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지가 찾아와 함께 마시고 크게 취해 주다全履之見訪。與飮大醉贈之。
我家計拙酒錢空。我客才高交契密。貌甚閑暇來座隅。忍把淸談空遣日。典我身上藍縷衣。換此一壺淸且溢。觥船屢倒興復酣。有如狂馬泛駕欲奔軼。振搖林木我放歌。倒瀉江湖君縱筆。歌雪憤兮麁聲長。筆洩怒兮猛勢逸。何者是賢愚。何者是得失。得者未必賢。麞頭鼠目翔貴秩。失者未必愚。瑰意琦行栖蓬蓽。吾儕齷齪何足言。如子雄豪取爵不可必。神龍未起逋龍昇。左道乘時直道黜。與子論平生。平昔欝膓醉後盡嘔出。撫劒起舞坐更飮。一杯一杯聊復一。
내 집은 살림이 서툴러 술값이 비었고 내 손은 재주가 높고 사귐이 친밀하다 모습이 몹시 한가로이 자리 모퉁이에 왔으니 차마 맑은 이야기로 부질없이 날을 보내랴 내 몸의 남루한 옷을 잡혀 이 한 병 맑고 넘치는 술과 바꾼다 술배를 자주 기울여 흥이 다시 무르익으니 미친 말이 멍에를 벗고 달아나려는 듯하다 숲의 나무를 흔들며 나는 마음껏 노래하고 강과 호수를 거꾸로 쏟듯 그대는 붓을 놀린다 노래로 분함을 씻으니 거친 소리가 길고 붓으로 노여움을 쏟으니 사나운 기세가 뛰어나다 어느 것이 어질고 어리석음이며 어느 것이 얻고 잃음인가 얻은 이가 반드시 어진 것은 아니니 노루 머리 쥐 눈이 귀한 자리에서 난다 잃은 이가 반드시 어리석은 것은 아니니 훌륭한 뜻과 아름다운 행실이 쑥대 사립에 깃든다 우리 무리의 옹색함이야 말할 것이 못 되나 그대 같은 호걸도 벼슬 얻기를 기필할 수 없다 신령한 용이 일어나기 전에 달아난 용이 오르고 그른 도가 때를 타고 곧은 도가 내쫓긴다 그대와 평생을 논하니 평소 답답하던 창자를 취한 뒤 다 게워 낸다 칼을 어루만지며 일어나 춤추다 앉아 다시 마시고 한 잔 한 잔 애오라지 다시 한 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