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년 오월, 사면을 하례하는 표문을 받들고 조정으로 가며 참례역에서 말을 갈아타고 짓다庚申五月。奉賀赦表朝天。遞馬參禮驛有作。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玉函封了蠅頭表。綺席聞吹鳳尾笙。宿醉昏昏馬頭睡。溪山十里夢中行。
옥 함에 파리머리 같은 잔글씨 표문을 봉하고 비단 자리에서 봉미 생황 부는 것을 들었다 어제 술이 남아 어릿어릿 말머리에서 졸다가 시내와 산 십 리를 꿈속에서 갔다
협주 1
記前日封表宴。
지난날 표문을 봉하던 잔치를 적었다.
此去長安二十郵。草平沙軟路悠悠。天門欲賀金雞赦。已覺眉頭喜氣浮。
여기서 서울까지 역참이 스물이라 풀이 평평하고 모래가 부드러워 길이 아득하다 하늘 문에 금 닭의 사면을 하례하려 하니 이미 눈썹 끝에 기쁜 기운이 뜸을 깨닫는다
협주 1
自此馹至京。凡二十馹。故參禮馹一名二十。
이 역참에서 서울까지 모두 스무 역참이다. 그래서 참례역을 「스물」이라고도 한다.
莫言作郡身如繫。已喜賓天路不遙。何羨神仙王鄴令。雙鳧飛向漢宮朝。
고을살이가 몸이 매인 듯하다 말하지 마라 이미 대궐로 가는 길이 멀지 않음을 기뻐한다 어찌 신선 같은 왕교(王喬) 업현 원을 부러워하랴 두 마리 오리가 한나라 궁궐 조회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