師公綽。豈識鵬天遊。甘守蛙井樂。浪思張翰吳。未出賈誼洛。行藏難自謀。屢卜龜厭却。世味漸闌珊。宦情何索寞。沐公淸水池。困魚免焦涸。託公高樹枝。窮鳥知栖泊。我願學陽城。道上設甌杓。何曾效江淹。愧碧亦慙雘。本是氷鄕孫。蓬門不施箔。淸節那一移。貪泉寧百酌。欲奉壽山書。東峯待金鶴。此語勿輕傳。恐落儕輩謔。

내 어리석음이 위나라 박 같아 텅 비어 □락(落)함을 근심한다 입은 금인(金人)이 봉함에 부끄럽고 배움은 석실(石室)에 매임에 어둡다 선비 갓을 쓴 지 스무 해에 한 번 넘어지자 온갖 일이 어긋났다 어지럽고 화려함이 자하(子夏)를 물리치고 맑고 깨끗함으로 공작(公綽)을 스승 삼는다 어찌 붕새의 하늘 놀이를 알랴 개구리 우물의 즐거움 지키기를 달게 여긴다 부질없이 장한(張翰)의 오나라를 생각하고 가의(賈誼)의 낙양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나감과 숨음을 스스로 꾀하기 어려워 자주 점을 쳐 거북이 물리도록 하였다 세상 맛이 점점 시들해지니 벼슬 마음이 어찌 그리 쓸쓸한가 공의 맑은 못물에 목욕하니 곤한 물고기가 바싹 마름을 면하였다 공의 높은 나뭇가지에 의탁하니 궁한 새가 깃들 곳을 알았다 나는 양성(陽城)을 배우기를 바라 길 위에 사발과 국자를 벌여 두련다 언제 강엄(江淹)을 본받았으랴 푸름에 부끄럽고 단청에도 부끄럽다 본디 얼음 고장의 손자라 쑥대 문에 발을 치지 않는다 맑은 절개를 어찌 한 번인들 옮기랴 탐천(貪泉)을 어찌 백 번 떠 마시랴 수산(壽山)의 글을 받들려 하니 동쪽 봉우리에서 금 학을 기다린다 이 말을 가벼이 전하지 마라 동무들의 놀림에 떨어질까 두렵다

협주 1

時乞郡於相國。故云。

그때 상국에게 고을을 청하였으므로 이렇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