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4

성산 이 선배가 앞 시에 화답해 보내 준 것에 차운하다次韻星山李先輩和前詩來贈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98자 · 낭독 1.1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先生超放麟難羈。豈落人間銜勒內。朝廷欲官競不受。蹤迹雖藏名不晦。問君歸隱今幾年。笑導無心算年載。花開是春木落秋。日月皆吾分別外。君亦問我今何官。從䆠勞身又幾代。我言歷位已四朝。作相偶緣時命會。心慙累重顔莫擡。但喜當年曾勇退。

선생은 뛰어나고 거리낌 없어 기린처럼 얽매기 어려우니 어찌 인간 세상의 재갈과 굴레 안에 떨어지랴 조정에서 벼슬을 주려 다투어도 받지 않았고 자취는 감추었으나 이름은 묻히지 않았네 그대에게 물었네 돌아가 숨은 지 이제 몇 해냐고 웃으며 이르기를 햇수를 셀 마음이 없다 하네 꽃이 피면 봄이요 나무가 잎을 떨구면 가을이라 해와 달이 모두 내가 따질 바 밖의 일이라 하네 그대도 내게 물었네 지금은 무슨 벼슬이며 벼슬살이로 몸을 수고롭게 한 것이 또 몇 대냐고 나는 말하였네 거쳐 온 자리가 이미 네 조정이요 재상이 된 것은 우연히 때와 운수가 맞았을 뿐이라고 마음에 부끄럽고 허물이 무거워 얼굴을 들지 못하나 다만 그해에 용감히 물러난 것이 기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