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3

백낙천(白樂天)의 「집에 있으면서 출가하다」에 차운하다次韻白樂天在家出家詩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56자 · 낭독 0.6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端坐觀空萬慮澄。老禪肌骨髮唯仍。在家未礙先成佛。披毳何須要作僧。自始腰拋丞相印。迴看心有祖師燈。箇中一段堪嘲事。妻置盃呼忽錯噟。

단정히 앉아 공(空)을 보니 온갖 생각이 맑아지고 늙은 선객의 살과 뼈에 머리털만 그대로 남았네 집에 있어도 먼저 부처 이루는 데 거리낌이 없으니 털옷을 걸쳐야만 중이 되랴 허리에서 승상의 도장을 던져 버린 뒤로 돌아보니 마음에 조사(祖師)의 등불이 있네 그 가운데 한 가지 우스운 일이 있으니 아내가 잔을 놓고 부르면 문득 잘못 대답하는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