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4

문 장로와 박환고가 무궁화를 논한 것에 차운하다次韻文長老,朴還古論槿花。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91자 · 낭독 1.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長老文公,東皐子朴還古。各論槿花名。或云無窮。無窮之意。謂此花開落無窮。或云無宮。無宮之意。謂昔君王愛此花。而六宮無色。各執不決。因探樂天詩。取其韻各賦一篇。亦勸予和之。

장로 문공과 동고자 박환고가 각기 근화(槿花)의 이름을 논하였다. 하나는 무궁(無窮)이라 하니, 무궁의 뜻은 이 꽃이 피고 지는 것이 끝이 없음을 이른다. 하나는 무궁(無宮)이라 하니, 무궁의 뜻은 옛날 임금이 이 꽃을 사랑하여 육궁(六宮)이 빛을 잃었음을 이른다. 각기 고집하여 결말이 나지 않았다. 이에 백낙천의 시를 찾아 그 운을 취해 각기 한 편씩 지었다. 또 나에게도 화답하기를 권하였다.

협주 1

并序

서를 아우르다.

槿花之二名。發自吾二友。滯一各不移。若尙左尙右。我將試新勇。兩敵破一手。嘗聞古之人。戱韭以爲九。宮窮亦似戱。初傳自誰口。予獨立可斷。如辨醇醨酒。此花片時榮。尙欠一日久。人嫌似浮生。不忍見落後。反以無窮名。儻可無窮有。二子聞之驚。闔吻如閉牖。我說誠有憑。問君肯之否。如將移諸朝。亦可言亥首。

근화의 두 이름은 내 두 벗에게서 나왔네 하나에 막혀 각기 옮기지 않으니 왼쪽을 높이고 오른쪽을 높이는 것 같네 내 새 용기를 시험하여 두 적수를 한 손에 깨뜨리려 하네 일찍이 들으니 옛사람이 부추 구(韭) 자를 장난삼아 아홉 구(九) 자라 하였다지 궁(宮)이니 궁(窮)이니 하는 것도 장난 같으니 처음에 누구의 입에서 전해졌는가 나 홀로 서서 판가름할 수 있으니 진한 술과 묽은 술을 가리듯 하리 이 꽃은 잠깐 피어 하루도 오래가지 못하네 사람들은 뜬 삶과 같음을 싫어하여 진 뒤를 차마 보지 못하네 도리어 무궁이라 이름 지었으니 혹 끝없이 있게 하려 함인가 두 사람이 듣고 놀라 입을 다물기를 창문 닫듯 하네 내 말에 참으로 근거가 있으니 그대에게 묻노니 수긍하는가 만일 이것을 조정에 옮긴다면 또한 「해수(亥首)」라 말할 만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