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1

화로를 안고 느낌이 있다擁爐有感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90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人莫逃陰陽。天地所役使。或令賤且窮。或使富而貴。旣關造物手。無怨亦無喜。此火石所化。此爐鐵所遂。火滅則縮身。火炎身復伸。區區火有無。縮伸不由人。旣莫避天數。甘作天之民。又爲物所制。此身安可珍。水火不焦濡。然後身迺眞。

사람은 음양을 벗어나지 못하니 하늘과 땅이 부리는 바다 혹 천하고 또 궁하게 하고 혹 넉넉하고 귀하게 한다 이미 조물주의 손에 매였으니 원망도 없고 또한 기쁨도 없다 이 불은 돌에서 나온 것이요 이 화로는 쇠로 이룬 것이다 불이 꺼지면 몸을 움츠리고 불이 타오르면 몸이 다시 펴진다 자잘한 불의 있고 없음에 움츠리고 폄이 사람에게 말미암지 않는다 이미 하늘의 운수를 피하지 못하니 하늘의 백성 되기를 달게 여긴다 또 사물에 제어되니 이 몸을 어찌 귀히 여기랴 물과 불에도 타거나 젖지 않아야 그런 뒤라야 몸이 참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