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승제 인경이 규 선사가 귀일 상인의 늙은 노송 병풍을 준 것을 사례한 시에 차운하다 두 수次韻金承制仁鏡謝規禪師贈歸一上人所畫老檜屛風二首
1첫째 수
吳師寫檜眞寫生。颼颯似欲生淸風。自言人欲狀海錯。十年先作釣魚翁。吾於畫檜非苟學。白首棲山所以工。松身柏葉深得妙。始知吳老言之公。我亦飽看吳老筆。望如老賈知西東。禪師所蓄尤奇絶。紛紛俗畫渾掃空。侯門子弟費金帛。求之不得計已窮。緣公獨是蕭洒人。一朝輟送書軒中。不然世俗安得藏。如以韶濩奏於聾。願公享壽如此樹。不待鍊藥顔還童。
오 화백이 노송을 그린 것은 참으로 살아 있는 것을 그렸으니 쏴 하고 맑은 바람이 일 듯하네 스스로 말하기를 사람이 바닷것을 그리려면 열 해 동안 먼저 고기 낚는 늙은이가 되어야 한다 하고 내가 노송을 그리는 것은 구차히 배운 것이 아니라 흰머리로 산에 깃들었기에 능한 것이라 하네 솔의 몸에 잣나무 잎이 묘를 깊이 얻었으니 비로소 오 노인의 말이 공정한 줄 알겠네 나 또한 오 노인의 붓을 실컷 보아 바라보면 늙은 장사치가 동서를 아는 것 같네 선사가 간직한 것은 더욱 기이하고 빼어나 어지러운 속된 그림을 온통 쓸어 없애네 후문(侯門)의 자제들이 금과 비단을 허비하여 구하려 해도 얻지 못해 계책이 이미 다했네 공이 홀로 소탈한 사람인 까닭에 하루아침에 서재로 떼어 보냈네 그렇지 않으면 세속이 어찌 간직하랴 마치 「소」와 「호」를 귀머거리에게 연주하는 것 같으리 원컨대 공은 이 나무처럼 수를 누리시어 약을 달이지 않고도 얼굴이 아이로 돌아가시기를
2둘째 수
古來論畫貴松柏。愛有蕭然君子風。昆松弟柏是曰檜。亦似偃蹇蒼髥翁。江南山人喜寫松。晚年畫檜又㝡工。師從何處得此本。寄與天上鷄林公。鷄林學士襟韻古。玉立淸標映海東。吾師有意表貞節。贈之不惜方丈空。鷄林得畫喜不寐。面壁吟賞心無窮。作詩模狀又勝畫。攙天萬丈生胸中。金聲擲處側我耳。聳聽不覺驚披聾。看詩諷味如見畫。何必親對靑童童。
예로부터 그림을 논할 때 솔과 잣을 귀히 여겼으니 쓸쓸한 군자의 풍모가 있음을 사랑해서네 솔이 형이요 잣이 아우인 것을 회(檜)라 하니 또한 우뚝한 푸른 수염 늙은이 같네 강남 산인이 솔 그리기를 좋아하더니 만년엔 노송을 그리는 것이 또 가장 능하네 선사는 어디서 이 그림을 얻어 하늘 위 계림공에게 부쳤는가 계림 학사는 흉금과 운치가 예스러워 옥처럼 서서 맑은 표지가 해동을 비추네 우리 선사가 뜻이 있어 곧은 절개를 드러내려고 방장이 비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고 주었네 계림공이 그림을 얻고 기뻐 잠 못 이루어 벽을 마주해 읊고 감상하니 마음이 끝없네 시를 지어 모양을 그린 것이 또 그림보다 나아 하늘을 찌르는 만 길이 가슴속에 생겼네 쇳소리를 던지는 곳에 내 귀를 기울이니 곧추 듣다가 어느새 놀라 귀먹은 것이 열리네 시를 보고 음미하니 그림을 보는 듯하니 어찌 반드시 푸르디푸른 것을 몸소 마주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