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들에서 즉흥으로東郊卽事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三尺藍輿取次行。池南池北稱幽情。黑雲將雨環山過。綠麥搖風際岸平。出沒游魚欺白鷺。高低輕燕護黃鶯。野庵不敢鼓門訪。恐使閑人費送迎。
석 자 남여를 타고 차례로 가니 못 남쪽 못 북쪽이 그윽한 정취에 맞네 검은 구름은 비를 몰고 산을 둘러 지나고 푸른 보리는 바람에 흔들려 언덕까지 평평하네 나왔다 잠겼다 하는 물고기는 흰 해오라기를 속이고 높이 낮이 나는 가벼운 제비는 꾀꼬리를 지켜 주네 들 암자는 감히 문을 두드려 찾지 못하니 한가한 사람을 보내고 맞느라 수고롭게 할까 두려워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