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생 조렴(趙廉) 우유원이 가야금을 가지고 와 준 것에 사례하다謝門生趙廉右留院持加耶琴來貺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自我退閑居。日用謀所適。適意只琴書。這外少翫惜。晚嗜古秦箏。好之如好色。曲度雖未諧。聊以寫吾臆。於家素不蓄。未免從人覓。殷勤門下賢。知我心所索。手把一張來。價與千金直。的是嶧陽材。其聲最淸激。下手試一彈。淙若泉落石。汝亦豈本有。必扣岳公得。爲我謝岳公。得琴忘寢食。消遣積年愁。一旦如氷釋。
내가 물러나 한가히 지낸 뒤로 날마다 뜻에 맞는 것을 꾀하네 뜻에 맞는 것은 다만 거문고와 책이요 그 밖에는 아끼며 즐길 것이 적네 늘그막에 옛 진(秦)나라 쟁을 즐겨 좋아하기를 여색 좋아하듯 하네 가락은 비록 고르지 못하나 그런대로 내 마음을 그려 내네 집에 본디 갖추어 두지 못하여 남에게서 구하기를 면치 못하였네 간곡하여라 문하의 어진 이가 내 마음이 찾는 바를 알아서 손에 한 벌을 잡고 오니 값이 천금에 맞먹네 참으로 역양(嶧陽)의 재목이라 그 소리가 가장 맑고 세차네 손을 내려 한번 타 보니 졸졸 샘물이 돌에 떨어지는 듯하네 너 또한 어찌 본디부터 있었으랴 반드시 악공(岳公) 상국께 두드려 얻었으리 나를 위하여 악공 상국께 사례해 주게 가야금을 얻고 자고 먹기를 잊었네 여러 해 쌓인 시름을 흘려보내니 하루아침에 얼음 녹듯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