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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蛛網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39자 · 낭독 1.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蜘蛛乘秋候。緣霤工織網。蠏足行掛絲。疾若梭來往。兒童黏以竿。遺片隨風颺。須臾復結成。纖細不堪望。飛蟬誤見絓。空作繰車響。胡蝶亦來縈。翻翻徒自强。我本疾網蟲。呼奴釋且放。凡有血氣者。口腹誰不養。大則虎與熊。擇獸行舐掌。小則鷄與𮬾。啄蟲於糞壤。若此非一類。胡獨憎爾狀。機巧吾所忌。汝巧誰與伉。吐絲細於蠶。不惜腹中纊。以此引癡蟲。焉得不見誑。

거미가 가을철을 타서 처마를 따라 그물 짜기에 공교롭네 게 다리 같은 발로 다니며 실을 걸치니 빠르기가 북이 오가는 듯하네 아이들이 장대로 걷어 붙이니 남은 조각이 바람 따라 날리네 잠깐 사이에 다시 얽어 이루니 가늘어서 바라보기도 어렵네 나는 매미가 잘못 걸려 부질없이 물레 소리를 내네 나비도 와서 얽히어 펄떡펄떡 부질없이 몸부림치네 나는 본디 그물 치는 벌레를 미워하여 종을 불러 풀어 놓아 주게 하네 무릇 혈기 있는 것이라면 뉘라서 입과 배를 기르지 않으랴 크게는 범과 곰이 짐승을 가려 잡고 발바닥을 핥으며 작게는 닭과 병아리가 거름 흙에서 벌레를 쪼네 이런 것이 한둘이 아닌데 어찌 유독 네 꼴만 미워하는가 꾀와 공교로움은 내가 꺼리는 바인데 네 공교로움은 누가 겨루랴 실을 토함이 누에보다 가늘고 뱃속의 솜을 아끼지 않네 이것으로 어리석은 벌레를 꾀니 어찌 속임을 당하지 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