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어느 날, 일찍 서울을 떠나 전주로 가다가 도중에 상주에서 표문을 가지고 오는 선생을 만나 함께 양재역에 이르러 같이 묵으며 주다六月日。早發長安指全州。中路遇尙州持表先生。同至楊材驛。共宿贈之。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共乘飛傳指天涯。笑晤聊寬客裏悲。雨滴油衣元末着。風飄紗帽不勝攲。孤村淡淡人煙起。一路依依驛柳垂。綠酒三杯君莫讓。聖恩猶及旅行時。
함께 나는 역마를 타고 하늘가를 가리키며 웃고 이야기해 애오라지 나그네의 슬픔을 늦춘다 빗방울이 기름옷에 떨어져도 본디 붙지 않고 바람이 사모를 날려 기울어짐을 이기지 못한다 외딴 마을에 담담히 밥 짓는 연기가 일고 한 길에 아쉬운 듯 역참 버들이 드리웠다 푸른 술 석 잔을 그대는 사양하지 마라 임금의 은혜가 오히려 길 가는 때에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