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새끼를 얻다得黑貓兒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0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細細毛淺靑。團團眼深綠。形堪比虎兒。聲已懾家鹿。承以紅絲纓。餌之黃雀肉。奮爪初騰蹂。搖尾漸馴服。我昔恃家貧。中年不汝畜。衆鼠恣橫行。利吻工穴屋。齩齧箱中衣。離離作短幅。白日鬬几案。使我硯池覆。我甚疾其狂。欲具張湯獄。捷走不可捉。遶壁空追逐。自汝在吾家。鼠輩已收縮。豈唯垣墉完。亦保升斗蓄。勸爾勿素餐。努力殲此族。
가늘고 가는 털이 옅게 푸르고 둥글고 둥근 눈이 짙게 푸르다 모습은 범 새끼에 견줄 만하고 소리는 이미 집 안 쥐를 두렵게 한다 붉은 실 끈으로 받쳐 주고 참새 고기로 먹인다 발톱을 떨쳐 처음에는 뛰어 밟더니 꼬리를 흔들며 점점 길들여진다 나는 옛날 집이 가난함을 믿고 중년에 너를 기르지 않았다 뭇 쥐가 멋대로 횡행하여 날카로운 주둥이로 집에 구멍 내기를 잘하였다 상자 속 옷을 갉아 너덜너덜 짧은 조각을 만들었다 대낮에 책상에서 싸워 내 벼룻물을 엎지르게 하였다 나는 그 미친 짓을 몹시 미워해 장탕(張湯)의 옥사를 갖추려 하였다 날쌔게 달려 잡을 수 없어 벽을 두르며 부질없이 쫓았다 네가 내 집에 있은 뒤로 쥐 무리가 이미 움츠러들었다 어찌 담과 벽만 온전하랴 또한 한 되 한 말 쌓아 둔 것도 보전한다 너에게 권하노니 공밥을 먹지 말고 힘써 이 족속을 다 없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