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못가에서初秋池上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才開碧沼謀淸暑。一葉秋聲意已闌。何事閑禽猶苦熱。日斜偸浴淺流寒。
푸른 못을 겨우 파서 더위 식힐 꾀를 했는데 잎 하나에 가을 소리가 나니 뜻이 이미 시들해졌네 무슨 일로 한가한 새는 아직도 더위에 괴로워하여 해 기울 무렵 몰래 얕고 찬 물에 목욕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