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4

집 남새밭 여섯 가지를 읊다家圃六詠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6 · 한자 168자 · 낭독 1.8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오이

園苽不灌亦繁生。黃淡花間葉間靑。最愛蔓莖無脛走。勿論高下掛瑤甁。

동산의 오이는 물을 주지 않아도 무성히 자라 옅은 누른 꽃 사이로 잎이 푸르네 가장 어여쁜 것은 덩굴이 다리도 없이 뻗어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옥병 같은 열매를 달아 놓는 것이네

협주 1

위는 오이이다.

2가지

浪紫浮紅奈老何。看花食實莫如茄。滿畦靑卵兼赬卵。生喫烹甞種種嘉。

부질없이 자줏빛 붉은빛을 띤들 늙는 것을 어이하랴 꽃도 보고 열매도 먹기로는 가지만 한 것이 없네 두둑 가득 푸른 알에 붉은 알까지 날로 먹고 삶아 맛보니 가지가지가 좋네

협주 1

右苽

위는 가지이다.

3순무

得醬尤宜三夏食。漬塩堪備九冬支。根蟠地底差肥大。最好霜刀截似梨。

장을 얻으면 한여름에 먹기에 더욱 좋고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 채비로 넉넉하네 뿌리가 땅속에 서려 제법 굵고 실하니 서릿발 같은 칼로 배처럼 저미는 것이 가장 좋네

협주 1

右茄

위는 순무이다.

4파

纎手森攢戢戢多。兒童吹却當簫笳。不唯酒席堪爲佐。芼切腥羹味更嘉。

가는 손가락처럼 빽빽이 모여 다보록이 많은데 아이들이 불어 대면 피리 노릇을 하네 술자리의 안주가 될 뿐 아니라 비린 국에 썰어 넣으면 맛이 더욱 좋네

협주 1

右菁

위는 파이다.

5아욱

公儀拔去嫌爭利。董子休窺爲讀書。罷相閑居無事客。何妨養得葉舒舒。

공의휴(公儀休)는 이익을 다툴까 꺼려 아욱을 뽑아 버렸고 동중서(董仲舒)는 글을 읽느라 뜰을 엿보지 않았네 재상에서 물러나 한가히 지내는 일 없는 나그네가 잎이 너울너울 자라게 기른들 무엇이 해로우랴

협주 1

右葱

위는 아욱이다.

6박

剖成瓢汲氷漿冷。完作壺盛玉醑淸。不用蓬心憂瓠落。先於差大亦宜烹。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면 얼음처럼 찬 물을 긷고 통째로 두어 병을 삼으면 맑은 좋은 술을 담네 쑥대처럼 막힌 마음으로 박이 크기만 하다고 걱정할 것 없으니 조금 굵어졌을 때 먼저 삶아 먹어도 좋네

협주 1

右葵

위는 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