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에 작은 못을 파다舍後開小池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利鑿斵巖根。泳漿湧罅隙。於焉始開井。抷飮眞甘液。流泒濫如觴。曲折隨所適。去井十許步。闢池長一席。始得渟其流。涵涵漾寒碧。非欲備觀游。洩水聊可惜。盛暑浴淸瀾。亦省汲引役。兒童眞好事。雚葦被其側。我笑命去之。此意非乃測。
날카로운 끌로 바위뿌리를 쪼니 헤엄치는 물이 틈에서 솟네 이에 비로소 우물을 열어 움켜 마시니 참으로 단 물이네 흐르는 갈래가 술잔만큼 넘쳐 굽이굽이 가는 대로 따르네 우물에서 열 걸음쯤 떨어진 곳에 자리 하나 길이만 한 못을 열었네 비로소 그 흐름을 고이게 하니 넘실넘실 차고 푸른 빛이 일렁이네 구경거리를 갖추려는 것이 아니라 물을 흘려버리는 것이 아까웠을 뿐이네 한여름엔 맑은 물결에 목욕하고 또한 물 긷는 수고도 덜겠네 아이들이 참으로 일 만들기를 좋아하여 물억새와 갈대를 그 곁에 덮었네 나는 웃으며 없애라 하였으니 이 뜻은 아이들이 헤아릴 바가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