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버릇을 스스로 슬퍼하다復自傷詩癖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臥病數四月。作詩幾許篇。呻吟與謳吟。相雜仍相連。此癖亦一病。難以藥石痊。自召非自召。偶然非偶然。掩被欲默已。嘯忽來吻邊。天耶必鬼耶。似有祟所牽。或欲移他事。驅之心不前。嗟嗟竟莫理。終以此死焉。
병으로 누운 지 서너 달에 시를 몇 편이나 지었던가 앓는 소리와 읊는 소리가 서로 섞이고 서로 잇따랐네 이 버릇 또한 하나의 병이라 약으로는 낫게 하기 어렵네 스스로 부른 듯하면서 스스로 부른 것이 아니고 우연인 듯하면서 우연이 아닐세 이불을 덮고 잠자코 그치려 해도 읊조림이 문득 입가에 오네 하늘인가 아니면 귀신인가 무언가 빌미가 끌어당기는 듯하네 더러 다른 일로 옮겨 가려 해도 몰아쳐도 마음이 나아가지 않네 아아, 끝내 다스리지 못하고 마침내 이것으로 죽고 말겠네
협주 1
予舊作詩。自傷詩癖猶不能止。復傷之。
내가 예전에 시를 지어 시 버릇을 스스로 슬퍼하고도 그치지 못하였기에 다시 슬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