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를 끊다斷牛肉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予往者。方斷五辛。因作一詩。其時幷斷牛肉。然心斷而已。適無眼見其肉而口能卽斷。故於其詩不得幷著。今見其肉。斥去不喫。然後以詩述之云。
나는 지난번 다섯 가지 매운 것을 끊으면서 시 한 수를 지었다. 그때 쇠고기도 함께 끊었으나 마음으로 끊었을 뿐이다. 마침 눈으로 그 고기를 보고 입으로 곧 끊은 일이 없었으므로 그 시에 함께 적지 못하였다.
이제 그 고기를 보고 물리쳐 먹지 않은 뒤에 시로 적는다.
협주 1
幷序
서를 아울러 붙이다
牛能於甫田。耕出多少穀。無穀人何生。人命所自屬。又能馱重物。以代人力蹙。雖然名是牛。不可視賤畜。何忍食其肉。要滿椰子腹。可笑杜陵翁。死日飽牛肉。
소는 넓은 밭에서 갈아서 얼마나 많은 곡식을 내는가 곡식이 없으면 사람이 어찌 살랴 사람의 목숨이 매인 바일세 또 무거운 짐을 지어 사람의 힘 드는 일을 대신하네 비록 이름은 소라 하나 천한 짐승으로 보아서는 안 되네 어찌 차마 그 고기를 먹어 야자만 한 배를 채우랴 우습구나 두릉(杜陵)의 늙은이여 죽던 날 쇠고기를 배불리 먹었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