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열두째 달에 임금과 신하가 맹세하여 아뢰는 글辛卯十二月日。君臣盟告文。
右下土臣某等。熏沐齋戒。謹頓首再拜。哀龥于皇天上帝及一切靈官。夫禍福無門。惟人所召。今者以臣等不肖之故。天降喪亂于國家。彼達旦之頑種。無故犯境。殘敗我邊鄙。殺戮我人民。侵淫至于京畿。騰蹂四郊。如虎擇肉。民之被劫物故者。狼籍于道。君臣思所以捍禦之計。倉惶罔知所圖。但把膝環顧。長大息而已。且達旦嘗有恩於我耳。非有所憾者。而一旦更加殘虐如此。豈偶然者耶。向所謂臣等不肖所致然也。噫。旣往不可追。庶幾從此已後。勿復行非法之事。以此請命于上天。天若不甚處劉我國。則其終忍而不矜耶。所可得行而爲戒者。備載于文底。盟于上天。惟帝其鑑之。
아래 땅의 신 아무들은 향을 쬐고 목욕하고 재계하여 삼가 머리를 숙여 두 번 절하고, 하늘의 상제와 모든 영관(靈官)께 슬피 부르짖어 아룁니다.
무릇 재앙과 복은 들어오는 문이 따로 없고 오직 사람이 부르는 것입니다. 이제 신들이 어리석은 탓으로 하늘이 나라에 죽음과 어지러움을 내리셨습니다. 저 달단(達旦)의 완악한 종족이 까닭 없이 경계를 침범하여 우리 변방을 부수고 우리 백성을 죽였습니다. 차츰 번져 서울 가까이에 이르러 사방 들을 짓밟으며 범이 고기를 고르듯 하였습니다. 백성 가운데 약탈당하고 죽은 이가 길에 어지러이 널렸습니다. 임금과 신하가 막아 낼 계책을 생각하나 허둥지둥 꾀할 바를 몰라, 다만 무릎을 안고 둘러보며 길게 한숨지을 뿐입니다.
또 달단은 일찍이 우리에게 은혜가 있었을 뿐 서운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이토록 모질게 해치니 어찌 우연한 일이겠습니까. 앞서 이른 대로 신들이 어리석어 이르게 된 것입니다.
아, 지나간 일은 쫓을 수 없으니, 바라건대 이제부터 뒤로는 다시 법 아닌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이로써 하늘에 명을 청합니다. 하늘이 만일 우리나라를 몹시 베어 없애려 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끝내 참고 불쌍히 여기지 않으시겠습니까. 행할 수 있어 경계로 삼을 것은 글 아래에 갖추어 실어 하늘에 맹세하오니, 상제께서는 살펴 주소서.
협주 1
其所戒有十二條。於此不錄。
경계할 일이 열두 조목인데 여기에는 싣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