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당화를 논하여 이 소경에게 부치다論地棠花寄李少卿
世號地棠花者。其花穠黃可愛。未知古人詩集中是何花也。有賦之者耶。又未識世之所稱之意。豈字之或訛耶。因作詩一絶云云。明日。君見訪。予以此言之。君曰。予所聞者。昔君王之選花。帝所留者曰御留。時此花見黜。故名黜壇。予曰。予亦似有所見而未詳者。幾乎予所言而有異也。俱不可的信。今皆不取。以別意釋之。有以慰花之見擯之意耳。
세상에서 「지당화(地棠花)」라 부르는 것은 그 꽃이 짙게 누르러 사랑스럽다. 옛사람의 시집 가운데 이것이 어떤 꽃인지, 읊은 이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또 세상에서 일컫는 뜻도 알지 못하니 아마 글자가 잘못 전해진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절구 한 수를 지었다.
이튿날 그대가 찾아왔기에 내가 이 말을 하였더니 그대가 말하기를 「내가 들은 바로는, 옛날 임금이 꽃을 고를 때에 임금이 남겨 둔 것을 「어류(御留)」라 하였는데 그때 이 꽃이 내쳐졌으므로 「출단(黜壇)」이라 이름한 것이오」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나도 본 듯하나 자세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내가 말한 것과 거의 같으면서도 다르오. 둘 다 딱히 믿을 수 없으니 이제 다 취하지 않고 다른 뜻으로 풀어, 꽃이 내쳐진 것을 위로하는 뜻이나 두려 하오」 하였다.
협주 2
需○幷序
수(需)이다. ○ 서문을 아울러 싣는다.
詩見上。
시는 앞에 보인다.
地棠地棠是何花。命名之意又如何。將名索實了無謂。恐此二字傳之訛。人間花卉何物不由地。而於地也偏擧似。色與海棠棠棣略不侔。稱之以棠亦非是。君言伊昔君王乘政閑。養花壇上選花看。帝所留者是御留。此花見黜名黜壇。我言御留紅淡又且一時零。不及穠黃竟夏開盈盈。彼豈獨留此被擠。無奈聞者或未精。君不見漢宮却座愼夫人。本非上意未可妨其親。又不見譴還私第楊貴妃。未幾復召寵愛日逾新。花嬌不愧二妃色。何必便爲君所斥。黃中正色正合人君觀。我願移之上林植。龍顔賞詠鏘天韻。侍臣爭和筆落如風迅。狀渠姿態無遺妍。爲雪當年曾見擯。
지당화야 지당화야 너는 무슨 꽃이냐 이름 지은 뜻은 또 어떠하냐 이름을 가지고 실상을 찾으면 도무지 말이 되지 않으니 아마 이 두 글자가 잘못 전해진 것이리라 세상의 꽃과 풀 가운데 어느 것이 땅에서 나지 않으랴 그런데 유독 땅을 들어 이르는 듯하네 빛깔은 해당(海棠)이나 당체(棠棣)와도 도무지 같지 않은데 「당(棠)」이라 일컫는 것도 옳지 않네
그대는 말하기를 옛날 임금이 정사가 한가할 때 꽃 기르는 단 위에서 꽃을 골라 보았는데 임금이 남긴 것이 「어류」요 이 꽃은 내쳐졌으므로 「출단」이라 한다 하네 나는 말하노니 어류는 붉기가 옅고 또 한때에 지고 마니 짙게 누르러 여름 내내 흐드러지게 피는 이 꽃만 못하네 저것이 어찌 홀로 남고 이것이 밀려났으랴 어쩌면 들은 이가 자세하지 못한 것이리라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한나라 궁에서 자리를 물린 신부인(愼夫人)을 본디 임금의 뜻이 아니었으니 그 가까움을 막지는 못하였네 또 보지 못하였는가 집으로 쫓겨 돌아간 양귀비(楊貴妃)를 오래지 않아 다시 불러 사랑이 날로 새로웠네 꽃의 아리따움이 두 비의 빛깔에 부끄럽지 않으니 어찌 곧 임금에게 내쳐질 것이랴 누런빛은 가운데의 바른 빛이라 임금이 보기에 꼭 맞으니 나는 이 꽃을 상림원(上林苑)에 옮겨 심었으면 하네 용안이 감상하여 읊으시면 하늘의 가락이 쟁쟁하고 모시는 신하들이 다투어 화답하여 붓 떨어짐이 바람처럼 빠르리라 그 자태를 그려 고운 것을 남김없이 하여 그해에 내쳐졌던 일을 씻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