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8

정유년 유월 열여드렛날 큰비가 내려 사람과 짐승과 집을 떠내려 보내니, 정승 노릇이 볼품없음을 스스로 탄식하여 동료인 이 정승에게 보이다丁酉六月十八日大雨。漂人物家戶。自嘆爲相無狀。示同寮李相。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56자 · 낭독 0.6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첫째 수

謬參丞相自猶嘲。手拙難於鼎味調。燮理五年何所得。霪霖一夕百家漂。

그릇되이 승상에 끼어 스스로 오히려 비웃으니 손이 서툴러 솥의 맛을 고르기 어렵네 다섯 해를 조섭하고 다스려 무엇을 얻었기에 장맛비 하룻밤에 백 집이 떠내려갔는가

2둘째 수

不是朝廷也乏材。吾儕僥倖忝鈞台。未知殷相爲霖用。反致人家墊沒災。

조정에 인재가 모자란 것이 아닌데 우리들이 요행으로 정승 자리를 더럽혔네 은나라 재상이 장맛비의 쓰임이 된 줄은 모르고 도리어 남의 집이 물에 잠기는 재앙을 불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