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낸 절구의 운을 따라 구양 스물아홉째 백호에게 주다次前所寄絶句韻。贈歐陽二十九伯虎。
1서문
予昔登第之年。甞與同年遊通濟寺。予及四五人。佯落後徐行。聯鞍唱和。以首唱者韻。各賦四韻詩。此旣路上口唱。非有所筆。而亦且以爲詩人常語。便不復記之也。其後再聞有人傳云。此詩流入中國。大爲士大夫所賞。其人唯誦一句云。蹇驢影裏碧山晚。斷鴈聲中紅樹秋。此句尤其所愛者。予聞之。亦未之信也。後復有人能記一句云。獨鶴何歸天杳杳。行人不盡路悠悠。其首落句則皆所不知也。予雖未至聦明。亦不甚椎鈍者也。豈其時率爾而作。略不置意而偶忘之耶。昨者足下訪予。有坐客言及此詩。因問之曰。相國此詩。傳播乃國。信乎。君遽對曰。不唯傳播。皆作畫簇看之。客稍疑之。君曰。若爾。予明年還國。可賚其畫及此詩全本來。以示也。噫。果若子之言。則此實非分之言。非所敢當也。雖然。義不可虛受。且欲備東還時儻記吾詩。不忘向之二段事。以是次前所寄絶句最後一編韻寄之。其必以此者。此詩本起於因君之求。予詩所作也。今之所贈。亦頗相類然爾。惶恐云云。
내가 지난날 급제한 해에 일찍이 동년들과 통제사에서 놀았다. 나와 네댓 사람이 짐짓 뒤에 떨어져 천천히 가면서 안장을 나란히 하고 서로 주고받아 읊었는데, 맨 먼저 읊은 이의 운을 따라 각각 사운시를 지었다. 이는 길 위에서 입으로 읊은 것이라 적어 둔 것이 없고, 또 시인이 늘 하는 말이라 여겨 다시 기억해 두지도 않았다.
그 뒤에 다시 어떤 사람이 전하는 말을 들으니, 이 시가 중국에 흘러들어 사대부들이 크게 칭찬한다 하였다. 그 사람은 오직 한 구절만 외어 이르기를 「저는 나귀 그림자 속에 푸른 산은 저물고, 끊긴 기러기 소리 가운데 붉은 나무는 가을이네」라 하고, 이 구절을 더욱 아낀다고 하였다. 내가 그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뒤에 또 어떤 사람이 한 구절을 기억하여 이르기를 「외로운 학은 어디로 돌아가는가 하늘은 아득하고, 가는 사람은 끝이 없고 길은 멀고 머네」라 하였다. 그 첫 구절과 끝 구절은 모두 알지 못하는 바였다. 내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나 또한 몹시 둔한 사람도 아니다. 어찌 그때 되는 대로 지어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아 우연히 잊은 것인가.
어제 그대가 나를 찾아왔을 때 앉은 손 가운데 이 시를 말하는 이가 있어 묻기를 「상국의 이 시가 그대 나라에 퍼졌다는데 참말인가」 하니, 그대가 곧 대답하기를 「퍼진 것만이 아니라 모두 그림 족자로 만들어 본다」 하였다. 손이 조금 의심하니 그대가 이르기를 「그렇다면 내가 내년에 나라로 돌아가 그 그림과 이 시의 온 본을 가져와 보이겠다」 하였다.
아, 과연 그대의 말과 같다면 이는 실로 내 분수에 넘치는 말이요 감히 당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의리로 헛되이 받을 수는 없고, 또 동쪽으로 돌아갈 때 혹 내 시를 기억하여 앞의 두 가지 일을 잊지 않게 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보낸 절구 가운데 맨 나중 한 편의 운을 따라 보낸다. 반드시 이것으로 한 까닭은, 이 시가 본디 그대의 청으로 말미암아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주는 것도 또한 꽤 서로 비슷하여 그러하다. 황공할 뿐이다.
협주 1
幷序
서를 아울러 붙인다.
2첫째 수
慙愧區區一首詩。一觀猶足又圖爲。雖知中國曾無外。過自爲辭恐或欺。
부끄럽구나 자질구레한 한 수의 시를 한 번 보기만 해도 넉넉한데 또 그림으로 만들었다니 중국이 일찍이 남을 밖으로 여기지 않음을 알지만 지나치게 스스로 말을 꾸미면 속이는 것이 될까 두렵네
3둘째 수
此邦猶少愛予詩。中國何人肯許爲。更作畫圖雖似誕。觀君惇信不應欺。
이 나라에서도 내 시를 아끼는 이가 적은데 중국의 누가 기꺼이 그렇다 하랴 다시 그림으로 만들었다 함은 허황한 듯하나 그대의 도타운 미더움을 보니 속일 사람이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