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에 놀며 짓다遊天磨山有作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入山迷路墮叢薄。空谷幽花自開落。深溪流水山半脚。絶壁孤雲天一握。跳上巉巖幾百尺。身行木末爭猿玃。戟巖攢鍔欲誰格。鼓石無聲那得咢。風吹俗面似掃掠。谷答人聲如唯諾。初從石徑行犖確。旋向松扉敲剝啄。山僧出門笑迎客。貌古松頭千歲鶴。困臥松軒山月白。煎茶不問巖泉涸。我樂忘憂師大噱。本自無憂誰是樂。明朝共蠟阮孚屐。何必更買桃椎屩。
산에 들어 길을 잃고 덤불에 떨어지니 빈 골짜기 그윽한 꽃이 절로 피고 지네 깊은 시내 흐르는 물은 산의 반 다리요 절벽의 외로운 구름은 하늘 한 줌일세 깎아지른 바위 몇백 자를 뛰어오르니 몸이 나무 끝을 다녀 잔나비와 다투네 극암(戟巖)은 칼날을 모아 뉘를 치려 하는가 북바위는 소리가 없으니 어찌 두드려 울리랴 바람이 속된 얼굴에 불어 쓸어 내는 듯하고 골짜기가 사람 소리에 답해 「예예」 하는 듯하네 처음엔 돌길을 따라 울퉁불퉁 걷다가 이내 솔 사립으로 가서 똑똑 두드리네 산승이 문을 나서 웃으며 손을 맞으니 모습이 예스러워 솔 끝의 천 년 학 같네 고단해 솔 마루에 누우니 산달이 희고 차를 달이느라 바위 샘이 마르는 것도 묻지 않네 내가 즐거워 시름을 잊었다 하니 선사가 크게 웃으며 본디 시름이 없거늘 무엇이 즐거움이냐 하네 내일 아침 함께 완부(阮孚)의 나막신에 밀을 먹이면 그만이지 어찌 다시 도추(桃椎)의 짚신을 사랴
협주 2
白巖如戟人號戟巖。
흰 바위가 창 같아 사람들이 극암이라 부른다.
有石如鼓。
북 같은 바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