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4

안화사 당 선사를 찾으니 선사가 한 편 짓기를 청하다訪安和寺幢禪師。師請賦一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40자 · 낭독 1.5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靑山眞故人。似喜幽人至。來時貺淸景。風日正妍媚。到山未云幾。蕭簫雨聲美。散髮臥風軒。一場雷鼾鼻。起視復澄霽。木末掛䂓燬。鳴蟬翳葉嘒。鬪雀爭枝墮。衲僧手煎茶。誇我香色備。我言老渴漢。茶品何暇議。七垸復七垸。要涸巖前水。是時秋初交。殘暑未云弭。當午雖敲蒸。晚涼聊可喜。靑瓜嚼水精。氷液寒侵齒。碧桃雙頰紅。嚼罷堪祛睡。偃仰自忘還。玆遊眞適意。

푸른 산은 참으로 오랜 벗이라 그윽한 이가 오는 것을 기뻐하는 듯하네 올 때 맑은 경치를 주니 바람과 볕이 마침 곱고 아리땁네 산에 이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쓸쓸한 빗소리가 아름답네 머리를 풀고 바람 부는 마루에 누워 한바탕 우레 같은 코를 골았네 일어나 보니 다시 활짝 개어 나무 끝에 무지개가 걸렸네 우는 매미는 잎에 가려 맴맴거리고 다투는 참새는 가지를 다투다 떨어지네 납의 입은 중이 손수 차를 달여 향과 빛이 갖추어졌다고 나에게 자랑하네 내 말하기를 늙어 목마른 사내가 차의 품등을 따질 겨를이 어디 있으랴 일곱 사발에 다시 일곱 사발 바위 앞 물을 말리려 하네 이때 가을이 갓 들었으나 남은 더위가 아직 그치지 않았네 한낮엔 찌는 듯하지만 저녁 서늘함이 그런대로 기쁘네 푸른 외를 씹으니 수정 같아 얼음 즙이 차갑게 이에 스미네 푸른 복숭아는 두 뺨이 붉어 다 씹고 나면 졸음을 쫓을 만하네 누웠다 일어났다 하며 절로 돌아갈 것을 잊으니 이 놀이가 참으로 뜻에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