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이튿날 이 평장사가 내가 감을 보내며 지은 시 세 수에 화답하고, 또 지난해 가을 칠월에 중서성 벽에 쓴 시 한 수에 화답하여 몸소 찾아와 주기에 다시 차운하여 답하다正月二日。李平章和予餉柿詩三首。又和予去年秋七月題中書壁上詩一首。親訪見贈。復次韻奉答。
眼凡那辨物精麤。納約微誠儻肯無。聞有嗜芹曾獻貴。此人誰是卽今吾。
범상한 눈이 어찌 물건의 곱고 거침을 가리랴 조촐하게 드린 작은 정성을 혹 받아 주시려나 미나리를 좋아해 귀한 이에게 바쳤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사람이 누구인가 하면 바로 지금의 나일세
협주 1
仁植
인식(仁植)
矍鑠眞同老將麤。宣威沙漠似君無。身兼文虎功名重。冷淡儒冠却愧吾。
정정하기가 참으로 늙은 장수처럼 굳세니 사막에 위엄을 떨칠 이로 그대만 한 사람 없네 몸에 문무를 겸하여 공명이 무거운데 쓸쓸한 선비 갓을 쓴 나는 도리어 부끄럽네
협주 1
右一前意
위는 첫째 수로 앞의 뜻이다.
病裏猶披野服麤。形容與舊略同無。誰知兩府雙朱轂。騶哄盈門忽訪吾。
병중이라 거친 베옷을 걸친 채였고 모습이 옛날과 대충 같기나 한지 뉘 알았으랴 중서문하성과 추밀원 두 관부(兩府)의 붉은 수레 둘이 벽제 소리로 문을 메우며 문득 나를 찾을 줄을
협주 3
右二
위는 둘째 수다.
予病中對以常服。
내가 병중이라 평상복으로 맞았다.
時與李樞副同訪。
그때 이 추밀부사와 함께 찾아왔다.
支體尫殘首皓皤。腋扶華省厚顔多。此時已有歸休志。公獨先知意奈何。
팔다리는 약하고 머리는 새하얀데 부축을 받고 재상의 관청에 드니 낯 두꺼움이 많았네 이때 이미 돌아가 쉬려는 뜻이 있었는데 공만이 홀로 먼저 알았으니 어찌하랴
협주 3
右三謝訪
위는 셋째 수로 찾아 준 것에 사례한 것이다.
壁上詩雖末句略含退意。猶不顯言。公見詩卽知。更不入省。
벽에 쓴 시는 끝 구에 물러날 뜻을 조금 담았을 뿐 드러내 말하지는 않았는데, 공은 시를 보고 곧 알아채고 다시는 성(省)에 들어오지 않았다.
右和中書壁上詩
위는 중서성 벽에 쓴 시에 화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