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사(大王寺) 문(文) 스님이 숯을 보내 준 것을 붓 달려 사례하다走筆謝大王寺文師送炭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臘天銖炭價超翔。千里殷勤寄草堂。不獨炙炎柔手足。感他熏酒暖於湯。
섣달 하늘에 숯은 한 푼어치도 값이 치솟는데 천 리 길에 은근히 초가로 부쳐 주셨네 불기운이 손발을 녹여 줄 뿐 아니라 술을 데우니 끓인 물보다 따뜻하여 고맙네
邇來方墮寒氷獄。吒吒波波忍可堪。忽荷德人恩煦物。滿家和暖似春酣。
요즈음은 바로 찬 얼음 지옥에 떨어져 덜덜 떨며 어찌 견디랴 하였네 문득 덕 있는 이가 만물을 따뜻이 하는 은혜를 입어 온 집 안이 화창하여 봄이 무르익은 듯하네
年年貺炭色如䃜。喜及寒兒與凍妻。算得重恩如嶽峻。賽期遐壽與天齊。
해마다 주시는 숯은 빛이 검은 옥돌 같아 그 기쁨이 추운 아이와 언 아내에게까지 미치네 헤아려 보니 거듭된 은혜가 산처럼 높으니 갚기를 기약함은 오랜 수명이 하늘과 나란하시라는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