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초하루, 안화사에 노닐다 심방문에서 환벽정에 올라 서글피 느낌이 있어 밤에 당 선로의 방장에서 묵으며 백사십 자를 쓰다六月一日。遊安和寺。自尋芳門登環碧亭。悵然有感。夜宿幢禪老方丈。書一百四十字。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玉欄誰更葺。芝蓋不重遊。環碧雲空鎖。尋芳草正稠。畫簷欹縟翮。苔石臥蒼虬。園鹿遊臺榭。巖僧記冕旒。廢興餘老木。今古獨寒流。往事憑誰問。幽懷只自愁。好花嬌笑靨。啼鳥送歌喉。舊代仙蹤遠。中興王氣浮。烟花愜淸賞。山水入窮搜。吊往孤亭寂。尋眞一室幽。白蓮邀靖節。黃蘗引裴休。桂魄三更晝。松風六月秋。鍾聲敲樹外。人語落巖頭。萬景吟難盡。他年入夢不。
옥 난간을 누가 다시 손보며 지초 일산은 다시 노닐지 않는다 환벽정은 구름이 부질없이 잠갔고 심방문에 풀이 한창 빽빽하다 그림 처마에 화려한 날개가 기울고 이끼 낀 돌에 푸른 규룡이 누웠다 동산의 사슴이 대와 정자에 노닐고 바위의 중이 면류관을 기억한다 흥하고 망함에 늙은 나무가 남았고 예와 이제에 홀로 찬 물이 흐른다 지난 일을 누구에게 물으랴 그윽한 회포에 그저 스스로 시름겹다 좋은 꽃이 아리땁게 웃는 보조개요 우는 새가 노래하는 목청을 보낸다 옛 시대 신선의 자취가 멀고 중흥의 왕기가 떠 있다 안개 낀 꽃이 맑은 감상에 흡족하고 산과 물이 끝까지 찾음에 든다 지난 일을 조상하니 외로운 정자가 고요하고 참됨을 찾으니 한 칸 방이 그윽하다 흰 연꽃이 도정절(陶靖節)을 맞고 황벽(黃蘗)이 배휴(裴休)를 이끈다 달빛에 삼경이 낮 같고 솔바람에 유월이 가을 같다 종소리가 나무 밖에서 두드리고 사람 말이 바위 머리에 떨어진다 만 가지 경치를 읊어 다하기 어려우니 뒷날 꿈에 들어올까
협주 2
毅廟遊賞處。
의종이 노닐며 구경하던 곳이다.
有老僧自言。親見前朝來遊。
늙은 중이 있어 스스로 이르기를 앞 조정에서 와서 노닐던 것을 몸소 보았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