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25

낙산 관음보살 배 안에 든 것을 고쳐 갖추는 글洛山觀音腹藏修補文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267자 · 낭독 2.4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2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云云。洪惟東海之濱洛山之上。有一勝境。淸淨無塵。水月睟相。於是乎寄焉。嗟乎。憬彼頑戎。無知莫甚。方其橫行冠掠也。至於佛宇梵相。無不被其殘毀者。我大聖尊軀亦爾。雖形體僅存。而腹中之珍藏。盡爲搜露散頓。枵然其空矣。且至人境界。本絶盈虛消息之理。則金剛眞體。寧且有毀滅耶。然在凡夫所覩。得不愴然傷心哉。況如弟子者。仰止之心。自昔滋切。乃今聞腹藏潰散之事。能不倍痛於人。而勇爲之補理耶。是用挨舊所藏。謹備心圓鏡二事及五香五藥色絲錦囊等衆緣。以充其服。完而復之。與昔無損。庸何傷乎。所願者云云。弟子頓首扣顤。仍以短頌贊之云。

운운. 크게 생각하니 동해 물가 낙산(洛山) 위에 한 뛰어난 곳이 있어 맑고 깨끗하여 티끌이 없으니, 물에 비친 달처럼 환한 모습이 여기에 붙어 계십니다.

아, 저 완악한 오랑캐는 무지함이 이보다 심할 데가 없습니다. 그들이 멋대로 다니며 노략질할 때에 절집과 부처의 모습까지 그 부서짐을 입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우리 큰 성인의 높은 몸도 그러하여, 형체는 겨우 남았으나 뱃속에 간직한 보배는 다 뒤져 내어 흩어 버려 텅 비었습니다.

또 지극한 이의 경계는 본디 차고 비고 줄고 늘어나는 이치가 끊겼으니, 금강의 참몸이 어찌 부서져 없어지겠습니까. 그러나 예사 사람의 눈에는 슬퍼 마음 아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저 같은 제자는 우러르는 마음이 예부터 더욱 간절하였습니다. 이제 뱃속에 간직한 것이 흩어졌다는 일을 듣고 남보다 배나 아프지 않을 수 있으며, 날래게 고쳐 갖추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옛 간직한 것을 살펴 삼가 심원경(心圓鏡) 두 벌과 다섯 향과 다섯 약과 색실과 비단 주머니 따위 여러 가지를 갖추어 그 배 안을 채웠습니다. 온전히 하여 되돌리니 옛과 다름이 없으니 무엇을 상하겠습니까. 원하는 바는 운운. 제자는 머리를 숙이고 이마를 조아리며, 이어 짧은 게송으로 기립니다.

협주 2

幷頌○代崔相國行。今晉陽侯也。

게송을 함께 붙였다. 최상국(崔相國)을 대신하여 행하였으니 지금의 진양후(晉陽侯)다.

以充其服 — 저본은 服이나 腹(배)의 잘못으로 본다. 글 제목이 腹藏修補文이다. ― 옮긴이

究竟不毀。金剛眞身。外之像設。成毀由人。人非一類。或敬或侮。彼侮而殘。我敬而補。如月斯缺。未幾復全。凡百士女。一心歸虔。

끝내 부서지지 않는 금강의 참몸 바깥에 세운 모습은 이루고 부숨이 사람에 달렸네 사람은 한 가지가 아니어서 공경도 하고 업신여기기도 하네 저들은 업신여겨 부수고 나는 공경하여 고치네 달이 이렇게 이지러져도 오래지 않아 다시 차듯 온 나라 남녀들이여 한마음으로 정성껏 돌아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