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스무이렛날, 꿈에 푸른 대를 깎아 붓대를 만들었는데 그 수를 알 수 없었다. 이것은 무슨 조짐인가, 시로 적는다九月二十七日。夢削靑竹作筆管。不知其數。是何祥耶。以詩記之。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夢中自削碧琅玕。作管千千提復弄。江淹五色筆可還。反見紀君靑鏤夢。朝廷制作已無心。更事文章老安用。
꿈속에서 스스로 옥 같은 푸른 대를 깎아 붓대를 천 개 만 개 만들어 들고 또 만지작거렸네 강엄(江淹)의 오색 붓을 돌려받을 만한가 도리어 기군(紀君)이 푸른 붓을 받던 꿈을 보았네 조정의 글 짓는 일에는 이미 마음이 없으니 다시 문장을 일삼은들 늙은이가 어디에 쓰랴
협주 1
予欲乞退。故云。
내가 물러나기를 청하려 하므로 그렇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