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6

남헌에서 손에게 답하다南軒答客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30자 · 낭독 1.3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我昨於南軒。晏起日已暾。盥嗽執經卷。方向手中翻。客有枝木冠。謁我仍有言。以正不以雜。君子義所敦。而此浮屠法。奚爲於丘門。我言男兒者。各有懷抱存。士方顯仕時。經緯以人文。詩書與禮樂。輔相千載君。旣老退閑居。有或事琴樽。此輩吾敢望。無功補毫分。琴樽已非分。事佛有何痕。況復儒與釋。理極同一源。誰駁又誰純。咄哉渠所論。

내 어제 남헌에서 늦게 일어나니 해가 이미 돋았네 낯 씻고 양치하고 경전을 잡아 바야흐로 손 안에서 뒤적였네 유자(儒者)의 관을 쓴 손이 있어 나를 뵙고 이내 말하기를 바름으로 하고 잡됨으로 하지 않는 것이 군자가 도탑게 여기는 의리인데 이 부처의 법이 어찌 공자의 문에 있느냐 하네 내가 말하기를 사내란 저마다 품은 뜻이 있으니 선비가 바야흐로 드러나 벼슬할 때에는 사람의 글로 날과 씨를 삼아 시경과 서경, 예와 악으로 천 년에 한 번 나올 임금을 돕는 것이라 이미 늙어 물러나 한가히 살면 더러 거문고와 술동이를 일삼기도 하네 그런 이들에 끼기를 내 어찌 감히 바라랴 터럭만큼도 보탠 공이 없으니 거문고와 술도 이미 내 분수가 아닌데 부처를 섬긴들 무슨 허물이 있으랴 하물며 유교와 불교가 이치의 끝에 가서는 한 근원이니 누가 잡되고 또 누가 순수하랴 쯧쯧, 저 사람의 말이여

협주 1

千載君 — 「이름이 천 년을 갈 임금」으로 읽기도 한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