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지은 것을 이어 짓다續夢中作
乙亥三月日。夢遊深山。迷路至一洞。樓臺明麗頗異。問傍人云。是何處也。曰。仙女臺也。俄有美女六七人開戶出迎。入座苦請詩。予卽唱云。路入玉臺呀碧戶。翠娥仙女出相迎。女等頗不肯之。予雖未知其故。遽改曰。明眸皓齒笑相迎。始識仙娥亦世情。女等請續下句。予讓於女等。有一女續之云。不是世情能到我。爲憐才子異於常。予曰。神仙亦誤押韻耶。遂拍手大笑。因破夢追續之。
을해년 삼월 어느 날, 꿈에 깊은 산에 노닐다가 길을 잃고 한 골짜기에 이르렀다. 누대가 밝고 고와 자못 남달랐다. 곁의 사람에게 「여기가 어디인가」 물으니 「선녀대(仙女臺)입니다」 하였다.
이윽고 아름다운 여인 예닐곱이 문을 열고 나와 맞이하였다. 자리에 들자 굳이 시를 청하기에 내가 곧 읊기를 「길은 옥대(玉臺)로 들어 푸른 문이 활짝 열리니, 고운 눈썹의 선녀가 나와 맞이하네」 하였다. 여인들이 자못 그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나는 그 까닭을 알 수 없었으나 얼른 고쳐 「맑은 눈 흰 이로 웃으며 맞이하니, 선녀도 세상 정이 있음을 비로소 알겠네」 하였다. 여인들이 아랫구를 이어 달라 청하기에 내가 여인들에게 사양하니, 한 여인이 이어 읊기를 「세상 정이 나에게 이를 수 있어서가 아니라, 재주 있는 이가 남다름을 어여삐 여겨서라오」 하였다.
내가 「신선도 운(韻)을 잘못 다는가」 하고는 마침내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 그 바람에 꿈이 깨어 이어 짓는다.
협주 1
幷序
서(序)를 아울러 붙인다.
明眸皓齒笑相迎。始識仙娥亦世情。一句才成驚破夢。故留餘債約尋盟。
맑은 눈 흰 이로 웃으며 맞이하니 선녀도 세상 정이 있음을 비로소 알겠네 한 구절 겨우 이루자 놀라 꿈이 깨었으니 짐짓 남은 빚을 두어 다시 만날 약속을 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