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후집 권8

진양공께 올리다上晉陽公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67자 · 낭독 1.8분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僕本無立錐之田。唯仰俸祿。祿亦稀及。連致在陳。老物無用。無處得炭。連致凍縮。方此之時。忽蒙惠送白粲白炭。遣親所使令近竪。押來到門。閭巷之觀者。莫不嘆羨。此亦稀有之榮觀也。感極涕零。因作謝詩一首奉呈。

저는 본디 송곳 꽂을 밭도 없어 오직 녹봉만 우러러보았는데, 녹봉마저 드물게 이르러 잇따라 양식이 떨어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늙은 몸은 쓸모가 없고 숯을 얻을 곳도 없어 잇따라 얼어 옹송그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때에 문득 흰쌀과 흰 숯을 보내 주시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가까이 부리시는 아이를 몸소 보내어 실어다 문에 이르게 하시니, 마을에서 보는 이들이 감탄하고 부러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 이 또한 드문 영광스러운 구경거리였습니다.

감격이 지극하여 눈물이 떨어지니, 이에 사례하는 시 한 수를 지어 받들어 올립니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別作天開雨露恩。忽加珍賜到閑門。里人大嚼塡街見。衆馬交嘶滿路喧。炭玉苫苫堆可仰。米珠石石重難掀。僮奴喜笑聲先飽。妻子環觀面已溫。始也過顚心似失。翻然靜念淚如噴。一生祝壽憑誰證。無盡虛空有佛存。

따로 하늘이 열려 비와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시어 문득 귀한 선물을 더하여 한가한 집 문에 이르렀네 마을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거리를 메워 보고 말들은 번갈아 울어 길에 가득 시끄럽네 옥 같은 숯은 겹겹이 쌓여 우러러볼 만하고 구슬 같은 쌀은 섬마다 무거워 들기 어렵네 사내종들은 기뻐 웃어 소리부터 배가 부르고 처자식은 둘러서서 보며 얼굴이 이미 따뜻하네 처음에는 너무 기뻐 마음을 잃은 듯하다가 문득 조용히 생각하니 눈물이 뿜어지는 듯하네 한평생 수를 빌어 드림을 누구에게 증험하랴 다함없는 허공에 부처님이 계시네