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열나흘에 「능엄경」을 보며 옆에 거문고를 두고 타다가 짓다十月十四日。看楞嚴。傍置琴彈之。因有作。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手能司弄目能尋。白傘觀時亦按琴。莫道臨經容剩事。我將供養以聲音。
손은 타는 것을 맡고 눈은 찾을 수 있으니 「백산개(白傘蓋)」를 볼 때에도 또한 거문고를 누르네 경을 앞에 두고 쓸데없는 일을 허락한다 말하지 말게 나는 소리로써 공양하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